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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Life

킬링타임

가끔은 우스갯소리로 '인생경험 만렙찍자'같은 말을 쓸때가 있지만 
실제로 RPG나 리얼타임(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만렙을 찍어본 사람은 
그게 얼마나 꾸준한 관심과 절대시간을 요하는 일인지 사무치게 알 것이다. 


알량한 게임머니로 절대 채워질수 없는 만렙시스템은 
'내 공들임'을 누구보다도 객관적으로 드러내줄 수 있는 지표이므로 
마성의 중독성을 담보한다. 


그러나
어떤 단순한 게임일지라도 하나씩은 요구될 수 있는 재능이란 게 있는 법인데 
예를 들면; 순발력,기억력,컨트롤력,지력,공간지각력 등등 
그 모든 능력들보다 월등히 오로지 들인 공만으로 평가되는 리얼타임게임은
그 어느 게임감각 있는 이에게는
마치 사다리타기처럼 운으로만 결정되는 재미없는 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게임감각은 뛰어나지 않지만, 발전된 모든 특출난 재능을 사랑하는 나를 포함하여. 



특히 가장 많이 요구되는 시간 (의미상 시간죽이기로 표현)을 무진장 쏟은 게 눈에 보이는 레벨을 갖춘 이, 
만렙에 가까운 이를 보는 시선은 존경스러움과 한심함이 뒤섞인 감정이 된다
이밤 꼴딱 새서 한번 해보자 하여 모든걸 제쳐놓고 달려들기에는
매 레벨마다 채워야 할 필수코스(시간)가 있어 지루한 작업을 반복하며 기다려야 하고, 
탄력이 떨어져 조금만 관심 밖으로 멀어지면 
그동안 쌓아놓은 일이 헛수고가 될 수 있으므로 
자기의지로 쉽게 떼어낼수도 없다. 


분명 재미는 있는데, 스스로가 돌아봐도 이건 그냥 시간죽이기 이상의 어떤 의미도 없다. 
내 주변 친구들중 시간을 소중히 쓰는 몇몇 이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는 것조차 민망할 정도니. 

시간이 아까운건 나 본인도 너무 잘 알고 있는데, 그래도 끝까지 간다는 건 쉬운 말로 중독,
알면서도 과감히 떨치지 못한다는 부끄러운 의지
하지만 50종 모은 물고기는 자랑하고 싶은 유치한 심리.


스쿠버다이빙의 후유증 정도로 위안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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