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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너무 반듯한 블로그를 조금 흩트려놓기 위한 산만한 일기

*
몇년전에 선물받은 "캔들 + 아로마오일" 세트를 요새 열심히 쓰고 있다.

근래 유행하는 양키캔들 같은건 아니고

내건 일반 하얀색 납작한 초에 캔들 걸이(?) 가 있는 놈.

초가 달군 자그만한 볼 위에 물을 채운 뒤 오일을 몇방울 떨구어 향기를 낸다.

오일은 바디샵 콰이어트 나이트.
무려 ' Quiet Night '

조용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향은 은은하니 괜춘하다. 자연의 향은 아닌데 차분하다.

 

손가락 두마디만한 작은 싸이즈인데, 한번에 많이 써도 서너방울 정도라서..

천년만년 쓸수 있다는게 장점이자 단점.

편백향 같은 것도 좀 사고 싶긴 한데 있는 거 두고 사기도 계륵.

 

 

향 캔들을 피워놓으면 냄새를 잡아주는 것 이상의 굉장한 효과가 있는데

그건 바로 '방에 있고 싶은 기분'이 든다는 거.

 

늘 방은 마지막 순간에 들어가서 잠만자는 나의 패턴으로는

방에 있는다는 것 자체가 많은 나비효과를 낳는다는..
음악도 듣고, 방도 치우고, 내일 입을 옷준비?도 하고 말이지.

 

 

한마디 더 붙이자면,

옛적에 받은 생일 선물중에 또 다른 분들께서

손목에 바르는 나이트용 로션? 포인트 밤 뭐 그런거 줬는데 똑같이 Quiet Night 향


나좀 자야할까봐.. 안자게 생겼어..?

 

 

 


*
지난 주말
부모님은 강화도로, 오빠는 연습실로-
잠도 다 깬 한가로운 토요일 낮


혼자 거실 TV를 차지하고 앉으니

문득 외장하드에 받아놓은 미드가 생각나서 티비에 연결했다.

메뉴를 꾹꾹 누르는데 사진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외장하드 생기면서 가지고 있는 사진을 몽땅 옮겨놨었다.

그간 여행 사진들과 친구들과 여기저기서 찍은 평소 사진들 
약 22,000장 !!

랜덤재생!!!


배경음악 깔고 슬라이드 쇼를 트니까 기분이 묘해서 혼자 감상에 젖었다.

한 2007년도부터 7여년 사진들이.

거기는 예쁜 사진만 골라놓은 것도 아니라서 자주 보지 않는 익숙치도 않은 사진들이 갑자기 튀어나오고

러시아를 갔다가 부산을 갔다가 직장 사진들이 나오다가 학교 과방이 나왔다가

막 정신을 쏙 빼놓는거다.

 

특히 대만사진과 함께 재생된 브로콜리너마저 브금 '졸업'
친구들과 대만 갔을때 그렇게 그 노래가 딱 우리 노래같았는데

운명처럼 그 노래가 흐를 때 다시 쫌 감성폭발


히키코모리처럼 어두운데 쭈그리고 앉아서 혼자 감성폭팔 -_-

 

언제까지 추억을 만들고, 언제까지 추억을 먹고 사는지 잘 모르겠지만.
현재를 살기보다는 주로 과거를 살고 있는 나에게

독방 늙은이 모드는 독일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지만

근데 뭐, 어쨌든 난 감동이었고.


버킷중 하나인 홈파티를 언젠가 하게 되면
꼭 저 사진들을 랜덤 재생해놔야지.

 

그 전에도 누구와라도 이 장면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샘솟고 (내 욕심이겠지만)


함께보실분 모집 ...

(귤도 고구마도 환영, 겨울 다 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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