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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Life

힐링캠프 김강우편

 



*

내가 연예인으로서 보던 사람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간 나는 그를 알고 은근히 응원하고 몇편의 영화를 극장에서 봤음에도,

가벼운 이미지를 지울수가 없었는데

의외로 그는 시종일관 차분하고 진중하며 하나하나 말을 고르는 것이 인상적인 그런 사람이었다.


글쎄 힐링캠프 그 편이 시청률 면에서 어땠을지는 모르겠다.

딱 봐도 이경규씨와는 맞지 않아 보였고, 

자신의 소소한 연기철학을 드러내는 가운데 

대중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고고해보일 수 있는 발언도 언뜻 비추었다.


나 또한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한 김강우와 7급 공무원이 

그는 좀 가벼운 느낌이라 거절했는데 대박을 쳤단다.

나를 포함한 대중이 보는 이미지와, 진짜 그 사람은 그만큼이나 차이가 컸다. 


그래서 지금 그는 자신이 너무 무거운 케릭터에 갇혀있다는 걸 인지하고 
조금은 태도를 바꿔가려 한다고 했다.

10년째 흥행다운 흥행을 하지 못한 배우는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겠지.

자본주의의 끝판업계 연예업에 종사하는 연예인으로서.


하지만 난 좀 더 그가 그렇게 어수룩해도.

그 고민이 그 감수성이 너무 진심같이 잘 다가와서 오히려 더 호감이 됐다.

워낙 피도 눈물도 없는 독한 사람만 살아남아, 

이제는 태생이 그렇지 않은 물렁한 사람은 연예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까지 막말하는 요새 연예계 세태에.


소박한 그는 그냥 좀 우리들과 가까운 사람다웠다고 할까. 

좀 부족해서 더 인간미가 보이고 

그 고민과 감성이 너무 비현실적이지 않아서 공감이 된다고 할까. 


 

*

들을 수록 그는 속이 깊고, 감수성이 뛰어났다. 

남자의 허세도, 남자의 유치함도 보이지 않는(혹은 보이지 않은) 

정말 말 그대로 어른스러운 남자였다. 


한가지 문제는 그 진중함 덕분에 가라앉는 분위기다. 

열심히 하는데도 배우로서 더 잘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좋은 시나리오를 고르지 못하는 것은

그 깊은 마음가짐 가운데,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유머가 빠졌기 때문은 아닐까.

 

그에게 연기란 '열정'과 '극한 감정'으로 대변되어 보이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무거운 혹은 극적인 영화만을 고르는 느낌.


유머는 결코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차분함과 격정과 감수성을 모두 갖춘 가운데 비로소 갖출 수 있는 한차원 높은 단계가 분명하다. 

(개그에 집착하는 하정우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

 


그가 이야기한 것들 가운데


책도 많이 읽고 고민도 많이 한다고 해서 꼭 더 나은 것만은 아니다. 

단순한 가운데 과감한 결단이 마음의 소리를 더 잘 반영할 수도 있다 .

꾸밈없이 자랐다면 오히려 순수한 더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아. 사람이 겸손해야된다 정말.



*

멋진 면들이 많이 보였다. 그중에 인상깊은 것들.


깔끔한 남자. 그것은 자신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물론 과하면 주변인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ㅋ ) 

자존심은 지키는 것. 그것은 남자의 존재이유이다. 


사람이 철학이 있어야 한다. 

예술은 10년은 해봐야 안다. 

소박한 멋을 알고, 희생의 의미를 알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을 견뎌낼 줄 안다. 

이것이 진짜 멋이다. 


*

그가 아들에게 쓴 육아일기


아버지가 생각하는 남자란 우선 듬직해야돼. 묵직한 무언가가 있는. 

의리, 정의감, 사려깊음, 배려, 매너는 기본이고 

타인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는 존재감을 가져야 한다. 

가볍지 않고 함부로 입을 열지 않고 

거기에 낭만과 유머를 가지고 있다면 더 좋겠지 

아버지가 일 때문에 집을 비우면 엄마는 너에게 의지하실거야.

너에게서 아버지의 듬직함을 느끼고 싶어하실 거야.

넌 또다른 나니까.




*

이 배우, 참 멋지다. 앞으로 응원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불과 한달여전 안타깝게 봤던 사이코메트리 _-_  


인간성과 별개로 연기와 시나리오 안목은 좀더 공부하는 걸로~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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