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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킹메이커

 


이 책은 치사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치사해도 이렇게 치사할 수가 없다.
아니 도대체 사람이 이럴수가 있나!

 

어렸을 적 배운 가치대로 한다면
치사한 건 비겁한 것이다. 비겁한 건 나쁜 짓이고 말이다.

 

그런데

시대의 최고의 머리들이 국민을 위한 소명을 투철히 지니고 선의를 행사(해야)하는 정치판이

이렇게나 치사하다는 게 정말 참 할말이 없다.

 

이렇게 해서라도 얻는 것이 옳다면,
말마따나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얻어내야 결국 각자의 선을 실현하는 길이라면 그건 설득력이 있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당한 과정을 아무렇지 않게 보아온 양심이 실현하는 선은

선이 과연 맞긴 한건가.

 

 

미국의 가장 유명한 네거티브 기술자는 다스베이더로 불리는 리 애트워터다. 리 애트워터는 88년 부시의 선거운동을 도와 17%의 차이를 극복하고 반대후보인 듀카키스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리 애드워터의 음모는 곧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이다로 주의 스티브 심즈 공화동 상원의원이 기자들로부터 듀카키그의 부인 키티 듀카키스가 1960년대 반정시위에서 성조기를 태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곧 일파만파로 퍼져 듀카키스는 성조기를 태운 반애국자로 몰리는 상황이 되었다.

 

"사진이 있을리가 없습니다. 그런 일은 아예 없었거든요. 그런 비정상적인 일은 없었어요. 듀카키스와 저만큼 성조기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성조기는 자유와 이 나라의 상징입니다." - 키티듀카키스(듀카키스의 부인)

  

어떤 주장에 대한 철회는 제기된 혐의에 비해 절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민주당은 강하고 단호하게 반격하는 데 실패했다. 키티 듀카키스가 해명을 했지만 유권자들은 믿지 않았다. 방어적인 해명은 논란을 잠재우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의혹을 키울 뿐이었다. 듀카키스는 진실은 저절로 알 것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고도의 안티일수도 있다. 아니 뭐 그냥 대놓고 안티라고 해도 괜찮을만큼.
이걸 읽는 누구나 반발심이 생길테니.


아예 근거 없는 이야기로 몰아붙이는 게 말이 되나?
완전 새빨간 거짓말이 말이 되나 ?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말처럼
어떤 소스가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논쟁의 희생양이 된다고 생각해왔던 나에게 이건 좀 많이 충격적이다.

 


정치권력이 도대체 얼마나 힘이 있는지, 그 힘이 얼마나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인지
이 말도 안되는 진흙탕 싸움을 견디어 낼만한 동기는 도대체 어디서들 오는건지 난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 듀카키스의 합리적인 설명은 유권자들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듀카키스는 부시의 네거티브에 대해 포지티브로 맞설 생각이었다. 부시에게 강한 네거티브 공격을 받으면서도 듀카키스는 절대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벌이지 않겠다는 공식선언까지 했다. 하지만 리 에트워터는 포지티브한 신사가 아니었다.

 

 

...네거티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은 1978년 맥도널드 햄버거를 둘러싼 논란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78년 당시 미국에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괴소문이 돌았다. 바로 맥도널드 햄버거 고기의 원료가 지렁이 고기라는 소문이었다.

 맥도날드 측은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그리고 '우리 햄버거에는 지렁이고기가 들어있지 않습니다'라고 매장에 써놓기까지 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 맥도널드의 해명은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지렁이에 대한 연상작용을 강화시킬 뿐이었다. 막대한 손실을 입은 맥도널드는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두 가지 해결책을 찾았다.

 하나는 고급 레스토랑 스테이크에서도 지렁이 고기를 봤다는 헛소문을 내는 것이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더 큰 충격을 받아서 값싼 패스트푸드인 맥도널드와 지렁이의 연관성을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두번째로 맥도널드는 햄버거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다른 쟁점을 제시했다. 밀크쉐이크와 감자튀김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햄버거에서 돌렸다. 그러면서 맥도널드는 괴소문 때문에 받은 타격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었다.

 

 

" 가장 최악의 대응은 그 공격을 반복하면서 방어하는 것입니다. 그 공격을 반복하는 게 문제죠. 이것은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상대방을 돕는 셈이에요. 프레임을 부인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프레임을 활성화시키는 거죠.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으면 코끼리를 먼저 떠올리게 되듯이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라고 말하면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상대의 공격을 반복하는 대신 자신의 견해를 말해야 합니다. 자신의 도덕적 입장과 신념, 그리고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야 하죠. 나아가 이에 반대되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야 해요. "   - 조지 레이코프

 

 


대처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내가 못하는 것이자 배우기 위함이기도 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눈돌리고 피할게 아니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부당함도 가려내고 선함도 진실도 가려내는 안목이 길러질테니
이른바 불편한 진실에 눈크게 뜨고 맞설각오를 하자는 것이다

 

 

네거티브가 판을 치는 선거전에는 더 큰 함정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선거 이후에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다는 것이었다. 네거티브로 선거를 치른 리 에트워터와 부시 역시 그 후유증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부시의 문제는 네거티브에 집중했기 때문에 선거에서 승리하기까지 그의 정책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중요한 문제는 아무것도 언급하지 않았죠. 선거가 끝날 무렵 사람들이 부시에 대해 아는 것은 그가 '제말을 들으세요, 세금은 안 늘립니다'라고 말했다는 것뿐이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재평가를 통해 진실은 밝혀진다고 하지만, 사건의 결과는 이미 달라져있다.

역사도 이미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평판리스크는 그래서 무섭다. 언론플레이도 무섭다
요즘처럼 소셜시대엔 더욱 사람을 죽이고 살린다.

 

단 하나 위안이라면, 쌍방향 네트워크 사회에서 과격할지언정 다양한 피드백이 조금은 용이해졌다는 점이다.


 

리 에트워터는 정치 연설 도중 실신하여 워싱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는 뇌종양에 걸려 불행하게도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았다. 하지만 더 큰 불행은 그의 네거티브 전략으로 인해 미국의 정치가 그만큼 퇴보했다는 것이다. 생의 마지막 숨을 몰아쉬면서 그는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편지를 썼다. 자신이 미국 정치에 끼친 해악을 반성하면서 미국국민들에게, 또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은 정치인들에게, 그리고 윌리 호튼에게 용서를 구했다.

... 리 에트워터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리 에트워터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행적을 뉘우쳤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많은 정치가 혹은 선거 컨설턴트들이 그의 효과적인 전술에 접근하고 있다. 아마 그들이 그 유혹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킹메이커

저자
EBS 킹메이커 제작팀 지음
출판사
김영사ON | 2012-11-1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킹메이커는 오직 ‘국민’뿐이다!우리가 몰랐던 선거전의 비밀『킹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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