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북소리
소설을 쓰는 건 어떤 기분일까.
하루키는 소설을 쓰고 있는 동안에는 죽고싶지 않다고 했다.
"언제나 그렇다. 언제나 같다. 소설을 쓰면서 나는 죽고싶지 않다. 죽고싶지 않다. 죽고싶지 않다라고 계속 생각한다. 적어도 그 소설을 무사히 끝마칠 때까지는 절대로 죽고싶지 않다. 어쩌면 이것은 문학사에 남을 훌륭한 작품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은 나 자신이다. 좀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 소설을 완성시키지 않으면 내 인생은 정확하게는 이미 내 인생이 아닌 것이다."
하루키는 이 여행에세이를 쓰면서
저 유명한 '상실의 시대'와 '댄스댄스댄스' 라는 장편 소설 두권을 써냈다.
에세이중에는 상실의 시대를 탈고하는 내용, 작가와 협의하는 내용, 그 때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래서, 이 에세이를 보면 볼수록
그렇게 완성한 결과물(소설)이란 게 어떤 것인지 그게 궁금해지는 것이다.
이건 그냥 그의 소설관을 유려하게 적어놓은 것에 불과할 뿐이니까.
난 하루키의 책을 처음 읽는데 , 어쩌다 집은게 여행에세이라서.
다작하는 작가의 팬심 아니고서는, 대표작 정수를 먼저 읽었어야 했는데...
책모임을 얼마남기지 않고 두꺼운 소설을 집어들 여유가 없었던 것이 한스럽다.
토요일 아침, 아내와의 말다툼.
(....) 그 중간에 때대로 정신적 무인지대 같은 것이 생겨난다. 그날 아침의 말다툼도 같은 패턴대로 진행되었다. 인생관과 세계관의 차이가 너무나도 분명해서, 거기에는 이미 몇 천대의 불도저를 동원해도 메울 수 없는 숙명적인 갭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내 뒤에는 그리스 비극의 합창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인생이란 다 그런것, 어쩔수 없잖아요' 라고 노래부르고, 아내 뒤의 합창대는 '아니오, 숙명에 맞서 싸우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오' 라고 노래부르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내 합창대가 아내의 합창대에 비해서 얼마쯤 소리도 작고 열의도 부족하다.
하루키의 시니컬한 유머. 매력적이다.
그리스 여행에세이를 쓰면서 '그리스 비극의 합창대'라니
80년대 센스가 이정도면 요즘 같으면 완전 예능인 등극.
그리고 소설체 여행기. 역시 매력있다.
소설의 흡입력이라는 게 은근히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아서, 어떻게 획득(?)해야하는지 설명하기도 쉽지 않은데,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감칠나는 이야기가 좋은 예를 제시한다.
그래서 하루키 책을 보면서, 하고 싶었던 건 바로 필사!
우리나라 여행기의 최고봉 무진기행과 백만독자 하루키의 먼북소리를 조금이라도 필사해보면
내 글내공도 쑥쑥 커지지 않을까 해서. 탐나는 글귀들 츄릅
마흔살을 맞이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 미리 예측하고 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마흔살이란 하나의 큰 전환점이어서,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무엇인가를 뒤에 남겨두고 가는 때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단 그런 정신적인 탈바꿈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는 좋든 싫든 다시 돌이킬 수 없다.
내 언젠가 그의 글을 비스무리하게 기승전결 따라해보리.
그리고 언젠가는 '적어도 나 자신을 담고 있는' 소설을 하나 써보고 싶다.
#
기업은 저절로 착해지지 않는다.
- 뭐 모르겠고, 소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가 굉장히 안 좋은 기업중 대표가 애플이라는 충격적인 사실.
뭐, 생각만큼 CSR과 업체의 매출이 직결되는게 아니고, 사람들이 받은 충격만큼 기업의 이미지가 나빠지지도 않는다지만, 충격은 충격일세.
"애플은 중국환경관련단체들이 다국적 첨단기술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위탁제조업체에서는 장기간 근무 노동착취로 잇달아 자살하는 사건도 일어났으며, 심지어 1997년,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장악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사회공헌 및 기부 프로그램을 모두 없앴다."
- 뻔한 이야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역시 뻔한 이야기였다는 슬픈 결말
그 뻔한 이야기란 이런것들이다 :CSR은 직장선택에도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직원들은 자발적으론 봉사활동 따위 하지 않으며, 소비자들 역시 그로 인한 비용을 저렴한 물건으로 돌려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 괜찮았던 것은,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어왔던 CSR낙관론에 대한 시각과 (좋은 일 한다는데 누가 반대하고 들건가)
마구 혼용되어 사용되는 CSR용어 문제 발견. 인권,노동, 환경,반부패, 상생경영 및 지배구조. 이외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처우 등등등의 문제가 있지만 해결책은 자나깨나 온니 사회공헌이라는 함정.
- 기업이 알아서 할때까지 제한을 가하지 못하는 방법은 변화에 있어서 보수적 접근 방법이므로 좀더 적극적으로 변화의 길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 그 중 체계적 정보공개의 방식은 참신. 요새같은 시대에는 평판이 왕이다.
PS.
은행에 와서 세상 모든 것을 요구하는 손님들이, 신입행원 때는 뭐도 모르고 그저 고개를 숙였는데. 언젠가부터 약간의 환멸을 느낀다. 서비스업이라고 해서 손님에게 무조건적인 수긍이 꼭 옳은 것인가? 마치 외자녀 응석받이를 키우는 엄마처럼 악순환의 굴레에 빠진 것은 아닌가.. 오냐오냐 하다가 버릇 다 버린 아이같은 손님들에게 착한 기업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착해질 수는 없는 거다 라는 내 편을 찾고 싶었던 거였는데..
그냥. CS는 그렇다고.
근데 어째 결론은 또 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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