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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람세스 읽는중

 

 

 

람세스를 읽을수록

 

그의 젊음이 너무 아름답다.
정수를 향해 뻗어나가는 그의 마음됨이 대단하고 닮고싶고 인상적이다.

 

똑같이 인생의 젊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는, 반면
작은 것에 휘둘리거나, 쉽게 포기하거나,

의미없는 것에 집착하거나
스스로를 한량이라고 치부하며 변명의 공간을 만들어놓는. 그런 나에게로의 관대함이 넘쳐난다.

 

내가 유지하는 생활이 그만큼 밀도가 높지 않고, 
일주일 시간을 꼭 짜내면 하루가 더 생길것 처럼 느슨하게 살고 있는 것이 부끄럽다.
남의 눈치를 보고, 긴 업무시간에 내 업무를 어떻게 나눠할까 고민하고,
파이를 키우지 않고 한두푼 한두시간을 줄일 고민을 하느라 서너푼과 서너시간을 쓰는 것이 부끄럽다.

 

누구나 자기 일이 늘어나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그렇다면, 정녕 나는 여기까지만 할것인가 생각하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생산적이라는 쉬운 말을 갖다대지 않아도 좀 더 나에게 당당하게 살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금융업에 전문가가 되는 방법이든, 좀 더 보람있는 활동을 찾는 일이든,
블로그를 더욱 열심히 채워나가는 것이든, 취미를 갖는 일이든,
사랑을 열심히 하는 것이든.

 

사회가 만들어놓은 '가치있는 것'을 하지 못하고 있어 가책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배움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라 -

나 스스로가 뜻을 품고, 그 뜻을 바라보며, 나의 삶을 촘촘히 채워가야지.

 

큰 뜻을 품고, 차근히 단단하게 무섭도록 성장하는 람세스처럼. 그의 젊음처럼. 그의 마음됨처럼.

 

* 야생 황소와 겨루고 난 후로 그는 다른 괴물과 싸우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잘난 체하는 사춘기 소년, 지나치게 자신만만하며, 참을성 없고 단정치 못한 자기 자신이라는 괴물. 이 싸움 역시 황소와의 격투 못지않게 위험한 것이리라.

 

 

* 아메니의 우정도, 아름다운 이제트의 사랑도 람세스의 영혼을 집어삼키고 있는 불을 끌 수 없다는 것을 그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시간이 지나가도 그 불은 잦아들 줄을 몰랐다. 시간은 오히려 그 만족할 줄 모르는, 람세스가 먹이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불을 쑤석여놓앗을 뿐이다. 그의 운명이 그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든, 그는 범용한 삶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를 매혹하는 사람들은 단 두사람, 왕인 아버지와 왕비인 어머니뿐이었다. 그는 그들의 전망을 공유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의 전망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 두 시간도 넘게, 람세스는 활을 쏘았다. 과녁을 수없이 꿰뚫었다. 분노를 자기 집중에 사용하겠다고,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대신 모으겠다고, 그는 마음먹었다. 근육이 당겨서 아프면 하렘의 정원과 과수원을 가로질러 오랫동안 달렸다. 머릿속에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뒤죽박죽 얽혀있었다.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여야 머릿속에서 미친듯이 날뛰는 원숭이가 입을 닥칠 것 같았다.

 

 

* 물론 분류하고 분석하는 것은 이성이 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성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길을 끌어가는 것은 전격적인 직관이며,파라오의 가슴에서 파라오의 가슴으로 전수되는 직접적 지식인 '시아'이다.

 

 

*
"아버님 "
"어떤 불안이 너를 괴롭히느냐?"
"제가 임무에 걸맞는 높이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 고양될 수 없다면 너는 무너질 것이다. 파라오의 행동과 말과 그가 모시는 제사가 없다면, 세계는 균형을 잡을 수 없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 때문에 언젠가 파라오 제도가 사라진다면, 마아트의 치세는 끝이 나고, 어둠이 땅을 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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