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을 자주 쓰는 편은 아니지만,
본 시리즈는 내가 가장 완소하는 액션시리즈이기도 하고
멧 데이먼 역시 나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있는 배우니까
주관적 감정 마구 섞어서 영화 포스팅을 하나 하려한다.
본 시리즈 4편이 나온다는 건 본 영화 1,2,3 편을 열번정도씩은 본 나에게 최대의 희소식이었으나
주인공이 더이상 멧데이먼이 아니라는 걸 들었을 때부터 꼭 봐야할 흥미는 이미 잃었었다.
괜히 보고 맘상할까봐 안보려고 했었는데, 회사에서 영화볼 기회가 생겨서 그래도 낼름 -
# 전작과의 연계성
가기 전에 스포를 보지 않는 정도의 범위에서 대략의 평들을 좀 봤는데,
'전작과 연결시키느라 애쓴다' '사진으로 출현하는 멧데이먼만 그렇게 반갑더라. '
뭐 대개 이런 반응이었다.
그래서 나는
도대체 본이 나오지 않는 본 시리즈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의외로 3편의 시간을 일부 거슬러 올라가 두 영화 동시진행 전략을 들고 온건 나름 훌륭한 전략이었다.
몇번 등장하는 제이슨 본의 사진이나, 알래스카 산맥에서 보여준 본 얼티메이텀의 창문 뛰어넘기 오마쥬 정도는
제이슨 본의 팬들에게 제공하는 팬서비스 정도로 귀엽게 봐줄만 하며
액션 영화는 초반에 무릇 정치권의 선전(?)이 있어줘야 하므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한 소스로서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선에서 전작과의 개연성도 적절히 살렸다.
이쯤에서 에드워드 노튼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웃컴 프로그램을 없앤다'는 대전제로 가기 위한 밑밥은 노튼이 전부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속자 논리를 펴던 그 카리스마과 포스.
마른 몸매가 살짝 아쉽던 청년 시절도 지나 지금은 완전 중후한 존재감이 빛난다. 특히 눈빛!
아쉽게도 영화에선 노튼의 비중이 너무 적었고, 시나리오상 이분의 힘은 애초부터 너무 미약했다.
적이었던 노튼. 더 많은 힘을 그에게 허락했다면 주인공이 그렇게 007처럼 비춰지지만은 않았을 텐데.
기존 본 시리즈와 달랐던 건 이런 느낌이다.
애론은 액션영화의 주인공인 것은 분명했으나,
본 시리즈의 주인공이라면 글쎄다.
본시리즈의 미덕은
잡지를 둘둘 말아 칼에 대항하고 , 책상위의 볼펜을 손 마디에 꽂아넣는 과장없는 액션과 -
나는 누구인가를 수없이 되뇌이며 기억과 싸우고, 옆에 있을 사람 하나 없는 처절한 외로움과 싸우면서도-
본이 나타났다는 말만으로도 공포감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무적 극강의 포스를 풍기며-
언제나 검은 잠바에 검은 바지를 입고 군중 속에 파묻히면 절대 눈에 띄지 않는 현실감-
뛰기보단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는 그런 모습?
불필요한 컷을 길게 잡지 않고, 딱 필요한 만큼만 짧게 짧게 편집된 부지런히 따라가야 하는 스토리.
근데 이 분은 안색이 이미 너무 밝으시다.
영화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가 감도는 게 아니라 세련된 분위기가 감돈다.
셰링 박사님은, 충분히 현실감 있는 케릭터로서 열연을 해주셨는데.
특히 동료가 갑자기 살인마로 변신해 연구소의 모든 동료를 무참히 살해한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아
집에서 달달 떨고있을 때,
심리적 안정 목적차 집으로 찾아온 낯모르는 미팅의 일원들에게 마음을 여는 찰라
다시한번 뒤통수를 맞으며 습격을 당했을 때의 그 정신적 충격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로 굉장히 신경질적이어서
나도 상황에 자동 감정이입하여 이 멘탈을 어떻게 감당할른지 정말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족인데, 멘탈얘기 하다보니.
나중에 방콕에서 날아오신 비밀병기는 '냉철함'을 보완한 최종 프로젝트라고 하는 장면이 꽤나 웃겼는데,
사람의 생사를 앞에두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흔들리는 건,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약하고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다울수 있다는 만고의 진리도 다시한번 되뇌임.
그래서 그 최종병기 케릭터가 그렇게 터미네이터2 같았나.. (온몸이 액체로 변했다 사람으로 변했다 하는 T1000)
전반적으로 '이야기 만드는데 들이는 공' 이 좀 길다.
그리고 끝내는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앞으로 무언가를 좀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에 영화는 끝이 난다.
액션도 어느정도는 보여줬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도 약하지 않았으나
아쉬운건 '본격적인 스토리는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다'라는 것이다.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135분짜리 한편의 영화를 끝낼 정도의 완결성은 어느정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니더냐!
▲ 회심의 고공낙하!
마닐라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20여분간의 액션씬은
급한 와중에 헬멧까지 고이 쓰고 비주얼을 포기한 언니의 발차기 한방으로 약간은 웃기게 마무리 되는데.
난 왜 꼭 그 장면들이 90년대 폴리스스토리를 보는 것만 같지.?
엊그제 본 시리즈 복습하면서 본 슈프리머시가 무려 8년전 2004년도 작품이라는 사실에 깜놀했는데.. 지금도 이렇게 수작은 만들기 어려울것 같아서. 그에 비하면 본 레거시는 스토리 전달면에 있어선 관객에게 꽤나 친절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본에게 더이상 집착하지 않고,
애론과 셰링 박사가 벌이는 액션은
새로운 액션 시리즈의 탄생으로 보기에 부족하지 않고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장면을 배경으로 울려퍼지는 Moby의 'Extreme ways'를 듣는 순간.
아 이건 아니잖아... ㅜㅜ
그냥 나는 2시간 끝나갈때쯤까지 영화를 보면서
그냥 처음에 본이 나오긴 했지만, 그냥 새로운 액션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는데,
그 음악을 듣는 순간 아 이게 본 시리즈였지. 더이상 본은 없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음악만큼 잘맞는 OST도 없는데.
그건 우울한 본 시리즈에 보색처럼 작용하는 통쾌한 음악이란 말이다.
무적의 제이슨 본이 바다에 떨어졌으나 사실은 죽지 않았다는
니키의 썩소컷 정도에 흘러 나와서 관객들 뒤통수를 때리는 그런 음악이란 말이다.
아 . 다 좋았는데 마지막에 슬퍼졌어.
본 얼티메이텀이나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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