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에 결혼식 갔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 급 땡긴 사진전.
<내셔널지오그래픽전:아름다운 날들의 기록>
2012년 8월 11일-2012년 10월 11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바로 어제 오즈의 마법사를 읽었는데
그 화려한 모험속에 묘사된 상상속의 장면들이 내 눈 앞에 오늘 다 나타났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그림이 아니라 사진이라는 것!
1. 일단 사진은 꽤나 화려하다.
컨트라스트는 물론이고, 구도도 트렌드를 벗어날 정도로 극적인 비주얼.
감성적인 따뜻한 사진보단 강렬한 메세지를 전달해야 하는 사진의 목적 때문이겠지.
눈으로 교감할 수 있는 동물들 중에는 정면으로 응시하는 컷이 특히 많다.
사진의 반 이상이 클로즈업인 그런 구도!
그 장면은 실제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몰라도 그 느낌만으로도 이야기가 배어나오는 듯 하여
마음이 따뜻하다.
2. 자연 중에서도 동물 사진이 가장 많았는데
그 와중에도 곤충은 너무 싫어서 미련없이 그냥 쭉 지나갔다. (당근 예시사진 없음)
이번에 새롭게 깨달은 건 물고기도 자세히 보니 무섭더라는 것? ㅜ_ㅜ
차가워 보이는 비늘과,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겠는 까만색 눈동자가.
특히 좀 무섭게 나온 곰치 사진 설명에는 무려 이렇게 써있다.
"왠지 이 녀석을 보고있으면 선량하게 살아야 할 것 같다"
3. 세상에는 내 상식을 벗어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물 위를 나는 뱀과 하늘을 나는 풀덩어리 회전초 (이 사진은 정말 눈을 의심하게 한다)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나무.
필리핀의 항손둥 동굴,
에티오피아의 지하수가 솟아나는 바다,
아이슬란드의 폭포 사진은
내 아는 것이 세상의 극히 일부란 사실을 쉬이 느끼게 해준다. 겸손하시라.
4. 전시회 마지막 컷 제목은
'캔자스 프린트힐즈의 대초원'이란 이름의, 비가 내리는 잿빛 초원이었다.
도로시가 오즈의 나라에서 그렇게 돌아가고 싶다고 외치던 고향 '캔자스'.
두 작품(전)은 묘하게 우연이 겹쳐 운명같은 연결고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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