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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오랜만에 무서울 것 같은 소설 완전한 행복을 읽고 있다. 그간 정유정 책은 무서워서 못 읽고 있었다가 며칠전에 ‘자기애와 행복의 늪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인터뷰한 작가의 영상을 보고는 이 신간이 읽고 싶어졌다. 비가 엄청 쏟아붓던 날 책을 빌려와 혼자 소파에 앉아 읽기 시작했는데 방음 잘되는 거실 샷시가 후두둑 흔들거리는 소리와 번쩍거리는 번개 때문에 으슬해져서 첫머리 진도가 쭉쭉 나가지 않았다. 시작부터 기묘하고 의뭉스러운 케릭터가 등장하여 불편했고 9챕터 중 1개의 챕터를 겨우 소화했다. 난 평온함을 추구하는데 소설은 어쩔 수 없이 독자를 불편하게 구니 괴롭다. 불편함으로부터 비로소 깨달음과 해방이 있어 그런가? 그래서 가끔 소설이 싫을 때가 있다. 극단적인 상황과 인물을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 것이 쉽고 편하긴 하나 자극에.. 더보기
테니스 일기 5 - 백핸드 스트로크 프로 경기를 보면 약점과 공략 포인트가 백핸드에 있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주(된) 손을 사용하는 포핸드는 공격, 백핸드는 수비 쪽에 가깝기 때문. 그래서 포백은 각각 장점과 약점의 프레임이 있다. 그래서 나도 그럴 줄만 알았다. 근데 막상 쳐보니 의외로 난 백핸드가 편했고 빨리 적응했다. 가장 큰 이유는 백핸드가 양손으로 치고 그래서 안정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좌측 우측 위아래로 마구 날라가는 포핸드에 비해 두 손으로 잡아서 각도도 좁고 힘이 충분히 실리는 백핸드는 더 쭉 뻗어나갔다. 포핸드가 스윙이나 궤적에 신경쓸게 많은 거에 비해 백핸드는 1)뒤로 빼고, 2)치기 전에 아래로 내리며 3)앞으로 미는 세가지만 생각하니 심플했다.힘이 좀 부족하면 힙턴 좀 해주면 더 쭉쭉 뻗어나갔다. 백핸드 다운더라.. 더보기
쓰기에 대한 잡생각 블로그에 편하게 글을 쓰다가도 가끔 불편해질 때가 있다. 쓰고 싶은데 잘 못 쓰고는 답답해하기만 한다. 요새가 그렇다. 어떤 주제의 글들을 기획하면 거기에 얽매이게 되는 것 같다. 글의 길이도 그렇고 첨부하는 사진도 그렇다. 아무것도 아닌데 아무도 뭐라하지 않고 아무도 관여 않는데 나만 혼자 그렇다. 80%만 솔직하고 20%은 숨긴 채 솔직한 척 쓰는 걸 잘 하지 못한다. 20은 오픈하기 싫은데 나란 인간은 20과 80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아 지금 이런 기분과 감정인 것이니 80도 설명하지 못한다. 모바일 쓰기 환경이 편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폰으로 쓰기를 시원하게 늘어놓기란 어려운 일이다. 손목이 너무 아파. 아니 내 폰이 너무 무거워. 심지어 케이스도 없는 생폰인데 대체 나는 왜 이렇게 쓰기에 집착.. 더보기
테니스 일기 4. 내가 볼 머신은 아니잖아. 테니스 레슨을 시작하며 나는 남편이 배우던 코치님께 자연스럽게 인계(?)를 받았다. 남편은 한강공원의 테니스장에서 배우다가 일년쯤 뒤에 지금 배우는 강변 테니스장으로 레슨을 옮겼는데, 예전 코치님은 젊고, 선수출신이었지만 지금 코치님은 전 직장인, 그리고 나이가 꽤나 지긋하신 분이었다. ​ 환갑은 훌쩍 넘으셨을 듯한 코치님이 옛날 방식으로, 설렁설렁 가르쳐주실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이 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워커홀릭'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1.공을 정말 많이 쳐주신다. 보통의 테니스 레슨을 찾아보면 총 30분. 그중에 20분-25분 정도 공을 치고 앞뒤로 5분씩 공을 줍는다. 레슨 중에도 설명이나 자세교정 혹은 시범 때문에 시간을 들이게 마련인데 이 분은.. 더보기
기는 아기 벽짚고 서는 것, 서서 뒤돌아보는 것, 오랫동안 서 있는 것 , 서서 머리 위로 손을 뻗어 물건을 집는 것 등 아기에게 서는 것이 점점 능숙해짐을 느낀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도 무척 사랑스러울테지만 꼬물꼬물 기는 아기는 정말이지 너무나 귀엽다. 근래 율이를 본 누군가가 ‘기는 아기 오랜만’이라고 했던 게 생각나는데 나 역시도 기는 아기가 오랫동안 그리워질 것이 틀림 없다. 더보기
요리의 기본 요리도 기술이라면 기본이란 게 있을텐데 가끔 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을 때가 있다. 오늘따라 칼국수가 먹고 싶어서 식자재장에 쓰고 넣어뒀던 칼국수면을 꺼내 재료를 준비했다. 마침 감자, 호박, 당근, 양파가 모두 집에 있어서 그것들도 적당히 썰어 준비했다. 오늘 인터넷으로 찾은 레시피에는 멸치육수의 깔끔한 맛을 위해 감자와 칼국수 면을 물에 헹구도록 설명해놓았더랬다. 썬 감자는 물에 담궈 놓았고, 면은 넣기 전에 채에 받쳐서 물에 가볍게 헹구라길래 미리 준비한답시고 꺼내놓은 면 위에 수돗물을 틀었는데 느낌이 싸했다. 다시 읽어보니 면은 ‘냄비에 넣기 직전에 헹구’라고 되어있다. 난 이미 면을 담궜고.. 물 묻은 면은 들러붙기 시작했다. 냄비 상황은 다시팩이 이제 막 끓고 있는 수준. 육수를 10.. 더보기
집중이 안되는 날들 요새는 하루종일 힘이 없는 것 같다. 충분히 잤는데도, 꾸준히 테니스로 운동을 하고 있는데도, 먹을 걸 충분히 먹는데도 왜 매일 활력이 없는 느낌일까. 오늘 아침에도 레슨 20분 하고 테니스 공줍다가 일어나니 머리가 딩- 하고 잠시 몽롱했다. 기립성 빈혈인가 일사병인가 그 두개의 짬뽕인가 모르겠는데 너무 무리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초등 중학교시절 운동장조회 때 쓰러진 건 우연이 아니었다. 난 온열질환 주의 대상자다. 며칠 전 레슨 끝나고는 너무 허한 기분에 삼계탕이 간절하여 집앞 닭집에서 포장해와 먹었다. 매년 여름 사무실에서 가디건 입고 일하다가 이제서야 여름날에 왜 보양식을 먹는지, 복날을 챙기는지 알게됐다. 그나마 먹고나서 배가 든든하면 좀 힘이 나는 것 같다. (닭한테 미안해서라도 힘이 나야.. 더보기
테니스 일기 3 - 공 밟으면 최소 6개월이야. 조심해 발목 부상 무릎이 채 낫기도 전인 레슨 2주차. 공을 따라가며 스윙을 하다가 오른 발목을 접질러 넘어졌다. 코치님이 잘못해서 공 밟으면 6개월 쉬어야 한다고 늘 주의주셔서 조심하고 있었는데 막상 난 공을 밟은 것도 아닌데 혼자서 넘어졌다. 우매한 질문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운동에서 기본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테니스에서는 스윙폼이 기본이다. 코치님은 공을 보내주시면서 내게 자리에 가만히 서서 스윙을 하라고 했다. 폼을 제대로 만드는 데 오랜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니 초반엔 스텝보다 동작에 집중하라는 의미였다. 그렇지만 의욕이 앞서는 나는 공을 최대한 많이 받아치고 싶어했고 발을 이렇게 고정하고서는 오는 공을 몇개 조준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코치님은 초보인 내게 지금 공을 넘기기에 급급하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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