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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기대와 실망 아기가 예상한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계속해서 보채기만 하면 힘들게 마련이다. 삼십분 한시간이 지나 몇시간에 이르르면 졸려 보채기만 하는 아기를 원망하게 된다. 평소 수면패턴과 나의 기대와 너의 눈꺼풀이 잠을 잘 거라고 말을 하지만, 좀 자는 것이 성장이나 컨디션에도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 막상 자는 것은 너의 마음이지. 왜 제 맘대로 잠들지 않을 뿐인 것을 남의 원망까지 들어야 하나, 그것은 그저 나의 기대 탓이었다는 걸. 거꾸로 생각해보면 화를 낼 이유가 사라진다. 더보기
테니스 일기 7 : 정신수련 공 줍기 레슨이 끝나고 공을 줍다보면 묘한 감정이 든다. 마치 내가 쏟아놓은 말들을 다시 주워담는 그런 기분이랄까. 공은 말과 달리 다시 주워담아지는 것이 다르지만, 내가 저지른 것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 닮았다. ​ 일단 흩어져있는 공을 라켓으로 툭툭 쳐서 한곳(주로 벽이나 네트쪽으로) 모은다. 그렇게 모인 공을 빈 바구니에 주워담는데 아무래도 한손에 최대한 많이 집는게 유리하다. 그래서 한손에 테니스공을 세개씩 네개씩 대여섯개씩 쥐는 묘기가 생기나보다 싶다. ​ 서서 쓰는 긴 빗자루와 긴 작대기 달린 쓰레받기 같은거 쓰면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다. 하지만 공을 주울 때의 느낌은 뭔가 수련전후로 마음을 정비하며 마당 빗질하는 느낌. 여기저기 공으로 가득찼던 코트가 깨끗해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 더보기
카페에서의 한시간 집에 있는 장난감들의 반복된 소리가 힘들어진다고 느껴지는 건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호였다. 나간다고 해결될까 확신이 없어 직전까지 갈팡질팡 했다. 스트레스 쌓이는데 고민하느라 질질 흐르는 시간은, 아무도 잡지 않는데 스스로 갇힌 도르마무 같은 괴로움의 덩어리였다. "나 좀 나갔다올께" 나혼자 제멋대로 쌓아올려 폭주 직전이었고 그간 아무말 않고 앉아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외친 선언에 남편의 의아한 표정과 시선이 뒤통수에 떨어졌다. 도망치듯 현관문을 여는데 엘리베이터가 막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황급히 잡으려 손을 뻗다가 버튼의 점자에 손마디가 살짝 베었다. 갈 곳을 정하고 나온 것이 아니라서 지하일층을 누를지 일층을 누를지 또 결정해야 했다. 이곳 아파트는 층수 출구에 따라 행선지까지 가는 거리가 달라진다. .. 더보기
지갑 지갑을 또 잃어버린 것 같다. 연례행사도 아니고 거의 반기행사 수준이다. 마지막 카드 기록을 찾아 역추적하고 찍은 사진을 동원하여 최대한 기억을 살려본다. 그렇지만 오늘은 지갑의 종적으로부터 벌써 5일이나 지난 날이다. 누군가는 어떻게 지갑이 없는걸 이토록 오래 몰랐냐 답답해하며 물을 수도 있겠는데, 나는 며칠전 속초로 2박3일 여행을 떠날 때 지갑을 챙겨넣었는지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하도 자주 잃어버리다보니 이제 소스라치기는 커녕 그런가보다 하는 심정으로 수습을 한다. 예전에는 장지갑에 이거저거 넣고 다니면서 상품권도 기프트카드도 작은사진 같은 것도 곧잘 잃어버리고 속상해하고 했는데, 이제는 곧 또 잃어버릴 것을 예상하는 건지 비싸지 않은 작은 카드지갑에 신분증과 카드 한두개만 넣고 다닌.. 더보기
호구 vs 집요한 민원인 아침에 샌드위치 먹으려고 한강에 새로생긴 서브웨이에 갔는데 일이 처음이신지 알바 한분이 정말이지 심하게 버벅였다. 내앞에 다른 손님 한분(2개 주문) 뿐이었는데 내 주문 받아서 빵굽고 야채넣고 계산하는데 15분이 넘게 걸렸다. 빵/야채/계산으로 분담체계라 총 3명이 함께 일한 결과라 더욱 충격. 위생장갑 한번 바꿔 끼는데 기존 장갑 빼는 것 버리는 것 다시 새거 집어서 비벼서 열고 손가락 알맞게 끼는 데 10초정도 걸리는 것 같았고 바구니에 샌드위치를 옮겨 담는데 빵을 들었다 놨다를 세번정도 하였다. 야채는 어떻게 할지 소스는 뭘로할지 드시고 가는지 심지어 지금 본인이 만든 메뉴가 무엇인지(맨첨 빵담당이 아니라서 몰랐던 듯) 계산은 단품인지 모두 두번씩 물어봤다. 그리고 카드는 세번 취소하고 네번째 다른.. 더보기
심통부리는 아기 아기는 요새 제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 부정적 감정 표출(=짜증)이 매우 늘었다. 쥐고있던 걸 던지거나 하려던 걸 그만두고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등 일부러 심통을 부린다. 예를 들면 자석낚시를 하다가 잘 안되면 낚시대를 내팽개치고, 갖고놀던 빈 물약통의 뚜껑 닫기를 하다가 잘 안 닫히니 짜증을 부리고, 멀쩡히 밥 먹다가도 자기가 하겠다는 걸 내가 숟가락 방향만 다시 쥐어줘도 기분이 상했다는 듯 세게 집어 던진다. 몇번은 나도 놀라고 의아하여 지켜보았는데 빈도가 잦아지니 양육자로서 어떤 일관적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아직 뭔가 본격적으로 가르치기엔 이른 시기 같은데 가만히 있자니 안될 것 같은 기분. 일단 감정조절을 기다려주고 제 언어로 표현을 대신 해주는 식으로 도와주고는 있는데.. 더보기
미래를 사는 사람 며칠 전 주말 서재 대청소를 하다가 지난 십오년간의 여행 흔적, 일상생활에서 중요하다 생각하여 남긴 소소한 자료와 사진 물건들을 잘못 내놓는 바람에 쓰레기로 분류되어 사라져버렸다. 분명 소중하고 중요한 걸 모아서 둬두긴 했지만 무엇이 얼만큼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니 거기 구체적으로 뭐가 있었는지 기억해내버리면 더 괴로워질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이런 적이 몇번 있었다. - 가족끼리 남프랑스 여행을 갔다가 여행 말미 핸드폰을 도둑 맞아서 여행 사진이 다 날아갔을 때. - 아이폰 메모 백업 문제로 그간의 메모 기록이 사라졌을 때 (이건 나중에 어떻게 복구하긴 했다) - N드라이브 장기 미접속으로 20대부터 정리해온 파일 문서들이 사라졌을 때. 이때 각각 .. 더보기
테니스일기 6. 백스윙(테이크백)과 타이밍 백스윙과 백핸드를 헷갈리면 안된다. 백스윙은 포핸드와 백핸드 동작 전에 라켓을 충분히 뒤로 빼는 것을 말한다. 공을 타격하기 전 힘을 얻기 위함이다. 초심자에겐 익숙하지 않은 매우 중요한 동작인데 나 역시 백스윙을 제대로 수행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신있게 과거형으로 말하기 애매하다) 백스윙 타이밍이 늦다는 것이 주요 문제였다. 1. 백스윙 타이밍 테니스도 리듬감이 중요하다. 처음에 그랬다. 공을 상대방이 빵하고 치면 날아오는 걸 보면서 적정타이밍에 라켓을 빼고 근처에 오면 왼발을 딛고 스윙. 처음에는 코치님이 공을 가까이서 주시기 때문에 내 바로 앞에서 바운드 되고 많이 튀어오르기 전에 스윙하면 타이밍이 적절하게 딱 맞았다. 초반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것에 어느정도 적응을 했는데 문제는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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