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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언즈 11 - 바닷가에 살면 조금 더 행복했을까 나는 바다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할애했다는 느낌을 한번도 가진 적이 없었다. 수정처럼 맑은 아드리아 해안과 지중해 연안에서조차 늘 마음이 쫒기고 서두르기만 했다. 그러니 시간에 쫒기던 그동안의 여행에서 해변에 몇 시간씩이나 누워있는 경험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에서 휴가를 즐기는 방법이란 시간을 잊고 해변에 누워있는 거라니. ‘바닷가에 살면 조금 더 행복했을까’ 라는 질문을 품고 바다를 꿈꿔왔던 친구는 이제 호주의 모래를 밟으며 산다. 그 친구의 말대로 바다가 너무 다이아몬드처럼 예쁘게 빛나서, 너무나 반짝거려서 다른 보석이 필요 없을 지경이다. 아침에 바다 앞 해먹에 누워있다가 집에 걸어가 또 점심을 차려먹고 오후 나절에 또 햇살과 나무 그늘을 즐긴다. 자연보다 문명친화적이라고 생각한 나 역시도 머.. 더보기
호구 vs 집요한 민원인 아침에 샌드위치 먹으려고 한강에 새로생긴 서브웨이에 갔는데 일이 처음이신지 알바 한분이 정말이지 심하게 버벅였다. 내앞에 다른 손님 한분(2개 주문) 뿐이었는데 내 주문 받아서 빵굽고 야채넣고 계산하는데 15분이 넘게 걸렸다. 빵/야채/계산으로 분담체계라 총 3명이 함께 일한 결과라 더욱 충격. 위생장갑 한번 바꿔 끼는데 기존 장갑 빼는 것 버리는 것 다시 새거 집어서 비벼서 열고 손가락 알맞게 끼는 데 10초정도 걸리는 것 같았고 바구니에 샌드위치를 옮겨 담는데 빵을 들었다 놨다를 세번정도 하였다. 야채는 어떻게 할지 소스는 뭘로할지 드시고 가는지 심지어 지금 본인이 만든 메뉴가 무엇인지(맨첨 빵담당이 아니라서 몰랐던 듯) 계산은 단품인지 모두 두번씩 물어봤다. 그리고 카드는 세번 취소하고 네번째 다른.. 더보기
시선으로부터 - 정세랑 잘쓴다 잘써. 감탄사가 절로 나옴 심시선씨 재미있는 사람이었네. 줄거리를 만들기 위한 불필요한 꼬임 없이 심플하고 잘 구상한 소재 하나를 향해 달려가는 게 좋다. 대화와 행동 서술 때문에 정수의 문장이 나오기 힘든 소설 특성이 있음에도, 장을 시작할 때마다 심시선씨의 칼럼을 배치해놓아 문장의 갈증을 해소하게끔 했고 그것으로 겪은 사건과 본인의 소회와 평소 신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유로이 넘나드는 그 기법이 매우 근사했다. 하와이에서 할머니의 제사를 각자 추억하는 방식으로 올리는 것. 이상한 조합인데다 하와이라니 처음엔 안 와닿았지만 읽을수록 그럴법하게 현실적이고 내 경우까지 자연스레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집안이라 나도 끼고 싶었다. 내가 속한 가계는 어떤지 생각해보았다. 비슷한.. 더보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근래에 보기드문 신선한 추리소설이었다. 출판사의 소개대로, 잠깐 맛보았더니 참을수 없이 남은 부분이 궁금했다. 뻔한 추리소설의 전개를 답습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드는건, 역시 소재의 참신함 때문이지. 정보탈취의 세계가 좀 무서워졌고 , 나는 이대로 괜찮은지 역시 좀 고민이 되었다. 더보기
심통부리는 아기 아기는 요새 제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 부정적 감정 표출(=짜증)이 매우 늘었다. 쥐고있던 걸 던지거나 하려던 걸 그만두고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등 일부러 심통을 부린다. 예를 들면 자석낚시를 하다가 잘 안되면 낚시대를 내팽개치고, 갖고놀던 빈 물약통의 뚜껑 닫기를 하다가 잘 안 닫히니 짜증을 부리고, 멀쩡히 밥 먹다가도 자기가 하겠다는 걸 내가 숟가락 방향만 다시 쥐어줘도 기분이 상했다는 듯 세게 집어 던진다. 몇번은 나도 놀라고 의아하여 지켜보았는데 빈도가 잦아지니 양육자로서 어떤 일관적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아직 뭔가 본격적으로 가르치기엔 이른 시기 같은데 가만히 있자니 안될 것 같은 기분. 일단 감정조절을 기다려주고 제 언어로 표현을 대신 해주는 식으로 도와주고는 있는데.. 더보기
미래를 사는 사람 며칠 전 주말 서재 대청소를 하다가 지난 십오년간의 여행 흔적, 일상생활에서 중요하다 생각하여 남긴 소소한 자료와 사진 물건들을 잘못 내놓는 바람에 쓰레기로 분류되어 사라져버렸다. 분명 소중하고 중요한 걸 모아서 둬두긴 했지만 무엇이 얼만큼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니 거기 구체적으로 뭐가 있었는지 기억해내버리면 더 괴로워질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이런 적이 몇번 있었다. - 가족끼리 남프랑스 여행을 갔다가 여행 말미 핸드폰을 도둑 맞아서 여행 사진이 다 날아갔을 때. - 아이폰 메모 백업 문제로 그간의 메모 기록이 사라졌을 때 (이건 나중에 어떻게 복구하긴 했다) - N드라이브 장기 미접속으로 20대부터 정리해온 파일 문서들이 사라졌을 때. 이때 각각 .. 더보기
위악도 악이야. 너무 지나친 자기비하도 꼴사납지 위악도 악이야. 너무 지나친 자기비하도 꼴사납지 ​ -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이문열 더보기
언론과 사회는 한목소리로 죽음이 문제 제기의 방법이 될 수 없으며 죽음을 정치적,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아울러 "죽음을 예고하고 부추기고 폭력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죽음을 중계하고 문제 제기의 하나의 방식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죽음은 어떻게도 미화할 수 없다. 죽음과 폭력은 멈춰야 한다"며 "언론과 사회는 한목소리로 죽음이 문제 제기의 방법이 될 수 없으며 죽음을 정치적,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세상의 변화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도 전국 택시매출의 1%도 안 되고 서울 택시매출의 2%도 안 돼서 결과적으로 하루 몇천원 수입이 줄어들게 했을지도 모르는 타다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불안감을 조장하고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타다를 반대하는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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