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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USA : California

미서부 20 - 요세미티2, 자이언트 세콰이어숲 트레킹 그리고 마지막 밤

비슷한 몇군데를 더 보고는 세시정도부터 한시간짜리 수풀림 산책을 했다. 1마일쯤 되는 거리를 천천히 둘러보는 코스였는데 안쪽에는 2000년된 고목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물 한병씩 들고 가벼이 나섰는데, 이거 은근히 날이 덥고 수풀림에 산뜻한 피톤치드는 별로 없고 더운 공기가 가득. 길이 내리막이라 내려갈땐 편했는데 경사도가 심해질때마다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움찔거리게 되었다.  의무감에 끝까지 돌지 않고 마음편히 중간코스를 택했다. 이런데까지 와서 바쁘게 땀빼고 싶지 않다.

가다보니 BIG RED라고  다른 나무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갈색 줄기를 가진 큰 나무가 나타났다. 나무 아래에 가서 서니 나같은 친구 네다섯은 서야 나무 기둥을 한면을 가릴수 있을만큼 사이즈가 어마어마했다. 아마 뺑 둘러서서 기둥을 가리려면 이십명은 필요할 것 같은데. 위로도 꼭대기가 보이지 않을만큼 높게 뻗어있었는데, 놀랍게도 녹색 잎들이 붙어있었다. 그러니까, 즉 2000년 넘게 지금도 살아있는 것이다. 바깥에 소개 표지판에 보니 콜로세움이 세워질때, 그 이전에부터 살아있던 것을 표시해놓았다. 상상이 잘 되지 않는 세월이다. 이럴때마다 작은 것에 마음쓰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트레킹을 끝으로 투어는 끝이났다. 샌프란시스코 파월역에 도착한 것은 오후 8시. 오는 길에 소개받은 Johns grill에 9시에 예약을 하고 스테이크와 치킨요리를 하나씩 시켜 마지막 만찬으로 즐겼고, 나와서는 야경으로 트윈픽스에 한번 더 도전하기로. 이날 돌아오는 길에 보니 , 안개가 없이 날이 무척 맑아 야경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전날 렌터카로 간 길을 우버를 불러 한번 더 왕복하면서 비록 교통비가 조금 더 들긴 했지만, 소중한 예쁜 야경의 추억을 쌓았다. 저 멀리 높은 건물이 조금 밀집된 파이낸셜구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야트막한 건물들이라 점점이 별처럼 반짝이는 조명들이 마치 테이블에 흩뿌려놓은듯 쭉 펼쳐졌다. 여기 장소에서는 도시의 전망이 180도 파노라마로 아주 넓게 펼쳐져 보이는 것이 특징인 듯. 특히 차로 구경온 친구들도 차안에서 야경을 볼수 있게 주차장 부분을 야트막한 블록으로 처리해준 센스도 돋보였다. 야경에 돈도 안드는 이런 멋진 전망대가 있다니, 이 도시사는 연인들은 좋겠구만. ㅎㅎ

야경을 보면서, 이도시의 마지막날의 밤이 지나감을 실감했다. 이도시에 내가 또 올일이 있으려나. 아마 없을 확률이 훨씬 높겠지. 낭만적인 샌프란시스코를 충분히 느꼈나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워하지 않는 법을 배운건, 내가 있는 현실 밀착의 공간에 더 나은 것이 펼쳐지리라는 기대감과 다짐 때문이다. 여행이야 언제든 떠나면 되고 중요한 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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