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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Alone

그놈의 관계 그놈의 말

1.
어느 관계이든 시간이 흐르면 더 나아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폭이 늘어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술과 친구는 오래된 것이 좋다는 옛말도 있으니 그 말이 맞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같아서는 잘 모르겠다. 가까워지면 부딪히고, 상처입더라. 처음같은 해맑은 웃음이 아니라 부자연스러운 표정과, 애써 아닌척하는 태도가 남는다. 많은 애정과 시간이 있다면 그 모든 걸 극복하고라도 서로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 아예 오지 않는 건 아니다. 나도 그거 해봤으니까. 하지만 그 노력이 굉장한 에너지를 요구하기에, 어릴적만큼 시간이 많지도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해보려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원래 인생이 그렇고 사람이 그런거라는 말로 흔하게 넘겨버리게 되버리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라도 유지해야만 하는 관계는 슬플 뿐이다.

2.
나는 말하는 걸 좋아한다. 말을 나누는 것도 좋아한다. 어떤 생각이 든 다음에는 누구에게라도 그것에 대한 내 의견과 느낌을 전달하지 않으면 나는 답답해서 홧병에 걸릴 지경이다. 그래서 나는 굿 리스너가 늘 필요했다.
여전히 나는 말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요샌 너무 많은 말이 많은 것을 무너뜨리는 기분이다. 누군가는 언어화된 모든 게 싫다고 했나. 어느순간 말하다보면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잇고 있는 날 보면 나에게 절제력이라는 게 있나 싶기도 하다. 내 입에서 나온 쉬운 말들이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그 평가가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그 악순환의 고리가 눈에 선명히 그려지는데도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어색함을 떨치기 위함이든, 내 생각을 늘어놓기 위함이든, 이미 내가 뱉은 말들은 바이러스처럼 떠다닌다. 내 입을 누가 조종하나. 


 3. 이러니 저러니해도 이게 다 요새 내가 나답잖게 흔들려 다니기 때문이다. 나르시즘은 곤란하지만 대부분 난 그냥 나를 믿고 싶다.



4.그래도 어제 블루니어마더공연에서 미친듯이 흔들던 건 좀 괜찮았어. 덕분에 머리속이 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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