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 (여행5일차)
이번 여행중 처음으로 조식이 딸린 호텔이다. 어렸을적에는 호텔조식에 그야말로 광분한 적이 많았으나 어느순간부터는 어딜가나 어지간한 맛이라는 느낌. 옥주현이 다이어터들에게 그런명언을 했었지 “먹어봤자 네가 아는 그맛” 이라고. 호텔조식이 내게는 그렇다.그래도 부실하면 섭한 것이 부페인데, 여기는 아메리칸브랙퍼스트에 충실한, 그야말로 기름진 메뉴들이 무섭게 나왔다.
하지만 플떼기 하나 없는 것이 좀 맘에 들지 않있는데 , 종류도 적고 세차게 대하는 것이 별로, 게다가 영수증 주고 값도 매겨 우리를긴장케 하고 (아마도 팁 때문인듯 ) 적당히 먹고는 미련없이 출발. 아마도 분위기를 보아하니 대도시 근교의 바닷가 근처 골프클럽 딸린 적당한 대규모의 중브랜드의 호텔체인이라서 워크샵하러도 많이들 오고 대중적인 곳이 아닌가 싶다. 우리로 치면 양수리 양평 의 한화 대명콘도 정도 되는 곳이 아닐까. ㅎㅎ
출발해서 처음 간 곳은 어제 못간 17마일 드라이브. 마을 근처를 구경하다가 본격적으로 입장하는 곳은 퍼시픽 그로브였다. 사유지라서 10.45불을 내고 입장. 날이 완벽히 개지는 않았지만 어제보다는 그래도 조금 밝은 것 같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흐렸다. 반도를 따라 구불구불 나있는 절벽과 부서지는 파도 그 위에 앉은 갈매기와 바다코끼리들의 울음소리. 돌아다니는 다람쥐들. 야트막한 언덕일 뿐이고 엄청 높은 산도 아닌 넓은 가운데 적당한 고저와 탁트인바다쪽 시야는 시원스런 느낌이긴 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흐린 날씨의 압박.
조금 가다보니 페블비치라는 곳에 다다랐는데 여긴 골프컨트리클럽이 엄청 여기저기 광고되어있는걸 보니 , 여간 유명한 데가 아닌가보다. 찾아보니 US OPEN이 열리는 곳이라 하고, 미국 100대 골프장중 1위, 세계 3대 골프장중에하나에 빛나는 유명한 곳이네 ㅎㅎㅎ 내가 골프를 뭘 알아야지 이런. 검색한 글들에선 페블비치가 새겨진 골프용품을 선물해주면 좋아할거라는데 주변에 골프치는 이가 많지 않아 신경쓸일이 없었다. 페블비치의 아이콘이라는 이곳 지역에서만 볼수 있다는 특별한 사이프러스나무가 여기저기 많이 뿌리내리고 있었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소나무같이 곧고 푸르른 느낌이었다. 생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여태껏 본 나무들과 미묘하게 다른 사이프러스의 느낌은 하와이의 야자수처럼 이국적이라기보다 조금 고급스런 품격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 그렇게 치면 골프장과도 제법 어울리는 나무인듯도 싶다.
골프치러 온 사람들만 멀뚱멀뚱 구경하고, 기념품 샵만 좀 둘러보다가 다시 차를 타고 나섰다. 내가 골프를 안쳐서 그런지, 그냥 별세계의 사람과 같은 기분을 지울수 없다. 골프를 조금이라도 쳐봤다면 이곳에 들른 것 만으로 조금의 기분업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조금 아쉽기도 하네.
ps. 돌아와 회사 아는 언니와 여행 다녀온 얘길 했는데 그 언니가 몬터레이 단어만 듣더니 바로 이 골프장을 언급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골프장이라고. 해안을 따라 조성된 탁트인 17MILE DRIVE에서 골프치는게 소원인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참 사람마다 소원이란건 이리 다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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