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지에 도착했다. 케세이퍼시픽의 경유지는 홍콩, 처음 오는 곳이다.
시간이 8시간이나 떠서 잠시 공항 밖에 나왔는데 관광지로 유명한 옹핑360 케이블카와 공항 근처의 시티게이트쇼핑몰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그냥 적당한 식사나 하기로 했다 (고소공포증에 물욕 없는 타입)
분위기 적당해보여 들어온 음식점에서 간장딤섬과 두부닭고기땅콩소스 냉채요리를 시켜 먹었는데 둘 다 부드럽고 쫀득한 외피의 맛이 만족스러웠다. 요새같이 모든 물품이 국가 장벽을 오가는 시대에 공산품은 다 거기서 거기고 결국 나라의 본질을 좌우하는 최후의 품목은 먹거린가 싶기도 하고.
갑자기 습기가 훅 끼치더니 비가 쏟아진다. 빗줄기가 하얗게 보이는 장대비.
공항으로 돌아가는 이층버스 좌석에 앉아서 내다보니 빗물이 창에 너울너울 번지고 아스팔트 바닥은 하얗게 거품이 진다. 오후 대낮에 주황색 가로등이 켜져있고 다행히 사람들 통로는 천장이 구비되어 아무렇지들 않게 걸어간다
남국이로구나.
근데 이렇게 비가 갑자기 오면 그 높은 케이블카 타고 있는 사람들은 어떡하냐. 난 어차피 타지도 않았지만 생각만 해도 무섭네??
케언즈행 비행기가 탑승을 시작했다. 여덟시간이나 도대체 어찌 보낼지 걱정한거보다 수월하게 지나갔다. 이것은 무제한 데이타로밍과 잠깐이라도 나갔다 온 덕일듯 하다.
홍콩 공항은 생경하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고, 작은 것 같으면서도 크고, 편의적이면서도 약간 차가운 느낌을 받았다. 공항답게 시크하지 못한 보라색 벨벳 의자가 눈에 띄고 특히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중국풍 음악은 중국도 아닌 홍콩도 아닌 애매한 분위기에 한몫한다. (그런의미에서 라운지의 클래식음악은 만국공용의 통일된 분위기를 조성했다)
공항은 대개 쨍하게 환하고 깨끗해서 내 감정도 청소액 닿은 세균처럼 말라버리는 느낌인데 이 공항은 조명이 좀 어둡고 오래된 시설 때문에 자꾸 사적(?) 감정이 올라오는 지고 모르겠다. 맑지 않은 날씨도 한몫했다. 디렉션을 표시했지만 트레인등은 표시되지 않은 것. 그마저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기획의도를 알수 없는 전시물들도 우중충한 카페트도 그렇다. 이 모든 게 나의 기분 탓이 제일 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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