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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강릉 - 갑자기 떠나도 완벽한 여행

2022.05.23-25
강릉여행

남편의 급작스런 주야 연달은 휴가에 우리도 급작스런 여행을 기획했다. 하루전날 예약하고 다음날 떠나는 2박3일.
제주도를 갈까 했었는데, 아무래도 좀 짧을 것 같아서 이번 여행은 강원도 동해안으로 정했다. 남편이 찾아낸 보석같은 리조트 키즈패키지 상품으로 강릉 경포를 다녀오기로 했다.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는 몇년전 지나가다가 눈독들였던 곳인데, 내부는 외부보다 더 좋았다. 리조트 시설은 좀 연식이 느껴졌지만 유치하거나 촌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복작대지 않는 분위기와 잘 꾸며진 정원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방 크기가 역대급으로 넓고 시야가 탁 트여서 들어가자마자 매우 만족 !!

우리가 선택한 라라랜드 패키지에 포함되어있던 피크닉 세트. 연박이라서 두번 받았는데, 한번은 도착한 날 저녁으로 먹고 한번은 해변(에서 실패하고 베란다)에서 피크닉하며 먹었다. 식은 상태에서 먹었고 연달아 먹었는데도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특히 치킨 가라아게!
라라랜드 패키지에 아이용 텐트와 함께 시시소소 플레이키트도 들어있었는데, 이건 우리집 아기에겐 너무 고난이도라 다른집에 양보하기로 ㅎㅎ

이마트를 들러 여행동안 먹을 음료수와 식량을 좀 구비하고 첫날은 리조트 산책하며 마무리. 아기도 생각보다 잘 적응하며 자고 놀아주어서 수월하게 보냈다.

집에서 가져온 애착이불이 효과가 있었는지 10시전에 성공적으로 재우고 라카이키친에서 포장해온 회 togo 세트로 우아하게 이차를 시작했다. 롤랑가로스 틀어놨는데 테니스는 안보고 둘이 신나게 떠들기만 한 것 같음 ㅎㅎ

다음날 아침 방 테라스에 나와서 찍은 사진. 한적하고 잘 정돈된 풍경이 잔잔히 마음에 든다. 저 오른쪽 해송들 뒤로 푸른 강릉 바다가 보였었는데 사진에는 잘 나오지 않네.

여행오면 아침 일찍부터 스케줄을 시작하는 편이 아닌데 아기가 일어나니 강제로 시작된 하루. 아기는 요새 아침엔 7-8시 사이에 일어나는 것 같다. 포트에 물을 끓여 분유를 먹이고 우리는 남은 물로 컵라면을 하나씩 말아먹고 경포호 산책 출발.

4년여전쯤 강릉여행 때 들렀던 경포호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이번엔 한바퀴 완주를 계획했다. 총 4.3km의 거리. 고저도 없고 한적하여 유모차를 끌고 걷기에 매우 좋은 컨디션의 길이지만, 5월말의 아침 9시는 벌써 덥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아님 너무 빨리 걸어서 더웠나? 바다 건너편쪽 호수변은 너무 땡볕이라서 거의 뛰었다 ㅋㅋㅋ) 그래도 조용한 호수를 두고 상큼한 솔향을 맡으며 걷는 아침 산책이라니 아니 호사스러울 수가 없다.

쉬지도 않고 열심히 걸어 호수 한바퀴 완주하고 점찍어둔 식당에 들어와 짬뽕순두부와 치즈얼큰순두부 한개씩을 시켜 나눠먹었다. 아기와 식당 방문이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중

강릉에 소나무가 많아서 별명이 파인시티 인거 알고 있나? 그러고보니 우리 리조트 이름도 샌드파인이네 ㅎㅎㅎ 해변 바로 앞에 늘어선 소나무숲은 강릉의 품격을 높여준다.

경포의 매력은 호수와 해변이 붙어있다는 것이고 우리 리조트의 매력은 정확히 그 두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걸어서 5분만에 두군데 다 갈 수 있는 거 실화냐 ㅋㅋㅋ

흡사 동남아의 잘 관리된 리조트같은 분위기를 풍기던 내부 시설들. 아이스 커피 한잔에 6천원이지만 용서해줄께 ㅋㅋㅋ

아기 점심도 줄 겸, 휴식도 취할 겸 11시쯤 방에 들어와서 세시간 정도 여유시간을 가졌다. 아기 컨디션도 중요하고 끼니를 챙기는 일도 있어서 숙소를 기반으로 드나들며 움직이는 여행 패턴이 필요해졌다.

낮잠 한숨 자고 오후에는 해변으로 피크닉을 하러 나갔다. 온통 땡볕인 해변에 야자수 조성 지역이 좀 있어서 완벽한 장소에 기가막힌 풍경을 완성시키며 돗자리를 깔고 누웠는데 바람이 … 좀 많이 부네? ㅋㅋㅋㅋ

가져간 음식을 먹기는 커녕 날리는 돗자리 자락을 잡느라 바쁜 수준. 그래도 아기가 모래밭 감촉이 좋은지 신이 많이 나서 완전 하이텐션이 됐다. 아기가 꺄르르 거리고 계속 웃는 통에 우리도 정신 없이 웃고 떠들다 삼십여분만에 일어났는데 바다 감상은 잘 모르겠고 그냥 아기를 비치타올에 올려서 해먹그네처럼 놀려준 걸 무지무지 좋아했던 기억만 난다.

맥주 한캔 가져간 걸 둘이 아쉽게 나눠먹는데 아기가 자기 안준다고 심통을 부려서 그 와중에 엄청 웃었다.

돌아오는 길에 그네도 타고 할거 다함 ㅋㅋㅋ

해변에서 후퇴하고 리조트 잔디밭에서 간을 보다가 일단 방에 들어왔는데 이곳이 제대로 명당이네. 돗자리 깔고 방석도 깔고 의자에 앉히니 피크닉 완성. 바람도 적당히 선선히 불고 좋구먼

피크닉을 마치고 카페 찾아 다시 나왔다. 아기가 낮잠 잘 시간이 되었지만 잠은 알아서 자거라 바뿌다 아가야 ㅋㅋ

강문해변에 엘베 있는 카페를 골라 이번 여행중 처음으로 제대로된 커피타임. 뷰 좋은 대신 맛과 분위기를 포기했는데 폴트도어 안열어서 지저분한 창문으로 본 건 비밀

7시가 넘으니 좀 서늘해졌다. 부지런히 돌아가는데 자꾸 발길을 멈추게 했던 고운 노을빛. 서해안처럼 강렬하진 않지만 부드러운 핑크빛과 옅은 해무가 섞여서 신비스러웠다.

다음날 아침 아기와 둘이 모닝산책 (해변+호수+정원) 먼저 하고

그리고 셋이 함께 다시 바다로 나가 물에 발 담궈봤다. 역시 바다는 물맛을 봐야 맛이지 👍

체크아웃하고 이번 여행의 유일한 일정인 ‘아르떼뮤지엄’에 방문했다. 디스트릭트9의 미디어아트 전부터 보고싶었는데 마침 딱 좋은 코스.

제일 예뻤던 star전시. 어둡고 온통 거울인 방에 반짝반짝 들어오는 불이 예뻤다.

흡사 아바타 증강현실 같은 체험도 하고, 꽃가루 날리는 곳에서 얼굴에 꽃잎 레이저도 맞아보고 강릉의 일출을 파노라마로 보여준 것도 멋있었다.

뮤지엄은 사람이 적지 않았는데 단체도 꽤 많아보였고 전시관 중앙에 사람들이 전부 몰려있는 특성상 깊이있는 몰입감을 느끼긴 좀 어려워 그게 좀 아쉬웠다. 그래도 처음 겪는 비주얼 호강 한번쯤 해볼만한 듯. 전시 끝나고 수유실에서 (못 데운)이유식까지 잘 먹이고 나옴.

마지막 점심은 해물칼국수로. 아무도 없는 좌식 식당에서는 함께 먹기 너무나 충분했던 아기와의 식사

돌아오는 길 4시간 반 중에서 2시간반 푹 자준 아기. 갑자기 갔지만 너무 좋아서 돌아오기 싫었다는. 또 놀러갑시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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