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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apan: Okinawa

오키나와 3 : 바빴던 첫날

아쉬운 만좌모를 뒤로 하고 길을 서둘렀다. 다음으로 가야할 곳은 추라우미 수족관 티켓을 파는 교다휴게소다. 마침 숙소가는 길에 있기도 하고, 그 곳에서 티켓을 인당 250엔 할인된 가격으로 판다길래 사러가는 길이다.

휴게소 영업시간이 19시까지라는데, 차를 출발하면서 네비를 찍어보니 예상시간이 30분쯤 나온다. 현재시간은 18:20 은근히 계속해서 다급한 스케줄이 이어지는 기분이다.

이미 해는 졌고, 옆에 그나마 볼 풍경도 없어지자 휴게소 미션클리어를 위한 질주가 시작되었다. 광속의 질주를 하다가 어둑하여 목적지 진입로를 한번 놓쳤더니 U턴이 불가한 산길 고속도로에서 7km정도 주행거리가 늘어났다.. 큭

휴게소 폐점시간이 시시각각 압박하는 가운데 고작 2500원 때문에 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생각하니 좀 억울했는데, 그래도 오기있게 휴게소를 찾아 돌아와 6시 55분에 티켓 두개 구매하니 뿌듯.. (기름값은 상쇄해야..)

두부국수 하나를 나눠먹은거 말고는 제대로 끼니도 못 챙겨먹은 터라 곧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고 시내로 향했다. 식당은 플리퍼 스테이크라는 고깃집. 오키나와는 오래전부터 주둔한 미군의 영향으로 스테이크, 햄버거 집들이 많고 역사가 깊으며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이차세계대전 이후로 본토와 다르게 이섬만 미군에 점령당했다가 1972년에서야 반환된 것도, 지금도 전투기 날아다니는 소리가 시끄럽고, 예전에도 일본본토와는 분리된 류큐라는 왕조가 있었다는 것도, 이곳이 세계대전당시 아주 중요한 요충지, 태평양기지였다는 사실도. 역사에 문외한인 자는 이럴때 티가 난다.

스테이크는 25000원정도 가격에 푸짐한 양의 등심 안심은 물론, 스프와 샐러드 커피까지 풀코스로 챙겨주는 가성비 좋은 곳. 분위기도 따뜻하니 좋았다. 두둑히 먹고 따뜻하게 한껏 풀어진 마음에 뿌듯하게 계산을 하고, 밖에 나와서 배를 두둥기고 있었더니 직원이 쫓아나왔다. 핸드폰을 테이블에 두고갔다고. 역시 이 나라 사람들은 참 친절하다. 나처럼 칠칠치 못한 사람도 잘도 챙겨주고 말이지. (결론 무엇)

숙소로 이동하여 체크인을 했다. 가까운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 기껏 먼 곳에 주차하고 들어왔더니, 배정받은 방도 소음이 심해 바꿔달라 요청하고 겨우 627호에 안착. 방이 널찍하니 시원스러워 맘에 든다.

어린이랑 어른이 ㅋㅋㅋ😊

전객실이 바다가 잘 보인다는데 아직은 밤이라 알 수가 없네. 수영장은 이미 문을 닫았고, 온천은 추가 비용이 들어서 고민하다가 그냥 관뒀다. 일본은 또 온천인데- 이렇게 다급한 일정과 컨디션으로는 휴식을 취하기는 커녕 다리만 더 아프겠어. 전경이 좋다는 온천이 어두워서 특별한 이점도 없고, 온천이용권이 다회라지만 아침에 또 들를 시간도 없을 것 같으니 쿨하게 패스.

하지만 맥주시간을 포기할 순 없지. 대신 확보한 시간에 가까운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 한 두개를 사와서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온천 추가비용은 아깝다면서 먹는 비용 안 아끼는 우리ㅋㅋㅋ)

와 근데 오리온 생맥주를 처음 먹어봤는데 넘나 맛있는 것!
너무 청량하여 목을 긁지도 않고, 너무 심심하여 밍밍하지도 않은 맛이 꽤 마음에 든다. 그러나 수입이 안되는 놈이네! 캔 하이볼과 함께 언젠가 수입될 그날을 고대해본다.

캔 하이볼과 탄산수를 섞어 짭퉁 하이볼위스키를 만들어 먹었다

짐정리를 좀 하고, 물건들을 차곡차곡 집어넣곤 씻고 잠자리로 들었다. 길었던 첫날이 지나간다. 가장 많은걸 느꼈어야 하는 첫날인데 너무 훌쩍 가버렸네. 짧은 여행이니 부지런히 즐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