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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apan: Okinawa

오키나와 2 : 58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차에서 내리는데 갑자기 건너편 지붕에 독수리 오형제가 나타났다. 6명이던가..? 알고보면 옆 건물 공사하시는 분들이 잠시 앉아 쉬는 평범한 풍경이었지만, 구름 많고 강렬한 태양이 비추는 덕분에 실루엣 사진이 꽤나 그럴싸.

식당을 나온게 네시쯤, 다음으로 좌표 찍은 곳은 동키호테라는 별별 물건 편집샵(이라고 쓰고 잡동사니샵이라고 읽는다), 일본 전체적으로 여러군데 많고, 오키나와에는 대표적으로 나하시내에 있는데 북쪽방향으로 올라가는 중간에 큰 매장의 분점이 있다고 해서 그쪽을 택했다. (첫날은 북쪽에 있는 도시에서 자기로 하여 올라가는중이었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일본틱한 잡다한 물건들이 많아 이거저거 집다보니 들고간 바구니를 꽤나 많이 채웠다. 귀여운 과자나 유명 화장품들을 보이는대로 좀 담았는데 그간 쇼핑을 잘 못하여 괴로웠던 나의 외국여행 패턴에 비교하면 초반부터 굿. 어차피 할 쇼핑이라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재미나게 하는것도 중요하지.

추천품목이라는 몇개화장품, 스킨, 화장솜, 휴족시간, 니베아복숭아맛립밤 같은것과 방향제, 와사비맛 과자, 마리오오딧세이에그초콜릿(케릭터가 들어있음) 적색고구마타르트, 담배 등등을 샀다. 그리곤 계산을 하는데 5000엔이 넘어가니 점원이 택스프리를 하냐고 물어본다. 택스프리는 한 가게에서 일정금액 이상 사면 부가서비스 면제를 해주는 서비스인데, 그간은(10년이 넘게..) 그리 비싼 걸 산적이 없어서 해당사항이 없었었다. 처음 대상이 된것에 놀라워하며 그렇게 하자고 끄덕이니, 계산후 택스프리데스크로 가라고 손짓한다. 그 데스크에서는 내 영수증과 여권을 받더니 , 내가 산 물건을 전부 비닐봉지에담고 꽁꽁묶어 테이프를 붙이더니, 일본 출국 전까지 쓸수 없다고 고지한 각서에 서명을 받고 (여권비자에 영수증을 붙여놓고) 630엔정도를 현찰로 환급해줬다. 오호라 ㅎㅎㅎ 8%정도 되는 부가세를 환급해주는거라는데 , 한번 먹어볼려고 산 과자도 못먹는 격이 되었지만 뭐 삼일뒤에 맛보면 되지 , 괜히 뿌듯한 마음에 제출한 여권 안받은것도 까먹고 나가다가 직원이 쫓아나오고 -
덕분에 뭘 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나중에 캐리어에 담아가려면 체크인할때도 안뜯은 봉지채로 확인받아야된다는데 좀 귀찮기도 하고 ㅎㅎ

 

드라이빙이 좀 익숙해지자, 쭉 뻗은 도로의 한적함, 주변의 빛나는 초록풀들, 간결한 신호등체계,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드라이브하기에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8번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간단한 길이지만, 다른 해안도로들처럼 높낮이가 반복되는 지형이나 , 정체없이 바로 곁까지 들어찬 바다물을 따라 쭉뻗은 길로 시원스레 하는 운전이 -

오후 내내 길을 달려 북으로 올라갔다. 밝을 때 시작한 길이 조금씩 어두워졌다. 다음 목적지는 만좌모라는 곳. 이 오키나와 섬에서 가장 유명한 절벽 스폿이다. 절벽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코끼리 모양의 바위가 유명하고 , 그 절벽에 부딪히는 맑은 파도의 움직임이 인상적인 곳. 일몰을 보기위해 늦지 않게 서둘렀는데, 58국도는 일차선밖에 안되는 외길에 거북이차량이라도 하나 나타나면 추월할 방법이 없어 시간은 계속 가고, 걱정하는 사이에 사위는 어두워지는 중.

서울은 요새 일몰이 몇시일까. 위도가 낮은데 여기가 서울보단 좀 더 길진 않을까? 이런저런 사이에 도착하여 코끼리 바위로 부리나케 뛰어갔다.

아주 맑은 날은 아니라서 구름사이로 사라진 해는 어쩔수 없고 , 그럭저럭 이곳의 웅장함을 느낄만한 파도와 절벽뷰가 남아있었다. 어두워 식별도 되지 않는 얼굴로 인증샷을 남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예 져버린 해, 미련없이 돌아설정도로 이미 어두워져버렸다.

절벽도 날 좋을 때 봐야 몇배는 멋진데 , 석양도 아닌 것이 한창때도 아닌 것이 애매한 것이 좀 아쉽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