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여행계획을 처음 짤 때, 이곳저곳 도시들을 넣었다 뺐다 했지만 한 곳은 무조건 픽스였는데 그게 바로 이곳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다. 영화 아바타의 비주얼적 모티브가 되었다는 소문도 함께 크로아티아 내에서도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현지인들은 물론 유럽 각국에서 관광온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은 핫플이다.
나는 원래 대자연보다는 도시와 건축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인데 이건 뭐 취향의 문제가 아닌 의무사항에 가까운 것. 동선상으로도 내륙 한가운데 애매한 위치에 있었지만 이곳을 위해 온전한 하루를 할애했고 규모도 워낙 크고 붐비는 것으로 유명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하이킹을 준비했다. 날씨도 맑고 컨디션 굿
공원 입구쪽으로 가는 배가 있어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배를 올라탔다. 배에 올라탄 사람들은 하나같이 설레는 표정으로 잔잔한 호수를 가로지르는 조용하고 상쾌한 공기를 만끽했다. 즐거울 수밖에 없는 기분은 급기야 노래로 이어졌는데 그 동네 사람들은 다들 잘 아는 유명한 곡인지 그 작은 배 안에서 다들 박수로 장단을 맞춰가며 분위기를 띄웠다. 우린 멜로디도 처음 듣는 노래였는데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우리로 치면 돌아와요 부산항에 정도 되었을까? 우리도 부산의 섬에 놀러가면 그런 노래를 부를까? 그 곡은 플리트비체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곡이었을까? 어느나라 어떤 노래인지 이제와 궁금하다.
크고 작은 호수를 둘러싸고 여러 루트가 있었는데 우리는 대중적인 루트를 택했다. 선착장 기준 윗호수들 한바퀴. 아랫호수 한바퀴.
플리트비체는 요정의 숲이라는 별명도 있었는데 환타스틱한 색감 덕분이 이해될 법 했다. 투명한 수면 아래 에메랄드빛 호수의 반짝임과 초록풀들의 조화가.
명성답게 사람이 꽤 많고 코스도 제각각이라서 아주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며 둘러볼 만큼의 환경은 아니었다. 주변인들과 겹치지 않게 조심하며 둘러보고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호수의 규모가 아주 크고 멋진 곳이 많아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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