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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aiwan

대만 8 - 우리들만의 추억들

마지막 날 아침이다.

도착한 게 엊그제 같은데.. 아니 실제 엊그제였구나! 오랜동안 고대하였던 것 치고 너무나 짧은 여행이라 아쉽기가 그지없다.

마지막날이니 짐을 싸서 호텔에 맡기고 출국시간까지는 쇼핑을 좀 하기로

퇴실하는데 객실 초과 이용료가 붙었다. 주변 상점들 오픈 시간보다 퇴실해야하는 시간이 좀 이른 바람에 조금 늦게 체크아웃하고 그냥 프론트에 잘 뭉개면 어떨까라는 내 제안에 친구들이 동의하고 밀어 붙었지만 결과는 대실패. 오버차지 TWD 200$이 붙었다. 계산을 마치고 돌아서며 정산 하자는 친구들의 말에 내가 낼께 라고 생각했던 마음속 말은 바로 침묵으로. 안타깝다 이노무 밴댕이속!!

마지막 날은 특별한 계획도 없이 그저 거리를 쏘다녔던 것 같다. 전날 저녁에 비가 와서 적당히 씻어지고 습기찬 거리가 푹푹한 대만 특유의 날씨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었다.

휘황찬란한 가게들. 늘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특별한 골목이었던 모양이다. 근데 어디였는지 기억나질 않네😅

주로 숙소인 시먼띵 역 근처를 걸었던 것 같다. 우리 셋은 거리를 쏘다니며 각자 관심 있는 가게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나는 가져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주로 음악을 들으며 신이난 친구들을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

감각이란 건 참 신기하다. 기억을 살리고 순간을 살린다. 길거리에 중국어 더빙된 영화 소개가 흘러나오고 습기 가득한 공기와 약간 퀘퀘한 덜 정돈 된 냄새가 흩어질 때 귀에서 작게 흘러나오는 브콜의 보편적인 노래.마치 중국 대련으로 돌아 온 듯한 플래시 백 -


나는 여행 중 추억으로 슬픔으로 

당시를 생각해보면, 내게는 진양과 둘이 갔던 북경 여행이 일년밖에 지나질 않았던 시절이었다. 떨쳐내기는 커녕 가라앉지 않으면 다행인 때. 게다가 그 사건 이후로 남들은 모르는 아픔과 추억으로 투명링크처럼 묶어진 우리는 서로 입밖에 꺼내어 말하지 않아도 조용히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그녀를 추억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내게는 그 정점이 이 대만 여행이었던 것 같다. 중국에서 같이 살았던, 그리고 중국 여행을 같이 했던 그녀가 이 대만 여행에 꼭 함께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나는 지울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선물가게에 들렀다.

그때나 지금이나 예쁜 잡동사니(라고 하고 예쁜쓰레기라고 읽는다) 를 집어오는 건 똑같네

여행 후 돈이 남아 공항에서 남은 돈을 환전했다. 어찌나 알뜰하게도 애껴썼는지 공금이 다 남냐 ㅋㅋㅋ
그 환전하기 힘들다는 타이완 달러라 영업부 지인에게 또 부탁 할 순 없었고, 남은 지폐를 공항에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9월 14일 외환장 열리자마자 그리스 발 위기로 환율이 폭등)

밀크티 , 비아, 녹차쿠키 - 먹을 것만 잔뜩 사왔네 ㅋㅋㅋ

공항에서 헤어지기 전 유바바 사진을 끝으로 우리의 대만 여행 끗 -

여행이후로 식빵이는 이직을 하고 사과는 저축은행 대란에 휘말리며 각자 바쁘게 살아가느라 또 한참을 보지 못했지만, 이 며칠뿐인 작은 추억이 오랫동안 살아남아 기쁨을 주는 것은 십년뒤 여행기를 쓰는 지금까지 실감이 아주 잘 나는 중이다.

친구들아 즐거웠어!! 십년뒤에 또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