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에서 일일투어로 'The Great Ocean Road' 에 다녀왔다.
남반구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아랫면. 남극을 마주한 남태평양연안의 250km에 달하는 해안도로. 아침 8시에 출발해서 저녁 8시까지 종일 달려 겨우 한바퀴 도는, 해안도로중 세계에서 유일하게 Great를 붙인다는 곳.
멜번 근교에서 유명한 투어 2개 중 첫번째가 바로 이 그레이트오션로드이고, 두번째는 필립아일랜드의 펭귄퍼레이드인데 펭귄을 못 본 건 아쉽지만 멜번에 가서 그레이트오션로드를 못 보고 오는건 멜번을 헛여행한거라니까!
멜번 시내구경을 하루밖에 못해도 여기에 남은 하루를 투자하는 건 당연지사
멜번을 출발하여 해안으로 향하는 길. 언덕을 넘어 수직하강하듯 곧게 뻗은 숲길. 이건 뭐 롤러코스터 코스도 아니고..
한가로운 말도 보인다. 울타리도 안 만들어 놨던데, 땅도 넓은데 니구역 내구역 가릴 것도 없고-
이렇게 깨끗하고 푸른 바다에, 높은 파도, 그림같은 하늘이 있는 해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은 해마다 해운대에 100만 인파가 몰리는 한국에 사는 나로선 적응 안되는 시츄에이션.
드디어 그레이트오션로드의 하이라이트, '12사도 해상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예수의 12제자 이름을 따 ‘12사도(Twelve Apostles)’라고 이름붙은 바다 위 우뚝솟은 바위들. 본래 12개에서 파도에 침식되어 지금은 8개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위용은 여전하다.
아무리 기가막힌 전경이라고 떠들고 찍어봐도, 말로는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감동이 있다.
실제로 내 볼을 때리는 세찬 바람과, 귀를 멍멍하게 하는 파도의 울음소리 그리고 눈으로는 그 세세함을 미처 다 좇을 수조차 없는 자연의 위대한 조각품들을 마주하며 그 절벽을 직접 밟고 서 있는 그 순간 그레이트 오션로드는 나에게 하나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포트캠밸의 거친 해안은 해가 얼마만큼의 얼굴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바다에 반사되는 빛깔과 절벽에 나타나는 색깔이 시시각각 바뀌었다.
아침의 따듯한 햇빛, 눈이부신 오후의 시원스런 광선, 저녁의 나른한 붉은 노을. 어느 계절 어느 시간에 서 있어도 놀라운 풍경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선물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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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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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언니 다음편도 빨리... >.< 한가로운 말들이 참 부럽다
2010.08.02 08:36 답글쓰기 삭제 -
김민지
어스트리아는 무조건 좌측통행인가요?
2010.08.02 08:42 답글쓰기 삭제 -
신지선
아 할아버지 멋진 포스^^ 나 멜번 헛여행 ㅜㅜ 못가봤어요~~ 멋진 사진에서 온기가 느껴져 흐흐 좋다^^
2010.08.02 22:52 답글쓰기 삭제 -
윤일로
완전 동화 속 할아버지! 계속 몰카찍다 요거 하나 건지고 득템ㅋ
2010.08.03 21:1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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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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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ㅎㅎㅎㅎㅎㅎㅎ그대가 자유만끽하던 저 데크는 스아실 갈매기 응가로 뒤덮혀있잖수ㅋㅋㅋㅋㅋ
2010.08.03 18:51 답글쓰기 삭제 -
윤일로
헉, 그런 비밀을 ㅋㅋㅋㅋㅋㅋㅋ
2010.08.03 21:1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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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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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아
나도요기또!꼭!가고시퍼용 ㅋㅋㅋㅋ
2010.08.06 10:07 답글쓰기 삭제 -
김신영
아 근데....나 사실은 한 때 엄청 잘 나가던 코알라였다고....얼굴 좀 시니컬 해졌다고...비슷해진으로 전락하다니;;;
2010.08.09 22:25 답글쓰기 삭제 -
혜진
오,,, 저 절벽, 해변가, 다 너무 멋있다~~
2010.08.10 16:47 답글쓰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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