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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Portugal

포르투갈 15 - 포르투 : 무리뉴냐 호날두냐 FC포르투 경기장 투어

여행 일곱째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과연 날이 밝은 건지 의심이 될만큼 희끄무레하였다. 어제밤에도 이 도시는 쨍하게 밝지 않았다. 

 

어젯밤 포르투에 들어올 때는 눈발이 희미하게 날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이 도시의 이미지가 원래 햇볕 쨍한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낭만이란 운치는 비와 더 잘 어울리는 법이니

창문 앞에 달라붙어 풍경을 살펴보니 희끄무레한 가운데 도시가 그럭저럭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좋은 시티뷰를 갖고있는데도 뭔가 아쉬운 듯한 느낌은 이 숙소의 전망이 생각보다 좀 멀기 때문이다.

그래도 날이 점점 개어 다행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걷히는 안개에 맞춰 사진도 계속 늘어나는 중 ㅋㅋㅋ

모던 갬성의 로비를 건너 체크아웃을 하고 차에 탑승했다. 부지런한 남편이 오늘 아침8시에 내려가 차를 다시 바꿔 대면서 주차정산을 완료해놓은 덕분에 바로 출발

오늘의 첫 일정은 FC포르투 투어다. 포르투를 연고로 한 축구팀인데 포르투갈 내에서는 국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팀이자 그 유명한 잘생긴 무리뉴 감독이 있었던 곳 ㅋㅋㅋ

포르투갈에 간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역시 그것이었다

" 우왓! 호날두 보러 가나! "

그러나 예약을 하고 출발을 몇달 앞 둔 어느 여름 날, 날두형이 날강도가 된 사건이 벌어졌지. 그 이후론  "호"로 운을 떼기 시작했다가도 "무리뉴의 나라에 가는구나" 라고 하나같이 바꾸어 불렀더랬다.  

(그러고 보면 해외여행지에 대해서 [국가 = 축구선수]로 기억하는 이들이 꼭 있었다. 그들은 프랑스에 갈때, 아 음바페는 보았나? 라고 말하거나, 크로아티아에 간다하니 모드리치는 잘 있지? 라고 되묻곤 했다. )

이미지 https://cafe.naver.com/jinsscompany/1535

투어 시간에 맞추어 아침나절 느긋하게 도시 동쪽에 높게 자리한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 이름은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 (ESTADIO DO DRAGAO).

어제 브라가에 갈때도 지나쳐갔던 곳이다. 포르투의 거리는 마치 신호없는 고속도로가 가로지르듯 순환도로가 빠른속도로 물결처럼 흘러가는 기분이다. 어제 그 물결사이에서 빠르게 지나쳐갔던 이 경기장의 외관(흰색 둥지 모양)이 유독 눈에 띄었다. 어딜가나 경기장은 그 사이즈 때문에 감탄을 자아낸다. 건축과 공간이란 사이즈에서 압도되는 것은 일차적이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멀고먼 인증샷

경기장에 도착하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왔다. 막상 입구에 도착하니 경기장의 전체뷰를 사진 찍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그런대로 멀찍이 떨어져서 한장 찍어본다. 

로비에 들어서니 이런 해괴망측한 벌레가 천장에 달라붙어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트로피로 장식한 무늬들이다. 이거 창의적이지만 좀 기괴한데ㅎㅎ 나만 그런가

이 경기장은 가이드가 붙는 투어 형식으로만 구경이 가는하다고 하여 시간을 예약하고 십분 정도 기다린 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앱에 연결하는 오디오 가이드도 추가로 하나 신청!

드디어 입장! 두둥 ㅋㅋㅋㅋ 짜여진 동선대로 졸졸졸 얌전히 따라갑니다 

 

 

 

경기장을 배경으로 챔스리그 우승컵(짝퉁: 진짜는 박물관에) 앞에서 단독샷 사진 찍기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돈주고 기념샷 구매하는 호갱이 될수는 없으니 살짝쿵 옆에서 따로 사진을 찍어본다.

유럽 축구장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이다.

처음 갔던건 2010년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 홈구장 캄프 누 (Camp Nou Stadium) 

2018년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 (Stamford Bridge Stadium)

그리고 올해 이곳!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포르투 홈구장 에스타디우 두 드라가오!!  (ESTADIO DO DRAGAO)

영국에서는 실제 경기를 관람했고, 나머지 두곳은 투어만 참가하여 경기장을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축빠도 아닌 내가 리그마다 유럽 구장을 세군데 째 들르다니 (경기도 포함!!) 놀랄 일이기도 하나, 사실 스포츠와 숨쉬는 유럽인들에게 스포츠구단 관광거리는 죽은 역사보다 산 역사와 같은 라이브함이 있어 좋긴 하다. 

게다가 내게는 축빠짝꿍이 있지 않은가! ㅎㅎㅎ 누군가에게 큰 기쁨인 걸 옆에서 지켜보는 즐거움도 무시하지 못하지. 내가 즐거운 것과는 또다른 큰 기쁨이다.    

게다가 넓직한 사이즈, 눈이 부실만큼 새파란 잔디, 기세에 압도당할만큼 많은 관람 좌석을 보면 마음이 탁 트이고 마음이 두근두근해져 오는 사실! 

우리의 가이드 남. 건장한 체격이 운동 깨나 했을 법한 뽄새일세

타일조차도 귀욥네. 축배를 들고 있는 모양

연달아 안내받은 곳은 프레지던트 룸이다. 대통령이 와서 관람할 때를 대비한 특별석. 그러나 대통령보단 투어객들이 훨씬 많이 앉았다 갈듯? ㅋㅋㅋㅋ

그러나 대통령의 기분이 되어보는 것을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지.

경기장마다 독특한 지붕을 갖고 있는데, 이 지붕은 상암 축구장의 방패연과도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

지하일층엔 각종 사진과

미디어룸

버스(?)도 전시되어있다.

락커룸이나

앰블렘 정도는 귀여운 수준 ㅋㅋ

드디어 이 앞에 섰다!! 경기장으로 출격하는 그 순간을 느껴볼 수 있는 곳!

감독 의자에도 앉아보자

이렇게 덕아웃(?)을 끝으로 경기장을 다 둘러보고 나온 뒤에는, 옆에 붙어있는 박물관에 입장하였다. 

포르투 박물관은 장엄한 음악이 흐르고, 챔스컵을 필두로 수많은 전설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빅이어(양쪽에 귀처럼 손잡이가 달린 챔피언스리그 컵의 애칭)가 있으니 이런뮤지엄도 만든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무엇이 되었든 정점을 찍는다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챔스리그는
유럽 축구 연맹(UEFA)이 주관하는 축구 대회로, 유럽 각국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클럽들이 모여 유럽 최강의 축구 클럽을 결정하는 대회이다. 유럽은 세계 축구의 중심이며, FIFA 클럽 월드컵은 아직 역사가 짧고 권위가 부족하므로 실질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클럽 축구 대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츠 중에서 축구가 가장 인기가 많은 유럽에서는 챔피언스 리그의 위상이 가히 하늘을 찌른다. - 나무위키
고 합니다 ㅋㅋㅋ

이것이 진퉁 챔스컵! 이거 하나 딸라고 정말 얼마나 많은 선수들과 관중들(?)이 피땀 쏟아붓는지 생각하면 보기도 전에 벌써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무리뉴와 인증 샷 ㅋㅋㅋ

FC포르투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무리뉴 하나만 겨우 알아보았다. 내가 아는 사람은 비록 별로 없지만 그에게는 의미가 크길 바랬다.

단체투어로 경기장을 돌고, 개별로 뮤지엄을 도는 동안 단체객들은 역시 대부분 남자들. 고작 합성일 뿐인 사진에도 익살스런 표정 대기중인 그들은 그저 신난 고딩무리와도 다를바가 없었다. 유럽의 수많은 천재 예술작가들 만큼이나 현재진행형인 리빙레전드들과 함께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쏘냐. 오예, 신나는 경기장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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