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개를 보고는 재밌겠다 기회가 되면 봐야지 생각만 했었는데, 근데 영화 내용이 이렇게나 상상이상일줄은 ㅎㅎ
할리우드- 메이저 대작이나 몇몇 한국 대중 영화들을 제외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영화를 고르다보면, 이런 요상한 분위기의 영화이 걸려들고 만다. 그러나 콜미가 주었던 만족감 때문인지 작은 영화에 기대감이 부쩍 생긴건 사실이다.
영화는 내 예상보다도 표현이 훨씬 적나라했고, 편집을 굳이 섬세하게 분초로 비중을 나눠서 하지 않아도 충분한 느낌을 뭉텅이로 전달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그런 느낌. 세련된 거장의 은유와 편집이라기보다, 초보이고 거칠지언정 풍푸한 감정과 영상을 캐치하는데 집중하는 신진감독의 패기가 엿보이는 그런 느낌이랄까. 개연성이나 장면별 비중이 타이트하게 짜여져있진 않지만, 보고나면 감정이 충만하여 뿌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것. 그에 비하면 예전에 봤던 "더스퀘어"는 훨씬 더 정밀한 기준으로 컷들의 순서나 비중이나 편집이 다듬어지고, 아까워도 불필요한 장면은 쳐내고 지루해도 필요한 장면은 더 얹어진 그런 영화적 기법으로 무장한 기분이었다.
뭐니해도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톰아저씨가 쓱쓱 그려내는 그림이다. 그 담긴 그림들이 굉장히 쇼킹하지만, 그 연필선만큼은 너무나도 클래식한 그 무언가! 보는 사람에게 절로 연필과 도화지를 꺼내게 만드는 그런 마력을 지닌 작품이다.그것도 요새 나오는 흔한 미술가 소재의 영화처럼 그림만 살짝 보여주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장면, 그 연필끝, 손 끝, 그림의 선들을 내내 비추어주는 것. 도화지를 쓸고 지나가는 연필의 소리를 담아내는 것. 그런것들이 굉장히 좋았다. 물론, 브랜드가치로서 그가 어떻게 그렇게 폭발적인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지 그 스토리도 매우 흥미로웠고, 실화인점은 그 감동을 더했다. 이쪽 세계에서는 아주 상징적인, 핀란드에서는 무민보다도 유명하다는 그를 이렇게 알게된 것도 재미있었고. 만족!!
이제 그림그리러 가야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