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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안녕 시모키타자와

 

 

요시모토 바나나라니,

그녀의 마지막 소설을 십년도 더 전에 읽은 것 같다.

 

아마도 연휴를 앞두고 지원언니가 이렇게 건네주지 않았으면

향후 10년간 또 읽을 일이 없었을지도 모르지.

 

일본작가 , 그것도 특히 여성작가의 소설은

내게 약간의 편견이 있는 건 사실이다.

 

너무 섬세하여 보편적이지 않은 느낌.

너무 울준비가 되어있는 느낌?

 

 

하지만 이번엔

'어머 제목 글씨체가 이쁘네' 정도로 쉽게 집어서

연휴 첫날 오후 조용한 집 소파에 앉아 눈물 찔끔 흘릴만큼의 공감을 얻었다.

더이상 일본여류작가 편견따위의 벽을 쳐놓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미안했다.

 

 

 

* 아빠가 그렇게 죽어 장례를 치른 후에도 우리의 놀람은 가시지 않았고. 아빠가 이제는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는데 긴 시간이 걸렸다. 아빠가 이런 요염함에 속아넘어가다니...

엄마에게는 아빠를 집으로 되부를만한 흡입력이 없었던 것이리라. 그렇게 압도적으로 유혹적인 여자가 잡아당기는 힘을 물리칠만한 힘이 우리에게는 없었다.

 

* 가끔 모든 것을 잊은 것처럼 밝은 시간이 있다 해도 그 밑바닥에는 언제나 그 그림자가 너울거렸다  그것까지 모두 껴안고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란걸 우리는 이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 일상이란 그런 때에도 유지되어야하고 또 어떻게든 유지된다.

 

 

 

아빠를 잃은 요시에와 , 남편을 잃은 요시에의 엄마가

원래 살던 집을 떠나 시모키타자와라는 동네에 방을 얻고

아빠가 떠난 일상을 조금씩 겪어나간다.

 

 

원래 살던 동네와 대비되어

시모키타자와라는 동네가 주는 위안이

아빠를 잃은 후 요시에가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일하는 공간, 레리앙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주는 위안이 

엄마가 갑자기 얹혀 살아서 다소 짜증이 났음에도  같이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그 작은 방이

위안이 된다.

 

새로운 공기과 새로운 공간과 그 곳을 채우는 새로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

공간이 주는 위로에 대한 이야기이다.

 

갑작스럽게 아빠가 떠나기까지의 일이 너무 무섭고 이상해서

그 뒤에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절망스럽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랑했던 사람에게 단한마디 물어볼 수 없는

떠난 후의 답답함이 가장 절망스러웠다.

 

 

* 나는 아빠와 부녀간이라서 얄밉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새벽녘같은 쓸쓸한 길을 혼자서 성큼성큼 가버렸다고 안타까워했을 뿐이다. 나는 아빠 잃은 슬픔 밖에 모른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 잃은 내 기분을 모른다 엄마의 진짜 마음은 엄마밖에 알지 못한다

 

 

* 지금 엄마는 의미가 없는 일을 하고 싶어. 엄마가 다 큰 어른이란걸 잊고 싶다고.

이대로라면 인생은 반듯하게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거짓 가르침에 질 것 같아

 

누군가를 잃은 슬픔은 각각에게 고유한 것이다.

누구도 그 둘간의 느낌과 크기를 재단하거나 강요하거나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유한 감정을 해소해가는 방법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사실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많은 경험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많은 굴곡이 있다고 해서

단한멍울의 감정이라도 허투루 볼수는 없다. 상처받은 모두는 고유하게 위로받고 보듬어져야 한다.

 

 

 

 

* 엄마는 결혼에서 가장 좋았던 점이 바로 그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늘 말했다. "세상에는 별거 아닌 일을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의외로 많지 않거든"이라며

 

* "지금은 먼지 하나 일지 않게 조심조심 움직일수 밖에 없는 때야  조심조심 숨죽이고. 크게 움직이면 목숨이 축나"  이럴때 묘하게 설득력 있는 말을 하는 것이 엄마의 특징이었다

 

* 엄마는 어린시절과 똑같이 매정하게 나를 외면한 채 말했다 엄마는 감동적인 장면에서는 쑥스러움을 넘어 매몰차게 구는 이상한 습관이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그 성격에 관해 아빠랑 종종 얘기하곤 했다

 

그리고 뒤이어 모녀의 이야기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도 굳이 찾아 읽지 않았던 건.

제목부터 너무 적나라해서 감정을 쏟기 부담스러웠기 때문인데

여기서 이렇게 갑작스레 만날 줄 몰랐다.

 

하지만 다행인건 상처 입었지만엄마가 꿋꿋했고, 나에게도 그 꿋꿋한 행보가 웃음이 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무적의 마더상을 그려내는 갑갑한 시대속에 

인간적인 엄마의 모습 역시 마음에 들었다.

 

* 섬약해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그 말투에서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 우선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짐을 더는게 가장 중요해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것보다.

 

* 의식이란 생각 외로 중요한 거더라고.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또 매듭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세태가 세태이니만큼

마침 시의성도 적절했다고 할까.

 

생각지도 않은 부분에도, 생각지도 않은 타이밍에 이 책으로 위로를 받았다. 고맙게도.

 

 

 


안녕 시모키타자와

저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1-08-1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もしもし 이 거리에서, 나는 점점 솔직해져 간다 사람과 거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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