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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언어의 배반

1. 양비/양시론


양비론이나 양시론은 매우 관용적이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통합을 지향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 실제로 승부가 나거나 해결이 된 것은 아닙니다.간단히 말하자면 싸움을 그만하라는 말입니다. 특히 양비론은 양자가 모두 잘못했으니 자기주장을 그만 내려놓고 타협하라고 말할 때 주로 쓰입니다. 겉으로는 공평성과 균형감각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


..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변화를 원하는 쪽이나 권력에 도전하는 측에서는 양비론을 잘 내세우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양비론은 결과적으로 기득권에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양비론은 도전 세력이 던지는 변화의 당위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결국 양비론은 비판자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기존 권력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양시론은 어떨까요? 양자 모두 옳다고 주장하니 양비론과는 다르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둘다 옳으니 둘 모두를 살려서 타협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변화의 가능성이 양비론보다는 조금 더 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현 권력자나 기득권자의 의도대로 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지금도 옳은데 구태여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면서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주장을 뒤집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양비론과 양시론을 비판할 떄 등장하는 방어무기는 흑백논리라고 되받아치는 것입니다. 타협을 할 때 하더라도 일단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인데도 이를 두고 흑백논리라고 밀어붙이는 일이 주변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또는 너무 따지기를 좋아하는 싸움꾼이라는 오해를 받기 쉽습니다. 한국에서는 잘잘못을 따지는 사람들을 성가시게 여기고 좋아하지 않습니다.

 


2. 절대평화론과 정의전쟁론


절대평화론: 전쟁은 무조건 나쁘다고 결론, 평화적 저항
정의전쟁론: 십자군전쟁.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자하드(=정의로운 전쟁)
 전제:  선전포고/외교후최후수단/정당한이유/올바른의도/적절한수단/민간인공격금지/정당한목표

 

 

 

3. 경험 (소위 해본사람)

 

일말의 진정성이 있다 하더라도 성공한 위치, 가진자의 위치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다가서는 건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과거에 그랬었다는 경험을 말하는 것은 심하게 보면 놀리는 것으로 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설픈 위로나 이해한다는 말은 안 한 만 못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더 오해할라치면 자기는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만큼 성공했다는 거드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전문가는 내 결정에 도움을 주는 위치에 불과합니다. 내가 해봐서 안다고 하는 것은 애정어린 충고이기보다는 월권일 수 있습니다. 우주에 똑같은 경험과 똑같은 인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겸손하게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번째로 이 표현에는 냉소가 담겨있습니다. 나도 한때 라든가 내가 해봐서 라는 말은 현재는 그 일을 하지 않고 있을 때 쓰는 표현입니다. 또한 자기가 해보니 별 볼일 없었다고 말하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


정말 문제는 우월적 냉소입니다.

"너는 순진해서 더 나은 세상을 꿈꾸지만 소용없다. 사람사는 세상은 다 이런 것이다. 운명적 사랑을 꿈꾸는가 웃기지마 세상에 영원한 사랑은 없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우월적 냉소입니다.

 

 

꽤 오래간,

이 책을 두었다 접었다 두었다 접었다 하며서도 끝내 다 읽었다.

캐주얼한 사이즈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비해 전달방식이 아주 잘 정돈되고 세련되어

글을 읽으면서, 좋은 글을 읽는 재미가 난다고 할까.

 

특히 나 처럼

정확한 의사전달 및 언어의 구사 형식에 있어 민감한 사람들.

어떤 사람이 이렇다 하고 말하면 그 말을 곧이 곧대로보다는 굳이 비꼬아서 듣는 청개구리과들.

이런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팁이 많이 들어있다. 

 

그리고 뭔가 불합리 하긴 하지만, 콕집어 뭔지 잘 모르겠는 그런 문제들에

나 대신 시원하게 쏴주는 그런 느낌.

(노전대통령 관련 한동대 총학이 쓴 글에 대한 한동대교수님의 답글이 지대였음)

 

글이나 말의 구사에 욕심이 있지만,

글이든 말이든 쓰면 쓸수록  

자꾸 내가 쓰는 한쪽 방식으로만 글이 써지는게

급기야 오그라들 지경에 이르른 안타까운 요새.

한번쯤 이런 글을 필사하며 대리만족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

 

 

 

 


 

 

 


언어의 배반

저자
김준형, 윤상헌 지음
출판사
뜨인돌 | 2013-06-1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언어학자와 정치학자가 말하는 권력에 중독된 언어 이야기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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