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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경주여행6:

 

경주여행의 마무리는 

역시 석굴암과 불국사로 !

 

 

 

석굴암은 초딩 때 가족들과 함께 갔었다.

 

그 석굴암 부처님 이마 가운데 번쩍이는 보석이

일출빛에 환상적이라는 소문에

새벽부터 아빠에게 깨움당해서 토함산을 토하듯 올라간 기억이 있다.

 

 

 

 

석굴암 밖에 나란히 놓여있던

각국 언어버전 기왓장

 

멋지게 예쁘게 쓰지 않아도

조곤조곤 써넣은 글씨가 예쁘다

 

중국어도 완벽히 못하면서

이럴때면 꼭 외국어 욕심이 난다. 헹

 

 

 

▼ 연두빛에 색감 고운 양산들.

진작 모자를 사지 않았다면 하나 사서 썼을지도.

 

 

이어서 불국사

 

 

 

 

불국사는 어렸을 적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느끼는 감동은 어렸을 때와는 많이 달랐다.

 

왜 불국사가 그토록 칭송받는지

그 멋이 무엇인지

애써 책자를 찾아읽지 않아도 분위기로 느껴졌다.

 

여행지를 다니면서 느끼는 바도

나이듦에 따라

경험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입구를 통과해 경내로 들어섰다.

 

다보탑과 석가탑

불국사를 대표하는 두 탑 앞에는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게다가 한 프레임에 탑을 다 담기는 쉽지 않아 뒤로뒤로 물러나며 사진 구도를 잡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삼각대에 보기에도 무거운 카메라를 얹고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일단 그 근처에 가서 비슷한 구도를 취해보려 했더니

그 아저씨가 웃으며 내게 말을 걸었다.

 

 

"아가씨 다보탑을 찍을 때 왼쪽 오른쪽 처마를 같이 앵글에 넣어줘봐. 그러면 탑이 훨씬 살아날거야"

 

 

오, 이건 흡사 비네팅 효과? 

(싸이식으로는 로모효과라고도 함)

 

아저씨에게 프라이드 넘치는 짧은 강의도 듣고,

사진 강좌 파일 보내준다는 말에 명함까지 받아들었는데

역시 또 돌아와선 연락드리지까진 못한 이야기.

 

▲ 그리고 아저씨가 야심차게 찍어준 우리 둘 사진.

음. 땅이 좀 많이 나온 것 같기도 하고? ㅎㅎ

 


  


 


▼ 1박2일에도 소개된적이 있는데, 

경주에는 '역사문화탐방 스탬프 투어'라는 게 있다. 


워낙 많은 유적지가 있어서 누군가가 생각해냈을 작은 아이디어 


▲ 경주관광지도에 이렇게 스탬프투어 판이 있다.


확실히 관광문화는 만들기 나름이다

시대의 트렌드를 적절하게 읽어낸 수작.

무엇보다 도장이 완전 디테일이 살아있다. 


못찍은 나머지 스탬프 포인트들이 어떤 예쁜 도장을 가졌을지. 궁금해 참을수가 없어 

이걸 한번 정말 가? 라고 고민하게 만드는 좋은 머리, 뛰어난 손재주.


▲ 위에건 천마총, 아래건 석굴암.


 

 

짧은 시간이지만 경주를 여행하면서 문득

옛날 물건이라는 건 얼마만큼의 의미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루한 닳아빠진 허리띠가 

새끈하게 빠진 멀티플렉스 몰 앞에서 얼마나 버텨낼 수 있나

고고학자가 아니고서야
문화적 의미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공감할 수 없다면 (즉 배경지식이 없다면)

그냥 옛것을 존중하자는 의미의 전통지키기는 아닌가

우리것만이 유구하고 대단하다는 역사는 

여느 보수 역사들처럼 프라이드를 심어주기 위해 학습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래서 난 옛것이 그 모습 그대로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적 자극을 주는 게 아니면 크게 감동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좀 더 집착했던 것 같다. 스케일 혹은 정교함, 혹은 이색적인 장면에. 


그러나 한편으로 자극적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그게 바로 더 높이 더 작게 더 비싸게를 만드는 악한 동력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때려부수고 새로 짓게 하는 동력이 될테니.



아직도

특정 공간에서 느끼는 묘한 기운찬 감동은 내게 유효하다.

앞으론 그 감동의 면면 역시 좀더 디테일하게 확인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예쁜 폴라로이드 모음으로 

경주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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