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이 짙은 가을에 갔음에도,
이상하게 사진에 차가운 톤이 비친다.
특히 야경사진은 더한 느낌.
분명 몸을 감싼 바람은 따뜻했는데 ㅎㅎ
저녁을 먹고 나오니 어둑해져 있던 거리.
천마총 담을 따라 안압지로 발을 옮겼다.
안압지에 가기 전에
넓게 펼쳐진 연꽃밭이 먼저 우릴 반겼는데
연꽃 사이 어둑한 길로 연인들이 몸을 숨긴(?)
나름 데이트코스인 듯 했으나
박갱님 말에 따르면 '환공포증' 공황장애자는
견딜수 없을 것 같은 무서운곳.
분명히 장관이긴 한데,
무섭다 ㅋㅋㅋㅋㅋ
안압지는 왕과 귀족들을 위한 정원이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정원의 자태와
고요한 물에 데칼코마니처럼 투명하게 비치는 모습이 유명하다.
조명도 예쁘게 많이 해놔서
야경으로 보는게 진국이라는데,
왠지 낮에 올 걸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든다.
조명 가득한 광경이 충분히 화려하긴 하지만,
약간 인위적인 기분이 들어서.
따뜻한 아침이나 저녁 노을처럼
자연광이 그윽할 때 담는 안압지가 훨씬 고풍스러울 것 같은 기대.
인위적 느낌을 좀 지우려
핀트 날려본 처마샷
데칼코마니의 정석
우유니 소금사막이 부럽지 않다 크큭
급작스럽게 내려온데다
짧은 1박2일이지만
그만큼 꾸며지지 않아서 그런가
나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여행 스타일을 알것 같은 느낌이다.
요번 여행에서 확실히 안건
새로운 지리를 알아가는 것이 즐겁다는 것.
사투리에 대한 정겨움.
혼자있는 시간과 조용한 공간.
아직 10시 50분. 많이 남은 밤.
언제든 다시 올수도 있는 곳이라서
못 보고 가는 관광지에 대한 미련이 크지 않다는 것도 국내여행의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