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안 계셨던 날
아침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집은 너무나 고요했다.
이대로 내가 가만히 있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채 시간은 계속 흐를 것 같았다.
내가 몸을 일으켜 일어날 이유가 없었다면 그냥 그대로 계속 앉아있었을 것이다.
문득
아무도 누구의 신경도 필요도 받지 않는 세상의 누군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외로움에 맞서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무서움이 밀려왔다.
여태껏 혼자 살아보지 않은 나는 상상도 해본적 없는 두려움.
현관을 나서면서 변함없이 분주한 아침길거리 모습에 조금 마음이 놓였다.
내 마음의 두려움만이 컸을 뿐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는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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