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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리치몬드에서 빵 배우는 여자 2

리치몬드에서 빵굽는 여자 1탄만 하고 딱히 욕심이 없었는데, 날이가면 갈수록 신기한 비주얼들이 속속 등장하시는 바람에 업뎃을 안할수가 없었다. 내 인생 생뚱맞은 경험이니만큼, 흔히 못보던, 사진을 부르는 장면들 대거 출연.

첫날 모카파운드와 오트밀 쿠키 이후에 지난 토요일까지 세번의 수업이 있었다. 아직까지 전출입니다! 힛

 

 # 두번째날 -  블루베리머핀과 녹차사브레

친절하게 레시피를 차근히 공개하기엔 난 너무 게으른 수강생일 뿐이고.

필수 중간샷도 없을 뿐더러 내가 좋아하는 비주얼만 찍었으므로 그냥 사진 위주로만 늘어놓기.

 

 녹차가루와 박력분을 섞어서 재료와 섞어주기전에 이렇게 곱게 체를 친다. 오 신기해 신기해.

 짤주머니로 머핀 채우는 카리스마 사부님

베이킹컵에 머핀반죽을 채우는 요령은, 호가든 컵에 거품을 살려 맥주를 따르는 기술과 매우 비슷하다.  (여기서 뭔가 느낌이 오는 당신은 주당이다 큭큭)

녹차사브레, 녹차디아망 - 바깥에 다이아몬드같은 설탕이 박혀 있는 녹차쿠키. 얼려놓은 반죽몸통에 설탕옷을 입히는 과정

 그리고 팬닝  - 동그랗게 하려는 욕심은 애초에 버렸다. 팬닝은 간격을 비슷하게 맞춰 늘어놔주는게 핵심.

녹차가루에 욕심 냈더니 약간은 씁쓸한 맛이 났지만, 그래도 만든 것 중 가장 그럴싸했던 녹차사브레. 사랑해 마지않는 듕귁의 天福(티엔푸) 녹차쿠키와 맛이 비슷하다!

 그리고 빛 받아 너무 예쁜 갓 구운 머핀들. 아우 요걸 어떻게 먹어~!

여성미돋는 빵굽는녀자 인증샷 ㅋㅋㅋ

 

#셋째날 - 야채롤

 

 

 

드디어 등장한 김탁구표 발효반죽 (그 드라마 엄청 좋아했던 거 완전 티남)

저 동글동글한 반죽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빼면 아래서부터 다시 차오르고, 또 옆면을 잡고 뜯어보면 거미줄처럼 볼에 달라붙는 상태가 잘된 발효반죽이랍니다. 화면으로만 보던 그 빵 반죽을 눈으로 보니 역시 그저 신기.

그동안 썼던 계란, 밀가루, 버터 뭐 이런 재료가 아니라 이스트가 들어가 저절로 부풀어 오르는 발효반죽덩이는 정말 살아있는 생명체같다. (사실 효모가 뜨거운 오븐에서 사라지기 전에는 활동을 하느라 빵을 부풀리는 것이므로 엄밀히 말하면 생명체가 맞긴하다) 옆의 친구들이랑 반죽이 개불 같다느니, 아메바 같다느니 재잘거리고 놀았지만 문득 살아 있는 걸 먹고 사는 우리들 사람이라는게 갑자기 실감이 났다. 생뚱맞나?

반죽을 밀대로 잘 펴주고

야채를 얹은 반죽덩이를 끝에서부터 돌돌 만다.

밀가루의 탄성을 이용하여 터지지 않게 땡기면서 마는 게 핵심

그리고 위용돋는 빵칼(!)로 쓱쓱 잘라서

베이킹 컵에 옆면을 위로 넣어서 2차발효에 들어간다.

짤주머니 끝을 쬐그맣게 잘라서 마요네즈를 곱게 뿌려준 뒤 오븐에 투입!

짠! 촌스러운 야채빵 완성.

이날은 참석률이 저조하여 야채빵을 열두개나 챙겨왔는데, 빵은 당일에 먹어야 한다는 말에 orz (내가 다 먹었..)

구운 빵이 월욜까지 살아남아 사무실에 인증받게 가져갈 날은 언제쯤 올련지...

 

 

넷째날 - 슈 & 에클레어

슈를 만들 땐 크게 1. 슈 과자  2. 슈 크림 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불을 이용한 끓이는 과정 및 빠른 손놀림(재빠르게 식힌다, 굳기전에 재빠르게 섞는다 등) 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진은 없다. (읭?)

 

▼ 그래서 바로 슈 과자 구운 사진 ㅋㅋㅋ

리치몬드에 가면 왕슈가 하나에 2천원인데, 위에 있는 빵 다 하면 도대체 얼마냐. 한 오만원어치 되냐.

행복합니다. 하하

사랑스러운 슈 샷을 푸딩카메라로 찍어봤다. 학원에 빵 만드는 메인 테이블이 짙은 파란색 대리석이라서 자꾸 식감 떨어지는 퍼런 샷이 나오기 일쑤라 어떻게든 예쁜 사진을 찍어보려는 노력.

슈 과자를 굽고 나면 저 깔대기처럼 생긴 도구로 밑면에 구멍을 폭 뚫어주고, 짤주머니를 이용하여 슈크림을 채운다. 구멍을 뚫을 땐 신기하게 안이 텅 비어 있어 가벼운데, 크림을 채우면 꽤나 묵직해져 크림 채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에클레어(길쭉한 모양 슈)는 생크림딸기로 꾸몄는데, 먹음직스럽긴 하나 날름거리는 혓바닥같아 초큼 무섭  ㅋ

선생님이 시식용으로 만들어주신, 초코슈크림초콜릿 코팅한 에클레어.  비주얼 위너 !

난 별 생각 없을 땐,  휴게소 호두과자처럼 슈과자는 기계로 구워 슈크림이 자동으로 채워져 나오는 줄 알았더랬다. 이렇게 하나하나 손이 가는줄 알았으면 전소 말대로 앞으로는 슈크림 먹을때 절 한번씩 하고 먹어야 했거늘.

 

2,3,4차 수업

사진만 늘어놔도 사랑스러운 아이들.

일찍 일어나는 토요일 아침이 괴롭기보다는 매주 너무 설레고 즐겁다. 잇힝 리치몬드 최고에염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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