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즐기는 여름도, 눈이 소복히 쌓이는 설경도 아닌, 10월의 짧은 가을여행.
모스크바에서부터 상트, 헬싱키, 탈린까지 아름다운 가을을 만났는데
탈린은 가히 그 가을여행의 종결자라 말할 수 있다.
이하 사진,
다른 말이 필요없다.
핸드메이드 브레드, 핸드메이드 간판
적당히 때가 묻은 벽의 고풍스러움.
주황색 예쁜 지붕 색깔. 그리고 더 예쁜 흙의 색깔
가지각색 나뭇잎의 흔들림이 장엄하던 것.
인형의 집
공중에 떠 있는 다영이의 발
어떻게 찍어도 이색적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경험
#
고작 일주일뿐인 여행으로는 여행지의 사람도, 인심도, 문화도 깊히 알기 어렵다.
도시의 풍경과 분위기만 감지하고 오는 게 고작인 한계가 있다.
사실은
도시전체가 세계문화유산 지정이라는 탈린구시가에 들어서면서
유럽특유의 돌바닥, 건물모양, 높이, 문틀- 아~ 이런느낌? 응, 알겠어. OK 접수.
재수없게도 약간 이러했다.
'에스토니아'라는 , 여행을 떠나기 두달전만 해도 동유럽인지 중앙아시아인지 발트3국인지 관심도 이해도 없던 내가 이 나라에 1시간도 채 안 있었는데 다 알겠다는 것 마냥.
유럽의 풍경들이 처음에는 생소하고 이국적이어서 홀딱 홀렸었는데, 이제 내 눈이 어느 정도는 적응을 한 것일 게다. 나의 몇년짜리 그 알량한 견문 속에 이 나라의 비슷한 양식들을 찾아서 분류화시키고 있었다. 각 나라의 특색과 문화를 깊이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 단순히 '못 보았던 광경'만을 찾기 위한 여행이라면 지금 나의 여행 빈도는 포화상태. 그리움이 부를 때 찾아와야 한다.
어쩌면 너무 잦은 빈도로 왔나보다. 다영이는 나에게 이제 아프리카로 갈 때 라고 하는데, 내 생각엔 이런 여행을 하기에 내 빈도가 너무 잦은 것이 맞는 것 같다. 샐러리맨의 일년휴가 주기가 나에게 딱 맞는 건 아니니까.
여러가지 싱숭생숭한 마음속에서도 탈린이 선사한 최고의 선물은 감탄을 자아내는 순간의 컷들이었다.
노란 은행나무
도토리 바닥
밝은 녹색, 어두운 녹색
빨주노초 단풍
아- !
돌아오는 길 멀미대신
나는 귀에 이어폰을 꽂아넣고 Mr Simple을 따라 불렀고
다영이는 요다가 되어버렸다.
이정도의 애는 들여야 탈린 구경한다.
어여쁜 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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