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라는 나라는 '종착지'라는 느낌이 난다.
수준높은 교육과 심미안과 여유를 갖춘 사람들 + 시스템과 복지와 적정한 인구 + 맑고 깨끗한 자연 + 평화로움
흠이라고는 찾기 힘든 아름답고 완벽한 나라.
다이나믹한 20~30대와 원숙미를 뽐내는 40~50대를 거쳐 60대쯤에 들어선 느낌이랄까.
복작복작하고 과히 멋들어진 온갖 도시를 거쳐 핀란드에 '안착'하면 비로소 바라던 '낙원'에 도착한 느낌.
여행의 종착지이자 인생의 종착지.
그래서 단조로움은 이 나라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아침 비행기를 타고 상트에서 출발하여 헬싱키에 도착했는데,
공항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우리를 맞이한 헬싱키의 하늘은 거짓말처럼 파랬다.
비행기로 불과 1시간여 떨어진 상트의 하늘은 구름낀 회색이었는데
같은 바다를 공유하고 있는 상트와 헬싱키의 하늘은
단순히 거리에서 비롯된 차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확연한 차이
'러시아'와 '핀란드'가 갖고 있는 상반된 이미지가 내 마음에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하늘은 여전히 믿을 수가 없다.
헬싱키는 핀란드의 수도이고, 이곳은 그중에서도 가장 번화한 중심가이지만
걸어서 충분히 다닐수 있을만한 크기이다.
나름 고층(?)건물들이 늘어선 길에 트램이 지나다닌다.
다음날 탈린으로 가는 표를 예매하기 위해서 항구에 먼저 가보기로 했다.
SILJA LINE, VIKING LINE 등 여러 해운사가 있어서 처음엔 좀 헷갈렸지만,
또 다들 고만고만한데 있어서 막상 도착하니 원하는 배표 예매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러시아에 비하면야 이건 뭐 누워서 떡먹기.
▲ 항구 근처에 있는 우스펜스키 사원(갈색벽돌에 초록지붕).
러시아, 특히 상트에서 '역사문화' 핵심수업을 듣고 나온 우리는, 핀란드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 사원도 찾아가지 않았다. 헬싱키에서는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핀란드 항구와 어우러진 하늘과 구름은 정말이지 감탄사를 내지 않을 수가 없다.
여행을 다니며 느낀건데, 난 파란 하늘과 구름을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
한국의 나의 생활반경 내에선 탁트인 하늘 보기가 쉽지 않아서
여행만 오면 이렇게 하늘을 찾아서 감탄감탄하는 듯.
핀란드는 40만개의 호수를 가진 '숲과 호수의 나라'라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자연적이지 않을, 수도 한가운데의 풍경이 이러하니,
이 나라가 가진 호수들의 경치는 어떠할까 감히 짐작도 안된다.
핀란드 여행은 도시가 아니라
가까운 곳이라도 '호수'와 '숲'과 '동화같은 집' 이 어우러진 교외로 가야 하는 건데,
이틀이라도 겨우 할애한 핀란드에서, 그것도 걸어다녀야 하는 여행자로서는 불가능한 교외여행 ㅜ_ㅜ
숲과 호수의 나라에서 숲과 호수를 못 보고 가다니
이게 무슨 비극이람!
▲ 이날 이장소가 2011 러시아-핀란드 여행 전체 중 DSLR이 가장 빛나는 역할을 할 수 있던 곳이다.
자연광 +멋진 배경에 + 프로필류 인물 사진을 찍어낼 수 있는 최상의 조건
거리를 쏘다니다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고르고 골라 시킨 마르게리따와 라비올리
영어가 통하는 것과 별개로 핀란드의 '짠' 입맛을 미처 몰랐던 우리는 또 음식고르기 실패.
이렇게 다영이 안티사진이 탄생했다.
저녁쯤에는 호텔 근처의 몰에 들러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장을 봤다.
북유럽의 색깔들이 특히 눈에 띈다.
주황색,노랑색, 빨간색, 연두색
너무 먹음직스럽게 잘생긴 과일들은 '농약'의 효과라는 걸 들어 알고 있지만,
이렇게나 예쁘고 탐스런 아이들을 먹으려니 왠지 몸에 좋은 거라고 철썩같이 믿고만 싶다.
배불러 더 먹을 수 없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로 맛있게 생긴 과일들이 많았던 기억.
▲ 특히 맛있다는 북유럽산 Berry류. 종류별로 평소에 좋아하던만큼 양껏 먹어주셨다.
다채로운 핀란드의 색깔들
▼ 철판깔고 외국인놀이로 마무리!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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