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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카페 마실. masil 상암동으로 출근했다가 갑작스레 안산에 있는 농구장까지 동원된 날, 멀리 나들이 간 김에 산본에 있는 민아를 만났다. 산본까지 납셨다며 홈플레이스에서 턱을 약속한 민아씨, 본인이 일하는 카페에서 빵과 커피로 대접하겠다며 잔뜩 들뜬 마음으로 이곳까지 날 안내했다. 카페 masil - 산본역에서 오분정도 거리에, 건물 이층에 자리잡은 아담한 카페 사장님은 아마 오랜 여행 매니아이신듯 본인이 다녀오신 여행지로 꾸민 책과 사진이 여기저기 그득했다. 가게 안은 조금 어두운 감이 있지만, 왠지 곧 크리스마스 파티라도 열릴 것만 같은 설레는 기운이 감도는 그런 곳이다. 무엇을 드시겠냐는 물음에, 뭐, "사장님이 주시고 싶은 걸루 주세요." 라고 했다가 정작 어떤 놈을 마셨는지 커피명을 기억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신맛이.. 더보기
천안함주 천안함주라고 들어보셨나 반쯤 채운 맥주잔 안에 소주잔을 띄우고 소주를 찰랑찰랑 따른 뒤에 젓가락을 양쪽 손에 쥐고 맥주잔 중간을 가볍게 치면 안에 든 소주잔이 거품을 내며 맥주잔 안으로 가라앉는 폭탄주 복분자주로 소주잔을 채우면 그 핏빛 색깔이 아름답기까지 하다는 천안함주 한 나라를 들썩이는 비극적 사건이 이렇게 희화화되어 술판위에 벌어지고 있다니 그리고 나는 그 술판에 둘러앉은 한 사람으로서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박수를 치지도 화를 내지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만 있다. 이거 나만 이상한 거니, 사람들이 무감각한거니 나는 도대체 모르겠다. 더보기
쥰배님 birthday party 설을 일주일 앞둔 주말저녁 지난 추석을 함께했던 준배님의 생일 파티 샷을 더이상 미루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는 2010년 9월 22일, 추석 당일 두둥. 추석 당일날에도 회사에 출근하신 그분을 특별히 위하는 뜻에서 준비한 투썸 케익 30임을 깜빡하고 29개를 준비한 생일 초에 불을 붙이다가 긴 초 하나가 불이 붙어 중간이 꺾이는 바람에 졸지에 (큰초1+ 작은초 10) 스무살 생일이 되어버렸다. 근데 진심으로, 좋아하더라 생일 축하 별게 있나.. 주인공이 좋아하는 거 해주면 그만인거다. 허허 생일날까지 출근하신 준배님은 회사에 대한 분노를 '법인카드 결제'로 표출해주셨는데 신촌을 수없이 들낙거리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스시엔'에서 은색 특접시를 마음대로 시킬 수 있는 권한을 주셨더랬다. (십.. 더보기
쓰는 게 아니라 쌓는다 에너지를 허튼 데 쏟지 않는다. 예를들면 CS회의, 실적회의, 남 흉보는 시간, 말초적인 고객 응대, 업체와의 기싸움 등등 모름지기 직장인이라면, 6+ 3+ 3+ 4(+1or2) = 다년 간의 공력으로 이제는 그만 '배운 것 좀 발휘'해야 할 때이지만 대개 그 발휘는 16여년간의 학습내용과는 판이한 일주일정도짜리 업무능력에 16여년간 갈고닦은 인간성을 '소모'하는 모양새가 될 때가 많다. 충전은 그저 체력충전. 근데, 여기서 난 배운다. 아침 8-9시도 통채로. 매일.시간중에도. 응대전화를 통해서도. 저녁 연수 시간에도. 하루하루 쓰는 게 아니라 쌓는다. 아 이건 정말 엄청난 플러스이다. 지난주 내내 10시 넘어 퇴근했지만 이렇게 쌓아가는 기분. 공부하고 커가는 느낌. 도전하는 느낌. 아주 만족스럽다. 더보기
고양이 버스 이 자리를 빌어 말하지만, 고마웠어요 언니 집에 갖고와 무심코 꺼내 놓았는데 우리오빠가 보더니, 침 흘리며 탐내더라 대나무 숲 사이의 바람같이 멋진 녀석이라며? 고백하는데 난 토토로를 보지 않아서 그날 리액션이 클수가 없었어 알고도 그냥 받아 집어 넣은 게 아니야, 그 가치를 몰랐던 거야요. 당장 볼께 토토로! 더보기
소설가 김영하는 소설가 김영하는 이런 말을 했다. 글이라는 게 그것을 쓰는 인간하고 너무 밀착돼 있어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냐‘ 는 질문은 마치 ’인생을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나요?‘ 라고 묻는 것과 비슷한 어려운 질문이 돼버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글이 물론 인생 그 자체는 아니죠. 저는 글이 가진 매력은 세계와 인간 사이에 흥미로운 매개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여행을 하고 여행기를 쓰면 그 순간 글이 실제의 세계를 대신하잖아요. 마르코 폴로가 동방견문록을 쓰면 그가 실제로 본 세계는 사라지고 동방견문록의 세계만 남지 않겠습니까. 더보기
성격이 너무 좋으시네요 성격이 너무 좋으시네요 하던 소개팅 남자와 남자에게 비집고 들어갈 틈을 달라던 현빈의 대사 그 둘이 묘하게 겹치는 구석이 있다. 내가 틈없이 완벽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난 곰과 여우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상대의 눈치를 봐가며 행동한다. 상황파악하지 못하는 건 최악이니까. 상대를 보면서 그에 맞춰 가능성을 타진해본 뒤에 용기를 낼지, 무모함을 버릴지 선택한다. 그 때 나는 어쩌면 상대방에게 여지를 주지 않고, 신호를 주지 않는 그런 상대일지 모른다. 그런 상황이라면 설사 그 상대방이 내가 맘에 들고 내가 그 상대가 맘에 들어도 일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 그건 미련한 짓이다. 밀고 당기기를 하란 얘기가 아니라 조금 더 센스있게 캐치하라는 거다. 싸이는 곰보다 여우가 좋다고 했다... 더보기
하드보일드 실용주의 '사막' 독서취향 독서취향을 테스트한다는 신기한 (하지만 마냥 얼토당토 하지만은 않은) 사이트 직관적 선택으로 인생과 운명이 갈리는 당황스런 결과를 보여주는 출처불명 테스트는 사절이지만 이건, 몇번의 선택지를 고르면서 나름 괜찮은 기준이란 느낌이 들었다. 내 취향은 하드보일드 실용주의 '사막' 독서취향 그리고 심하게 공감한 부분들 ㅋㅋㅋ 사막은 지구 표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기후대로, 매년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동식물의 생존에 무자비한 환경이긴 하지만 놀랍게도 사막엔 수많은 생물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가혹한 사막의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물과 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극도로 실용적이고 보수적인 행동 패턴을 보인다. 실용주의, 현실주의, 냉정한 보수주의. 이는 당신의 책 취향에게 가장 적합한 곳입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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