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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취미생활

테니스 일기 1. 첫날부터 무릎통증이 시작되었다.

테니스를 시작한지 오늘로 딱 3개월이 지났다. 한주에 2번씩 한달에 8-10번, 그러니 벌써 25번여 레슨을 한 셈이다. 여태껏 꾸준하게 했던 운동이 반년정도 배운 수영과 발레 뿐이라 테니스는 벌써 내 인생 가장 길게 한 운동 3위에 등극했다. (과연 통탄할만한 운동라이프다) 중간중간 테니스 기록을 남겨볼까 생각이 들었다가도 그간 진도가 너무 느렸어서 할 얘기가 이제서야 좀 쌓인 것 같다.

1. 무릎 통증
테니스를 시작한 첫날 저녁 오른쪽 무릎이 아팠다. 기본 포핸드 자세를 배우느라고 기마자세를 한 채로 오른발목과 무릎을 턴 아웃하는 스윙 폼을 반복했는데 아마 그게 무리가 된 것 같다. 무릎이 테니스 초심자에게 일반적인 통증은 아닌 것 같아 좀 돌이켜봤더니 중심이 앞에 많이 쏠린 나의 자세 때문인 것 같았다. 무릎에만 하중이 많이 실리고 뒷허벅지는 전혀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이상한 기마자세. 이건 출산 후 아펠로 운동을 다닐 때도 지적받은 부분인데 난 보통 서있을 때도 중심이 매우 앞에 쏠려서 엉덩이와 코어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었다. 이 부분을 서서히 교정하는 중이었는데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시작, 반복하니 탈이 난 것이다.

수많은 초심자를 가르쳐보았지만 무릎 통증을 호소한 수강생은 많지 않았는지 코치님이 좀 의아해하셨는데 첫날 조금 아픈 기색을 하니 지켜보자 하셨다. 그리고 두번째날 여전히 자세할 때마다 아프다고 했더니 좋지 않은 표정으로 포핸드 기본자세에 이렇게 무릎이 계속 아프면 앞으로 테니스 배우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큰 맘먹고 개인레슨도 끊고, 라켓도 사고,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던 운동을 어렵게 시작한 건데 일주일만에 바로 불가 판정을 받으니 너무 우울했다.

급한대로 임시 처방은 일단 기마자세를 하지 않고, 오른발꿈치를 뒤축으로 발 앞부분을 90도 턴하는 것에서 오른발을 통채 들어서 내딛는 것으로 바꾸었다. 둘째날 레슨이 끝나고 코치님은 오늘 집에 가서도 무릎이 아프면 다음 레슨은 나오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럴 수는 없어서 셋째 날 레슨에 가서 코치님의 물음에 무릎이 전보단 괜찮은 것 같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스스로 몸을 잘 살펴가면서 무리하지 않고 진도를 나갔다.


무릎 통증은 한달 정도 지속되었던 것 같다. 요샌 아기 때문에 매트깔고 바닥 생활을 하는 터라 다른 이유로도 무릎 사용에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이런 식으로 내 인생에 만성적인 무릎 통증이 시작되는구나하고 우울했는데 3개월이 지난 지금 다행히 무릎 통증은 사라졌다. 그렇지만 잠시라도 오른 무릎이 아팠던 몸의 기억은 포핸드 자세에 미묘하게 영향을 주었다. 스윙할 때는 공이 오는 방향의 90도로(옆으로) 서서 클로즈 스탠스로 시작하여 힙과 허리 회전으로 공에 힘을 실어야 하는데, 축이 되는 오른쪽 발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자꾸 정 자세(앞으로 본 자세) 오픈스탠스로 서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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