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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제 3의 인물

수유를 하다가


1. 수유를 하며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다가 문득 이 아이의 작은 어깨로 혼자 앞으로의 험난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게 실감이 났다. 지금은 배고프면 울고 잠이 오면 자는 젖먹이일 뿐이나 이 아이가 커서 말을 하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돈 걱정을 하고 병이나 죽음의 상실의 아픔을 겪고 인생을 살아간다 하니, 갑자기 마음이 짠해진다.

좀 더 나아가자면 세상이 좀더 희망적이라면 왜 내 마음이 아플까. 아이에게 거짓말 없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니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2. 새벽 수유를 하다가 이 시간이 마치 지하철 출퇴근 시간 같다는 생각을 했다. 피곤하지만 꼼짝없이 버티고 있어야 하되 애는 오히려 조용하여 나에겐 두 손이 자유로운 시간

너무 졸려도 누워잘 순 없고 꾸벅꾸벅 졸거나, 핸드폰으로 잡다한 썰을 보거나(가장 덜 졸리게 하니까) 그나마 정신이 있을땐 지금 이런 식의 메모를 끄적이기도 하고 사야할 물건들을 사거나 (새벽 두시의 쇼핑 기록)

출퇴근과 다른건 하루에 두번이 아니라 여덟번이란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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