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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제 3의 인물

아이 없는 삶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아이 없는 완전한 삶’과 ‘나는 엄마가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서평보다는 소회에 가까운 감상평은 현재(8.5개월)까지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지레 겁이 많은 나는 이런 주제의 책을 아이를 낳고서야 비로소 읽을 수 있었다. 먼저 읽으면 ‘아이 안 낳기’ 에 너무도 심히 공감하여 자신이 없어질까봐. 아주 솔직히 -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의 말이 ‘가정’을 전제로하기 때문에 ‘예상컨대 그러할 것’ 이라는 추측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부분이 한계로 느껴졌다. 아이 낳기 전까지 결혼 후 7년간 나의 생각도 그런 추측, 정확히는 그런 두려움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많은 부분 공감이 간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나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완벽히 새로운 것이었다. 그리고 예측을 벗어나는 강도로.. 더보기
온 마을이 키우는 아이 오늘자로 미접종자 방역패스가 풀려서 아기를 데리고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아기와 함께 갈만한 곳을 찾는 건 역시 쉽진 않았다. 어렵사리 찾은 곳에 들어가서 그래도 수월히 먹은 편이었으나, 조그만 카페에서 아기가 중간중간 소리를 낼 때마다 신경이 적잖이 쓰이는 게 사실이었다. 도대체 이렇게 불편하게 먹을거면 왜 나오나 싶나 하다가도 오늘 여기 있던 사람들이(주인 아주머니와 손님1) 아기에게 환하게 웃어주는 걸 보니, 사람들의 배려를 조금 더 구해도 되나 싶은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노키즈존과 노배드페어런츠존이 꽤 많은 이 동네에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앞으로도 수월친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어린 시절은 있고 아이 역시 사회구성원으로서 없는 존재처럼 취급받으면 안되는 법이다. 나는 오늘 그간 가.. 더보기
너무 빨리 크지마 아기가 부쩍 활발해졌다. 아직 기지는 못하지만 굴러굴러 가는 수준이 매트 끝에서 끝까지도 가능하다. 엎드린 자세에서 방향 전환이 엄청 자유롭고 이제 슬슬 플랭크 자세도 가능해지는 걸 보면 곧 기지 싶다. '발달'로만 따지면 기지 못하는 율이는 느린 편이라고 하겠지만, 그 애가 최근 분명하게 달라진 건 상호작용이다. 이제는 어떤 표정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행동에 어떻게 대응하고, 얼굴을 보이면 웃어주고, 티키타카가 가능하다. 예전의 나는 말 못하는 아이와 붙어있는 오랜 시간이 고역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얼른 그 시기가 지나서 이성적 대화가 가능한 나이까지 훌쩍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와 반대로 '너무 빨리 크지마'를 실감하고 있다. 일단 말 못하는 아이와 붙어있지만, 말만 못한다 뿐 아기.. 더보기
감정을 나누는 사이 엊그제 신랑 친구네 놀러갔다 받아온 빨대컵. 한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던 터라 당연히 안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이유식을 주던 남편이 " 어 먹는다!" 하길래, 요리하던 나도 애 앞에 달려가 "어디 다시 한번 해봐!!" 했더니 처음인데 바로 성공하는 것이 아닌가. 안을 진공상태로 만들어주는 전용컵이라 그런지 훅 하고 손쉽게 빨려서 자기도 좀 놀랐나보다. 물도 차가워서 그런지 헥 하고 눈이 동그래진다. 신기해서 둘이 박수치며 크게 막 웃었는데 아기가 우리 때문에 갑자기 놀랐는지 아니면 놀림 당했다고 생각했는지 급 울먹이기 시작했다. 아이구 미안해, 아기 네게 잘했다 대견하다 눈맞춤도 말도 하지 않고 우리끼리만 신났구나. 미안해. 손사래치며 싱크대로 돌아갔지만 이 아이가 사람들의 반응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보기
아기를 갖기 전에 두려워 했던 것 아기를 갖기 전에 두려워 했던 것 중 하나는 “수없이 반복되는 소음” 이었다. 누군가는 픽 웃으며 두려울 것도 많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 자평해왔던 내가 '소리'에 평균이상으로 긴장하고 영향을 받는다는 걸 깨달은 것은 큰 발견이었다. 내게는 연남동 골목이 너무 시끄러웠어서 강화도 조용한 곳의 생활에 만족감을 느끼는 엄마와, 드라이브할 때 틀어놓은 음악소리도 소음이 되는 오빠도 있으니 '소리민감도'도 가족력이란 게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어렴풋이 예상만 했던 소음은 아기가 우는 소리, 아기가 맥락없이 빽빽 지르는 소리, 그리고 아기 장난감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소리였다. 앞의 두가지야 아기와의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질 일이지만 마지막 소리는 내가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것.. 더보기
아기와 노래 1.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시간이다. 자장가에 익숙해진 것인지 아기도 노래를 좋아하는 것인지 아직 확실친 않지만 노래를 불려주면 울던 아기도 조용해지는 건 분명하다. 내가 늘 좋아했던 노래부르기를 이 때에 원없이 해볼줄은 몰랐다. 아기는 노래를 듣고 불안을 잠재우고 조용해지고, 나는 힐링이 된다. 2. 처음에는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가 부르시던 섬집아기로 시작했는데, 그 노래를 듣고 난 뒤이어 등대지기, 보리수, 선구자, 봄처녀가 생각이 났다. (왜 주로 가곡이죠) 그리고 몇가지 동요도. 동요 가사가 가물가물하여 찾아봤더니 '초등교과서'란 카테고리로 많은 노래가 나온다 그래서 요새 완성된 최근 목록 보리수 / 등대지기 / 선구자 / 겨울나무 / 노을 / 아기염소 / 고향의 봄 .. 더보기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너 요새 아기는 부쩍 애착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가끔 아침에 깰 때 혹은 낮잠을 깰 때 침대에 가까이 들여다보면 여지없이 활짝 웃는 표정으로 날 반기는 얼굴이 있다. 그 얼굴을 쓰다듬으려 손을 뻗으면 아기는 자기의 두 손으로, 내민 내 손을 양쪽에서 움켜쥔다. 그리고 자기 얼굴로 갖다대곤 눈을 감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얼굴에 부비며 냄새를 맡는 것이다. 본능적인 이 행동이 얼마만큼이나 사랑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인지. 그 해사한 표정과 따뜻한 고사리같은 손에 잡혀본 자만이 알 수 있다. 더보기
애가 나에게 너무한다 싶은 순간이 오면 애가 나에게 너무한다 싶은 순간이 오면 그건 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번아웃이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잠과 체력이 부족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갑자기 못 견딜 것 같은 기분이라면 꼭 몸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마음의 문제랴, 가능한 마음을 다잡고 달리 먹어보려하지만 잘 안될 때는 스스로에게 자책하지 말고 인정해야 한다. 평소같은 옹알이도 견디지 못하고 소음으로 느껴질 때는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한다. 부모의 편안한 마음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