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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강남 교보문고 예찬 (feat 책 선물하기)

강남으로 회사를 다니며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교보문고였다. 같은 건물에 붙어있는 대형 오프라인 서점의 위엄.

점심에 남는 시간에도, 퇴근 후 여유시간에도, 심지어 시간중에도 답답할때 가끔 내려와 교보의 서가 사이를 걸으며 리프레시를 누리곤 했다. 계단으로 2층만 내려가면 닿는 그곳에서 십오분이면 충분히 책내음으로 완충하여 평온한 기분으로 사무실에 복귀가능하였다. 그런 공간적 사치는 내 생애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한때 교보 븨아피 등급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다시 실버로 전락했지만, 이 기간만큼 책을 자주 보고 자주 산 적도 없었으니 맹모삼천지교가 괜한 말이 아니다. 신간을 줄줄이 꿰게 된 것도 이곳에서 근무한 자만 누릴 수 있는 FLEX. 내가 본래 어느 분야에도 얼리하게 트렌디한 편이 아닌데, 출판 분야의 동향만큼은 세상 빨랐던 나날이었다.


<선물 준 책>
(다 줘버려 사진이 없어 아쉽..)

예감은틀리지않는다
술취한코끼리길들이기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3
당신 인생의 이야기 2
여행의 이유 3
일의 기쁨과슬픔
눈먼자들의 도시
파스타 마스터 클래스
열한계단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2
유쾌함의 기술
더리더, 책읽어주는남자 3
룬샷

이 부서에 있으면서 전별자에게, 혹은 오랜만에 사무실 근처에서 만난 친구나 동료에게 책 선물을 많이 했다. 2년반동안 선물한 책을 세봤더니 20권이 넘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들인 더리더, 눈먼자들의 도시, 췌장, 예감은틀리지않는다로 문학책을 선물한 사람은 주로 친구들이나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었고,
김영하님의 에세이나 류시화님 에세이는 내가 책 취향을 모르는 분께 선물할 때 조금 더 가벼이 읽으실 수 있게 골랐다.
철학책은 주로 사회생활 고민을 함께 나누고픈 동년배의 선후배에게,
열한계단은 회사 업무를 떠나 인생을 함께 나누고픈 후배에게,
자기계발서는 주로 지점장님들께 선물했다.

전별책 선물하기 난이도가 가장 높았던 사람은 단연 (2년반을 함께한) 문제의 그 ㅈ지점장님이셨는데 서가에 나열된 책 제목만 이어붙여도 롤링페이퍼를 쓸수 있을만큼 할말이 많았지만, 점심은 걸러도 국수는 항상 곱배기로 두그릇 드시는 국수귀신에게 어울릴만한 ‘파스타 마스타 클래스’를 생각해내 선물하며 나의 안목에 감탄했다.


<선물받은 책>

빌트, 우리가 지어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대항해시대의 탄생
사이언스 쿠킹
와인심플
원더풀 사이언스
생각에 관한 생각
사람 장소 환대
생각의 탄생

이 부서에 있는동안 특별히 달랐던 것이 있다면, 부서에서 명절 선물을 책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 사연이야 여차저차 있지만 사과 한박스 같은 진부한 명절 선물들보다 내가 고른책 선물 받는 선택이 나에겐 더 특별했다. 특히 인당 부여된 한도(?)가 때마다 3-4만원 수준이었기 때문에(게다가 교보는 입점기업에 10% 상시할인 이었으므로 3.3-4.4만원 한도) 평소 비싸서 쟁이지 못했던 벽돌책들을 마음껏 골랐다. 그러나 지금 와보니 거의 평생 소장각으로 책을 골랐기 때문에 쟁여만 놓고 읽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로소 ㅋㅋㅋ

다른 직원들은 아이들 만화책이나 문제집을 사고, 재테크 책을 고르거나 신간소설을 사곤 했는데, 나만 항상 특이한 책들을 집어와서 지점장님의 시선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하도 책 고르기에 고민을 많이 해서 서무의 이상한 시선도 받았네. ㅎㅎ 그러나 그 때만큼은 철저하게 나의 흥미와 오래두고 볼만한, 내가 선물받고 싶은 책 기준으로 골랐다. 참으로 희한했지만 우리집 책장에 꽂혀있는 한 이 부서의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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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애 2021.01.25 21:57

    예전에 서교동 집에서 두꺼운 책 한 권을 들고 이거 보고 싶었던 책인데 언니 집에 있다며 예약대출 도서로 지정해둔 게 있었는데(당일은 무겁다고 안 들고 간ㅋㅋㅋ) 그 책이 무엇인지 기억이 안 나요...

    • BlogIcon Nangbi 2021.01.25 22:00 신고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자본주의 대 기후)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그건 내가 산 책이라 저 사진엔 없구마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