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산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낙타든, 낙타치는 사람이든, 유목민이든 다 존경스럽다.
단어로만 접해왔던 사막을 실제로 내 오감으로 첫 체험한 흥분과 감동. 낮은 뜨겁고 밤은 추운 그 기온차를 느낄 새도 없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쉴새없이 부는 모래바람만은 충분히 맞고 왔다.
포트스테판의 모래는 하얀색 고운 모래인데 마치 백사장의 모래와도 닮았다. 하긴 사막 바로 근처에 인도양 바다가 그리 넓게 펼쳐져있으니 그것이 그것일지도 모르겠다.바다와 사막이 공존하는 신기한 자연이다.
고운 모래가 쉴새없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섞여 입에 눈에 귀에 옷에 신발에 가방에 카메라에 내가 지닌 모든 소지품에 달라붙었다. 특히 가장 처리곤란한 건 머리카락에 엉키는 모래!! 그저 질끈 묶는 수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헤어스타일이 대수냐. 일단 이 멋진 광경을 사진에 담아야겠다는 일념이 들었지만 모래바람에 렌즈가 망가질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 투어에 함께한 20대초반으로 보이는 EOS 100 유저가 묵직한 바디와 줌렌즈를 들고 모래언덕을 오르는게 아닌가! 아 이건 찬스다 !!
“미스터 백씨, 내가 사진 찍어 드릴까요?"
그도 썰매 보드판을 들고 사막에서 점프샷 하나 남기고픈 한국 DSLR 유저다
점프샷에 모래썰매 하강샷, 귀중한 사막사진
전화번호 받고 메일 주소 적어주고.. 아 훈훈한 광경
재작년에 사진찍고 결국 연락 안된 베니스꼴만 나지 말아라잉
모래 썰매, 안타본 사람은 그 '무서움'을 몰라. 후룸라이드 뺨치는 모래바람의 물결. 그 스피드!
사막을 한참 즐기다가 평소에 그리던 모습을 떠올리며 아쉬워하고 있을 무렵, 그림처럼 낙타를 탄 하얀 터번의 무리가 바다쪽에서 나타났다. 갑자기 호주에서 아라비안 나이트~~
점심을 먹고 돌고래쇼를 보러 근처 바다로 이동했다.난 대개 동물을 보고 못보고는 별 미련이 없는 편이지만 (동물원 잘 안가는 타입) 99%의 확률로 등장하신다는 돌고래무리들이 이날따라 도저히 나타나질 않는다니 견물(?)생심 갑자기 무지 아쉬워지네??
Great Ocean Road 에서 캥거루도 못 봤는데, 야생동물의 보고라는 호주에서 이게 왠 저조한 실적이람. 타롱가 동물원이라도 다녀왔어야 했나...음.
ps. 이날 숙소로 돌아와 씻다가 귀에서 모래가 계속 나오는 바람에 자연의 위대함을 실감했다. 오 마이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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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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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백군의 사진 나도 다시 원츄
2010.03.16 00:01 답글쓰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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