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에서 퍼온 2009년 호주 여행 업데이트 (오글거림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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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그리고 시재사고>
나중에 돌아보면 웃음짓게 하는 안주거리에 불과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운명의 장난이다.
본래 가려했던 호주 + 뉴질랜드에서 뉴질랜드가 빠진 이후 언니는 호주를 가자고 했고, 나는 다른 단일국가 여행을 생각했다. 돈은 좀 더 들 것 같았지만, 뭔가 더 풍성한 곳이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하루종일 육대주를 다섯번은 돌아봤다.
스페인, 러시아, 파리, 베네룩스, 두바이, 뉴칼레도니아, 이집트가 물망에 올랐다. 이쯤 되어서 난 사실 여행 자체의 파토까지도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오픈된 마인드로 가시를 접고 보면, 사실 난 어디든 괜찮았다. 돈벌고 난 후 제대로 떠나는 해외여행. 언니와 비행기를 타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그 자체가 어느 특정나라에 대한 욕심보다 컸으니까. 그런데 왜 한번 시작되어버린 굴레는 자존심과 얽히고 섥혀서 그렇게 꼭 끝을 향해 치닫는지.
그리고 바로 이날, 언니는 20만원을 결국 찾지 못했다. 안절부절 말도 꺼내지 못하고 ‘일로야 난 제주도나 가야겠다'란 말에 씁쓸한 웃음만을 짓던 난 언니와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고 갑자기 내린 비를 쫄딱 맞고 들어온 크레마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고 몸을 녹이며 여유있게 카펠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그 여유로움에 동화되서인지
'언니, 호주 가자' 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호주에 간다.
2009.09.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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