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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어느덧 봄 양양여행 (1)

 

 

 

 

 

 

 

 

2020.3.7-8

 

5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아 떠난 여행.
몇달전 미리 예약해 둔 날짜인데 그간 바이러스가 전국을 강타하여 고민했지만 여기저기 가지 않고 조용히 숙소 근처만 들렀다 오기로 했다.

 

 

 

 

 

결혼기념일이라 남편이 준비해 준 꽃을 병에 옮겨 담아놨는데 어제는 중력에 고개를 숙였던 꽃이 어느새 턱을 들고 꼿꼿히 섰다. 대단한 생명이다. 가장 예쁠때의 꽃을 더 보지 못하고 가는게 좀 아쉽지만 부지런히 물도 갈아주고 나머지 꽃봉오리들도 피워봐야지 ㅎㅎ

 

 

 

 

 

 

 

차가 막힐까 일찍 부지런히 나오던 것도 오늘은 별로 해당이 없다. 그냥 푹 잔 다음 아침도 해먹고 11:30분쯤 나옴 ㅋㅋ 이디야에 들러서 커피를 준비하고 출발.

 

국내 단기여행용 (기분내기) 보스톤 백을 출발 전 마련하려던 계획은 역시 이번에도 게을러서 실패. 그덕에 롱샴과 만다리나덕이 오늘도 열일. 아웃백 쇼핑백도 세번째 여행이다.

 

 

 

 

구리가 태극기의 도시인거 알고 있던분? ㅎㅎ

 

 

강변북로와 구리암사대교를 건너 동쪽으로~

 

 

 

 

 

 

기름을 넣으려 들른 홍천 휴게소. 뒷공간 한켠에 꾸며놓은 조각공원에서 단호박 조각을 보고 빵 터지고

 

 

 

 

 

 

로컬푸드마켓 앞에 이렇게 예쁜 그림도 그려놓았네. 여기 강원도 특산물 부심이 있는가보다. 함 들어가봐야지

 

내부에 들어오니 세 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알차게도 들어와있는 물건들. 목이 칼칼하여 도라지청을 하나 사려고 봤는데 어매~ 비쌈. 대신에 앙증맞은 산들배청 100ml 하나. 그리고 약과킬러를 위한 로컬푸드약과를 하나 샀다. 어째 점점 노인네들 취향이 되가는 기분이냐 ㅋㅋㅋㅋ 휴게소에서 소떡소떡,핫바, 아메리카노가 아닌 약과, 배청이라니

 

 

 

 

 

 

 
목적지인 양양과 서울을 잇는 최단길은 ‘서울-양양 고속도로’ 를 타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인 2017년에야 완전 개통한 길인데 벌써 몇번째 타는건지 모르겠네? 서울서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올림픽대로부터 바로 동쪽으로 쭉쭉 이어져서 영동고속도로보다 훨씬 가까운 느낌.

 

그런데 이 길의 끝에 무시무시한 터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이것이다. 길이 11km(10,965m) 이르는 인제양양터널 ㅋㅋㅋ 현재 대한민국 최장길이 터널로 유명하다. 들어갈땐 산속깊은 인제인데, 나오면 동해바다가 펼쳐지는 마법같은 곳

 

그러나 이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 터널을 끼고 구간단속이 16km 나 이어진다는 것이다 ㅋㅋㅋㅋㅋ  속도를 조심하면서 울컹울컹하는 터널과 정신없는 사이렌소리(터널내), 터널 벽에 비추는 무지개 조명, 타이어 마찰로 내는 반짝반짝 작은별 연주 같은 걸 맞닥뜨리다보면 어느새 출구가 보인다. 여기가 동해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순식간에 솔비치 도착 ㅎㅎ 2시반쯤 입성했다. 일단 체크인을 하고 점심을 좀 먹어야지. 카운터에서는 우리가 예약한 방을 확인하더니 아직 좀 이른시간인지 청소덜 된 스위트룸이 있는데 혹시 오후 밖에 나갈 일정이 있으면 여길 잡아주겠다고 한다. 오~ 업그레이드!  스위트랑 말에 헤벌쭉해진 나는 청소중이니 뭐니 그저 잘되었지 싶어 승락하고 나서 짐만 좀 놓으려 일단 삼층 숙소로 들어왔는데 음 이건 뭐지?

 

여행의 이유에서 김영하가 말했던 구절이 생각났다. 방금전 사람이 묵었던 냄새를 지우고 새것인 척 하는 호텔 숙소의 위화감?

 

이전 사람이 아주 더럽게 쓴 것도 아니었다. 이불과 수건이 좀 들춰져있고 물컵과 사탕껍데기같은게 좀 널부러져 있는 걸 제외하면 얌전한 정도. 하지만 객실은 당연히 누군가 이전에 쓴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그게 청소되기 전 공간에 들어온 건 처음이라, 그걸 눈으로 처음 본 충격? 그 사실을 아는 것과 실제 보는 것엔 생각이상의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야되나. 청소 몇분만에 마치 새것인척 하는 그 방을 뻔히 알면서도 모르는척 새방 가격으로 1박에 회원과 16만원이나 지불하고 기꺼이 이곳에 들어오겠다는 나의 마음?

답답한 구조가 맘에 안들어 소파 및 테이블 위치변경을 감행했다. 그나마 이게 좀 덜 답답한 정도

게다가 문제는 스위트라기엔 턱없이 작은 방과 답답한 거실사이즈. 방과 분리되어 죽은 공간들. 거창하게 크기만한 나무 가구 장식들. 특히 거슬리는 건 카페트 바닥이었다. 사실 취향이니 바꿔달라 할만한 것도 그것밖에 없었다. 요새같이 호흡기 바이러스로 민감한 시기에 카페트라니 참. (게다가 신발을 신고 우리는 이미 이 거실을 돌아다니고 있지 않는가) 카펫방을 바꿔달라는 핑계로 다른방을 잡을 수 있을까 전화를 해봤지만 비카펫방은 이미 모두 배정이 완료되었단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청소하시는 분이 청소기를 들고 들어와서 가방놓은 채 쫓겨나는 수밖에 없었다.


시무룩해진 나를 보고 남편이 더 시무룩해졌다. 애써 예약했는데, 게다가 알아서 스위트까지 업글해줬는데 신나하질 않으니.

“요새 점점 자기의 호텔방 보는 눈이 까다로워지는거 같아”

아냐 이건 이방을 스위트로 명명한 호텔의 1차 책임이다. 그리고 스위트만 듣고 오지랖 넓게 상상한 나의 2차 책임.

 

청소하고 들어가면 기분은 좀 낫겠지. 에휴. 밥이나 먹자.

 

 

 

 

 

 

 

10년전 진우여행 막국수 기행에 3차 가게로 선정되었던 송월메밀국수 집. 양양 쏠비치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다. (대신 차를 타고 엎어져야함) 오랜만에 방문하여 잘 기억은 안나지만 김을 잔뜩 뿌린 막국수와 손두부 접시는 다행히 그대로 있다. 막국수를 먹으며 결혼기념일을 맞아 ‘서로를 좀 더 잘 다듬어’ 주기로 약속하며 나옴. (다듬어가 정말 맞는거야??ㅋㅋㅋㅋ)

 

 

네네. 배려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막국수집에 앉아 가볼만한 곳을 좀 찾아보는데 의상대가 눈에 들어왔지만 오늘 날씨가 흐린 관계로 감흥이 적을 것 같아 내일 보기로 하였다. 숙소로 돌아가려 했지만 그래도 좀 아쉬우니 '전매특허 시내 둘러보기'를 좀 해보기로 함.

 

일단 양양의 지도를 펴서 양양 시내 사이즈를 좀 파악한 뒤에 바로 양양 군청으로 직행 ㅋㅋ

 

 

 

'찾을수록' 무슨 맛인지 궁금하다 ㅋㅋㅋㅋㅋ

 

 

자그만 군청과 도서관을 지나 거대한 종합운동장 사이즈에 읭? 놀란 후 남대천 강변을 따라 천천히 차를타고 내려왔다.

개천에 물이 별로 없고 습지처럼 풀만 가득하다. 양양전통시장 앞을 지나 하나로마트앞에 멈췄다.

 

 

 

 

 

 

지방에 가면 직설적인 간판네이밍이 관람포인트중 하나인데, 그중에서도 이건 네이밍 직관부문 별 다섯개다.

 

 

 

 

 

하나로 마트에 차를대고 물 포함 저녁거리를 좀 사려다가 마땅한 게 없어 그냥 후퇴. 종합시장이나 슬슬 구경하려는데 사람도 너무 없고 서늘할 지경이다. 그냥 한바퀴 휘 둘러보다가 조그만 닭강정집을 하나 발견했는데 전국택배 써있어서 잠시 멈추어 또 검색질. 닭강정 귀신이 또 발동이 걸렸다. 속초 만석닭강정보다 더 맛있기도 하다는 양양 송이닭강정. 순한만 순살을 박스로 하나 사들고 옆에 고급진 빵가게에서 빵도 하나 사들고 차로 복귀ㅎㅎ

 

 

 

 

 

서핑이 유명해지기 전까지 양양에서 제일 유명했던 건 송이였던 것이 분명하다. 송이씨 앞모습도 보여주면 안돼??

 

남대천변을 따라 조성된 일차선 찻길은 양쪽 가로수가 아마도 벛꽃인듯. 아직 꽃이 피지 않았지만 봄이 되면 무척 예쁠것 같은 이 거리. 분명 환상적인 곳이 될것 같아 한달뒤에 꼭 보고싶지만 그땐 또 다른 일로 바쁠듯 ㅋㅋㅋ 안강의 풍산공장 앞 벚꽃길도 생각나네 정말 예뻤는데.

 

천쪽으로는 습지가 계속되는데, 주변에 이것저것 만들어놓은게 있다. 네비에 '양송이 조각공원'을 보고 들어갔는데 양송이가 어딨지? 아니 양양송이네. 속았다.

 

 

 

 

 

 

나와서 다시 천따라 드라이빙을 하다가 생태관찰로를 발견, 한번 더 속는 셈치고 들어갔다. 아 근데 여긴 좀 다른것 같아! 

 

 

 

 

 

조용하고 금빛 갈대가 고급스럽고 물도 산도 바람도 다 있는 곳. 데크가 잘 되어있어서 천천히 걷기에 좋았다. 남대천변이 양양의 제1경이라고 하길래 도대체왜? 라며 무시했는데 이제 조금 알것 같다. 

 

 

 

 

저 멀리 대교 나머는 바다라서바다 물결이 들어치는게 보인다. 아 날씨가 좀더 맑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충분히 좋다. 개산책 하는 사람들 데크에 개똥만 좀 잘 치우면 더 완벽할텐데 ㅋㅋ

 

 

 

 

 

팀버튼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나무  ㅎㅎㅎ

 

 

 

 

수확기 벼가 가득한 황금들녘같은 골드갈대밭!

 

 

 

신개념 백 점프샷

 

 

 

 

 

천따라 걷다보니 아래 금빛 갈대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예뻐예뻐 ㅎㅎㅎ 이리저리보며 감탄중 

 

 

 

 

 

 

숙소에 돌아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 저물어 푸르게 물들어가는 중이다. 

솔비치 리조트가 좀 어설프게 외국 컨셉 따라한 느낌이 어색하긴 하지만 오밀조밀 콘도가 모여있는 야경은 그래도 이쁘네 ㅋ

 

 

 

 

오늘의 구입품 목록 닭강정, 약과, 배청, 쿠키, 스콘 

 

 

 

 

저녁으로 가까운 횟집에서 세꼬시를 2인분 포장해왔다. 음악과 함께 기성용 라리가 데뷔젼을 세팅했다

 

 

 

 

세꼬시와 더불어 양양에서 처음 만난 골드선셋에일맥주와 참나무통 맑은이슬소주 그리고 로컬닭강정.

 

밤새 미래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누었는데 정작 과거 5주년 리뷰는 별로 하지 않았네그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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