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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Culture

콜미바이유어네임


1. 긴긴 여름 휴가 내내 피아노를 치거나 좋아하는 공간에 틀어박혀 왼종일 책을 읽는 내성적인 소년. 자주 코피를 쏟는 하얀 피부의 소년. 본인은 아무것도 모른는 사람이다 라고 말하며, 뭐든 천천히 받아들이고 골똘히 생각하는 소년의 이야기. 어떤 이미지가 그려진다.




2. 올리버라는 이름은 무척 섹시하다. 매튜와 같이 혀를 내밀어 바깥으로 향하게 많이 굴리는 이름이라서 그런가. 이건 서로 이름을 바꿔부르는 장면에서 매우 치명적이었다. 다분히 의도된 네이밍이 아니었을까.  




3. 자신만만하던 올리버의 표정이 공개의 그날밤 이후로 완벽히 바뀌었다. 이런 관계에서는 자신의 어떤것을 내어놓은(공개한) 이후의 사람은 약자의 입장이 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 현대인들이 밀당을 괜히하는게 아니다.




4. 여름의 푸른빛을 가득 머금은, 눈이부시게 아름다운 초록나무들과, 그 나뭇잎들사이에 부서질듯 반짝이는 햇빛, 시도때도없이 나오는 수영장면의 반짝이는 물빛 , 계란을 숟가락으로 톡톡 두드려 깨먹는 야외식탁의 아침, 담배를 물고 난상토론을 벌이는 정말 시끄러웠던 손님들의 대화와 웃음. 더운 여름이 배경이라 모든 장면에 조금 느린 감정이 배어드는 기분이었다. 그것이 적당히 릴랙스 하고 좋았다. 




5. 마지막에 울고있는 엘리오의 얼굴을 오래도록 클로즈업하며 모닥불의 불빛이 반짝거려 눈물이 가끔 반사되는 그 장면은 이 어린 배우의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갔다니, 더 다른말이 필요할까. 그때 흐르는 음악과 타다닥 장작이 타는소리. 오분이 넘게 이어지는 롱테이크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6. 모든 것이 떠나간 후 아빠의 말. “좋은감정은 그대로 두어라. 지금은 아무감정도 들지 않게 하고 싶겠지만,  화도 분노도 좋은것도 슬픔도 모두 다 그대로 느껴라. 상처 치유를 위해 자신을 너무 망치지 말아라.” 이런 말들은 영화를 잔잔하게 마무리하고 덮어주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듯 싶다. 누구도 청소년기에 감정의 격변을 겪지만, 잘못되었다고 배척하고 숨기려들면 비뚤어지는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 솔직한 부모님의 역할은 매우매우매우 중요하다. 




7. 영화에 나온 책중에 , ‘우주의 파편들’인가 

“흐르는 강물은, 변화에 의해서만 같음을 유지한다” 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있는책인지, 있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저말은 참 멋진 것 같네. 정체되어 썩기전에 , 무엇이 나를 활기차게 하는 변화인지 고민을 해야한다.



8. [Track No2, No6, No13]

그 간지러운 스타카토의 피아노 소리들을, 부소니와 바하와 리스트의 곡들을 핸드폰안에 옮겨놓고는, 산뜻한 피아노 소리와 함께 맑은 하늘바람과 함께 길을 나서는 그런 봄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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