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픽미스터리
비블리아가 생각나는 문학추리물. 비블리아는 그 이름을 이야기할때마다 애잔하다.
다비드 포앙키노스의 책이 고작 두권째일 뿐인데, 전작 샬로테가 생각나는걸보면 작가의 문체가 특징적인 게 분명하다. 본인만의 문체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일 것이다. 나는 너무 유치하지도 않고 너무 현학적이지도 않은 다소 감성적인 이 작가의 문체가 생각보다 잘 맞는것 같다.
샬로테만큼은 못했지만, 나름 흥미진진한 전개가 시간가는 줄 몰랐다. 소재가 흥미로웠고,문장이 나름 쫀득한 맛이 있지만 찍어놓은 사진이 적은걸 보면 참신하지는 않았다. 미묘한 감정이라도 정확한 단어로 짚어내는 추출과 조합에 재능이 있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을 쓰면서 작가가 하고싶었던 말은 뭐였을까. 갑작스러운 유명세에 휘둘리는 보통의 사람들, 허상뿐인 유명세 때문에 인생의 가치를 다시금 강제로 되새기게 되는 사람들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걸까. 내 주변의 누군가도 죽어서 필생의 역작을 남겼다고 하면 그렇게 놀라울까. 내가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욕구는 희귀한 것일까.
* "작가들은 가사일을 할때마다 행복에 젖는다. 구체적인 일을 하면서 느끼는 흥분이 일상의 덧없는 방황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 "델핀은 연인의 연약함을 결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단지 표면에 드러난 상처라고 보았다. 프레드는 유약한 체할 뿐이고 진짜 힘은 방황 속에 감추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
* "살아있다는 사실에 끊임없이 황홀해하는 듯 , 모든 것에 놀라는 표정을 짓는 남자가 점점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사소한 것에도 만족을 느끼는, 살아남은 자들 특유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