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경이 초청으로 뮤지컬을 보러갔다
미스터마우스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2017.3.9 - 5.14
1. 뮤지컬계에선 유명인사인 홍광호가 선택했다고 하여 이름있어진 공연인데 우리는 그와 더블캐스팅된 신예 김성철 주연 버전으로 관람했다. 91년생 푸릇한 패기로 당당히 홍과 더블캐스팅에 도전한 그의 극은, 결론적으로 매우 훌륭했다. 작은키의 피지컬 부족을 노래로 극복하고 있는 느낌. 아이돌같은 마른 체격에 작은 얼굴로도 쭉쭉뻗는 카랑카랑한 가창과 풍부한 성량, 연기적 몰입도가 잠재적 스타성이 충분해 보였다.
2. 특히 자폐연기를 하다가 독백으로 표정과 발음과 몸이 변화하는 예의 그 장면에서 설마하며 소름이 돋았다. 뭉개지던 발음이 정확해질때, 구겨지던 얼굴이 멀쩡해질때 소름이돋았다. 내용도 하나도 모르고 보기 시작한터라 식스센스급 반전이었다.
3. 케릭터의 감정을 만드는 스토리적 설득력에 있어 좀더 복잡하고 입체적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단면적이었던것은 조금 아쉬웠다. 감정연기는 좋았으나 관객이 그만큼 공감하기에 설득이 부족했다.
4. 연출(장면)구성은 스피디하고 짜임새가 좋았다. 장면전환도 신선하고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무대구석구석 활용이 좋았다. 기본적으로 슬픈이야기라 감정소비를 걱정했는데, 뻔한 구성을 일삼아 신파로 흐르지 않은것도 좋았다. 시작과 끝이 꼭 같이 슬펐는데도 담담히 마무리한것이 의연했다.
5. 옛적에 진양이 뮤지컬에서 "왜 꼭 굳이 대사를 노래로 하는지 모르겠다"던 말이 나는 요새야 좀 이해가 되는것 같다. 소극장 창작 뮤지컬일수록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음이 있는 대사'에 당황하긴 하는듯. 그래도 남주와 여주의 노래가 넘나 듣기 좋았다. 여주의 한없이 예쁜 목소리가 부러웠고. 그냥 공연자체가 귀호강이었음.
6. 주인공 서인후가 처음부터 아껴하는 나비를 보고, 계속해서 테마처럼 나비노래를 부르는걸보고, 문득 '잠수복과 나비' 책을 쓴 장 도미니크 보비가 생각이 났다. 교통사고로 락트-인 증후군에 걸려 몸은 못움직이지만 정신은 멀쩡한 상태가 된 그는 눈의 깜빡임만으로 자기 이야기를 책한권에 담았다. 똑같이 몸의 장애에 갖혀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희망으로 나비를 골랐다는것.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을 희망하는 그들의 소망이 소박하여 숙연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삶을 감사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7. 단하나의불만이라면 제목이 아닐까. 눈길을잡아끌기생소한제목. 공연을 보고난 후엔 괜찮은데 보기전에는 호기심도 흥미도 잘 안 일으켜지는 느낌.
8. 오랜만에 수작이었다. 뮤지컬에 약간 싫증이 났었는데 다시 회복된 기분이었어!
'Review >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셔전 - 그림의 마술사 (0) | 2017.09.28 |
---|---|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0) | 2017.07.21 |
제이슨 본 (0) | 2016.08.05 |
두번의 무용공연 , 푸가와 라 바야데르 (0) | 2015.11.14 |
베테랑 (5) | 2015.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