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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roatia

크로아티아 3 - 핑크빛 플라차 대로를 걸어요


# 저녁

뜨겁던 해가 어느덧 뉘엿뉘엿 저물고 있다.

두브로의 거리는 그렇게 크지도 번듯하지도 않지만 어느 곳이나 바다를 끼고 있어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황홀한 색감을 만날 수 있다. 


이런 색감 . 바다는 점점 짙푸른 색을 띤다.


스르지 산도 어느새 붉게 물들고, 레스토랑도 조금씩 등을 밝힌다.


많은 이들이 '테마파크'같다고 했던 두브로의 성벽 모양.

모든 만화영화나 환타지의 클래식한 건물들도 , 결국은 어딘가의 옛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았겠지.


#서문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가는 3개의 입구중 가장 메인 입구이다. 이중문으로 되어있고, 첫문과 두번째 문 사이에 다리를 들어올릴 수 있게 설계되었다. 아마도 두브로브닉 도시 전체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인듯. 줄서서 드나들지경


# 플라차 대로

구시가 서문에서 동문 사이를 잇는 300m가량 되는 대리석 길.

대로라고 하기에 규모가 엄청나게 크진 않지만, 대리석으로 깔린 반들반들한 바닥은 정말 고급지다. 보통 유럽은 10cm* 10cm 정도 되는 작은 네모 타일로 이뤄져있는 걸 많이 봤는데, 여긴 타일사이 틈도 없이 왁스로 광낸 것 처럼 반들반들해서 눈이라도 살짝 오면 스케이트를 타도 될 지경이다.

게다가 대리석 바닥은 핑크핑크 해서 어찌나 러블리한지.

대로 양 옆으로는 이렇게 좁은 골목들이 거미줄처럼 늘어서있고,

그 안에는 곳곳이 식당과 상점들로 가득 차 있다.

좁은 와중에 자리 펴고 노천카페 성황중 ㅋㅋ


곧 해가 저물길래 우리는 대로변 노천카페중 하나에 앉았다. 사람도 구경할겸


맥주와 크레페를 시켰다. 왕 비쌈.

크레페 맥주 합해서 120쿠나쯤 . 성벽투어 가격이랑 맞먹네 ㅋㅋㅋ

앉아서 사진찍고 맥주 먹고 노닥거리고 있자니


금방 해가 저물고, 푸른 하늘에 조명이  밤의 두브로를 한껏 장식했다.


분위기가 딱 예뻐서 사진을 왕창 찍음.


어두워진 플라차대로를 뒷쪽까지 걸어들어가니

네온싸인 가득한(?) 충격적 비주얼의 성당 등장.

매년 7월 10일부터 50일간

마침 여름 축제중이라는데, 마치 불금토의 홍대거리를 연상케하는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두브로 클럽오픈ㅋㅋㅋ


플라차대로에서 우로 꺾어 대성당쪽으로 더 들어가면서 어두워진 건물들 예쁜 사진도 찍고

유럽풍 프로필 사진도 찍어드림

뒷배경은 르네상스 양식이 가장 잘 표현된 '총령의 집무실' 건물이다. 


# 구 항구 밤풍경

플라차 대로에서 동문으로 빠져나오면 만날 수 있는 구항구의 밤

성벽이 그윽한 야경을 만들어줬다.


스르지 산쪽으로 집들마다 불켠 장면도 나름 로맨틱.

항구 부두 끝에 옹기종기 모인, 세계각국 어딜 가나 만나는 데이트 커플들.



# FANCY BOAT

첫날 저녁은 어둠을 맞으며 플라차대로 구석구석 산책을 했으니

둘째날 저녁은 배를 타고 바다 위에서 성벽 밖 풍경을 만끽하기로. 


최고의 관광지답게, 파노라마 투어도 굉장히 종류가 많았는데

항구에 몰려있는 티켓부스에서 서너팀과 눈치를 보다가

자기네 보트가 엄청 팬시하고 뷰티풀하여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보트밀당녀에게 승복함.

표를 끊고보니, 전날 항구 근처에서 구경할때 젤 눈에 띄었던, 레알 인정 '스피드점보글래스보트'에 당첨되어 나름 만족했더랬다.

이 글라스보트의 글라스 위엄을 보라.  이런 볼록렌즈는 또 처음일세

아름대운 배는 팬시하다는 말 같이 마음에 쏙 들었고 인원모집에 실패한 배는 우리 커플 포함 한커플만을 더 태우고 네명이 출발하고 말았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런 말하지 않았지만, 상대커플은 ' 선셋보트'라고 모집당했다는데 , 이름답게 배에서 장엄한 일몰을 보여줬고, 키웨스트의 그것보다 사실 훨씬 좋았다.


전화받고 담배피며 보트운행하시는 쿨남 기사님.

보트는 항구를 떠나 성벽을 천천히 돌며 올라갔다가 한바귀 돌아 로크룸 섬 근처에서 일몰을 보고 플로체 지구의 비싼 호텔들의 강변 뷰를 구경시켜주며 돌아오는 한시간반 코스.



항구 근처의 벤치에 앉은 사람들과 손인사를 나누고


성벽을 돌아돌아서

부자카페와 성벽중 가장 상단의 요새들도 구경하고


바다 위에서 아름다운 일몰을 만났다.


왼쪽에 검게 보이는 절벽이 로크룸 섬.

해가 막 들어가고 나서 푸르게 변하고 있는 하늘도 역시 아름다웠다.


돌아오는 길은 그저 업됨 ㅋㅋㅋㅋ

베니스에서도 뱃사공의 노래때문인지 곤돌라 탔을때 기억이 많이 남았는데

여기서도 보트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랑 저녁 야경이 희한하게 매치되어 특이한 분위기를 만들었던 느낌이다.

노래가 마치 중세의 남성 성당 합창 처럼 화성적이고 게이같고 아저씨같았다 .


# 돌아올 때 항구의 풍경도 환상적이었다. 멋있어!!!


# 저녁

맛집에는 또 민감한 영훈님께서 직접 선별하여 이끌어주신 식당 Lucin Kantun

론리플래닛과 해외 유명잡지들에 소개되었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네이버 블로그가 검색짱임.

하지만 우리 외에 두 테이블에 한국인여행객. 그리고 그들이 모두 같은 메뉴를 시킨다는 부끄러움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 블로거님이 추천한 오븐구이문어와 해산물 플래터 두개중 한개의 메뉴를 잘못 시켜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개는 생선 요리를 먹게 되었는데, 전부 다 맛이 훌륭하여 또 용서됨. ㅋㅋㅋ

와인은 딩가츠 글래스


Baked Octopus 문어가 엄청 부드러움!언뜻 비주얼은 무섭지만, 나름 담백한맛이 일품!



물 한병 사들고 또 10층 높이의 숙소로 귀가하는 길.

구시가 바로 앞에 임페리얼 힐튼은 목이 좋기도 하구나


그래도 잘 먹었으니 이정도 계단은 올라줘야 소화시키고 잘 잘 수 있겠지.

두브로 밤구경도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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