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Culture

최근영화생활

맥락도 주제도 없는

최근 본 영화, 감상 후 수다.

 

 

 

1.프로메테우스

 

이 스틸컷보다는 모아이 얼굴같은 포스터를 떡하니 걸어야 이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을 테지만

그 얼굴 너무 비호감이므로 패스.

 

난 원래 외계 SF에는 흥미 없는데,

이날 하루종일 소파에 붙어 지친 와중에도

눈만은 그날 OCN 특선이었던 이 영화를 쫒고 있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에일리언 시리즈의 리들리스콧 감독

명성대로 징그럽고 잔인하고 난해하다.

 

연체동물 특유의 찐득한 촉수도 여전히 소름끼치고

특히 여주가 외계괴물을 잉태하여 무인수술머신에 올라가 스스로 배를 째는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장면은

왠만한 호러물 저리가라임 악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창조론과 진화론 모두의 이야기를 반쯤 타협한 영리한 노선을 따르면서

성령과 마리아를 암시하는 상징도 담으면서

나처럼 영화의 상징을 영민하게 캐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냥 멍때리고 봐도 혹할만큼 매력적인 영상도 담아냈다.

 

 

잘생긴 남주가 바로 죽는 것은 좀 안타깝지만

그가 여친 쇼박사에게 건네는 대사는 그 와중에 매우 아름다웠다.

 

"넌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특별한 사람이야 , 사랑해"

 

 

 

 

 

 

 

2.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밀회를 보다가 급 클래식 음악에 빠져버린 요몇달

때마침 나를 노린것 같은 음악영화가 개봉했다.

 

아무도 볼것 같지 않은 스토리에, 순식간에 사라지던 개봉관의 압박에

결국 금밤 구로 CGV까지 혼자 찾아가 기어이 보고나온 영화.

 

이 영화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오묘함 ?

 

파가니니라는 인물이 기교가 너무 뛰어난데다 예술가답게 워낙 제멋대로여서

그를 폄하하는 자들이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렀다는데

그런 그 시대의 괴소문을 분위기와 함께 옮기려고 했던게 포인트였는지,

알수없는 스토리와 시종일관 불필요한 괴이한 분위기가 꽤나 길었다.

 

향수에서 그루누이가 사람들을 홀리고 그런 결말을 맞이하는 것처럼

정도를 넘어서 사람들을 홀리는 갖고싶게 만드는 매력은 위험해보였고,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이 이건가 싶을 정도로 괴이괴이하였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한지 한시간쯤 지나서 첫 연주, 베니스의 사육제가 등장했을 때

바로 9천원 정돈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고

이어 바이올린이든 뭐든 연주하는 걸 보는 걸 내가 굉장히 좋아한단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고.

실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영화의 주인공인 모델뺨치는 피지컬과 발연기로 유명한 가레스 베일도 알게되었고

덕분에 많은 연주곡도 듣게 되었고

그리하여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와 카프리스 24번정도는 구별해낼 수 있게 되었단 게 좋았다.

 

 

 

http://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가장 좋은 연주는 베니스의 사육제였다고 봄 . ㅎㅎㅎ (페북에 이은 또 링크)


 

 

 

 

3. 베스트 오퍼

 

어제 개봉했는데 어제 보고 온 따끈한 영화

시네마천국 감독에 엔리오 모리꼬네 음악에 제프리 러쉬가 주연한 , 믿고보는 영화!

하지만 영화 후 결론은 한마디로  '오묘함' (또) ?

 

 

일단 혹한 것은 저 수많은 그림이 걸려있는 방의 비주얼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저기 걸려있는 수많은 그림이 모두 여성의 초상화라는 것..............

 

올드먼 아저씨가 저 그림방 한가운데 앉아 저 수많은 그림속 여성들과 눈을 맞추는 장면은

정말이지 변태스럽다.

 

 

제프리러쉬는 마치 어깨에 뽕을 넣고 의수를 한것마냥

키는 크지만 쪼그라든 상체를 잘도 소화했는데

사과를 씹어먹던 거구 바르보사의 포스는 어디로..?

 

그리고, 깔끔병에 걸린 신경질적인 노인에게

자꾸 해적 바르보사의 뱉듯 발음하는 말투가 빙의되어 몰입이 좀 힘들었다 ㅋㅋ

 

그래도 이분 연기는 참 인상적이어서

빗속에서 잃어버린 클레어를 외치던 장면의 울림과 (호주식 영어발음의 특성때문인것 같기도함)

마지막 장면 프라하의 시계 카페에서 쓸쓸히 여자를 기다리던 페이드 아웃 잔상이

꽤 오래남을것 같다.

 

 

줄거리로 말하자면, 또 말로 형용할 수 없이

기-승-전-결 이 아닌 기 승승승승승승 끝 같은 느낌이라.

 

그냥 관심있는 사람은 영화를 보는 걸로.

 

앤틱한 가구와, 세련된 경매씬과, 짐스터게스의 남친미소 만으로도 흐뭇한 영화다.

 

 

 

PS. 난 디테일 중에서도 음성과 발음의 디테일에 자꾸 집착하는거 보니

왠지 음성학을 공부하면 재밌을까봉가.

 

 

 

 

 

 

 

 

 

 

 

 

 

 

 

 

728x90

'Review >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나 할리웨이 사진전  (4) 2015.07.27
스텝업: 올인 열줄평  (3) 2014.09.17
애니레보비츠 사진전  (3) 2014.01.09
발레영화감상:빌리엘리어트와 마오의 라스트댄서  (2) 2013.12.19
지젤:Giselle  (2) 2013.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