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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회사생활

그때 내가 짜증났던 이유 3

* 아침에 하는 연수에 모두가 억지로 앉아있다.

"아시겠죠? 모르시겠나요? (침묵) 모르시면...(침묵) 아무말씀 안하시면 제가 모르니까. 그냥 넘어가고요. 무슨 일 있으면 말씀하시고... (침묵) 음 그렇습니다 "

이렇게 수업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안다. 느껴진다. 그 고충이. 하지만 나 역시 여기에 한마디도 보탤 생각이 없다. 나는 줄곧 투명인간처럼 앉아있다. 이렇게 앉아있은지 오래되었다. 계속 이러고 있다보니, 이제 사람들이 내가 아무말 하지 않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지조차 않고 그들도 역시 나를 딱히 건드리지 않는다. 이건 시간이 갈수록 고착화 될것이 분명하다. 이 연수에 나는 전혀 의지가 없다.

* 아침에 회의하는데 긴급 안건이 있다고 했다. 들어보니 A사 매각 관련하여 매도자가 은행측을 접촉하러 오늘 오후에 우리 센터에 방문을 하는가본데, 거기 중국인 고객 관련해서 중국어가능자2명과 운전자 2명이 에스코트를 하고 데리고 와서 업무협의를 하고 통장을 만들고 그리고 또 호텔에 데려다주는 그런 일정을 논의하는 모양이다.

거기까진 오늘 일정을 이야기하는거니 괜찮았는데 , 점차 회의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오늘에서야 휴가를 복귀한 한 차장님은 차량 운전 등 내용 파악을 위해 들어와서 이야기를 하다가 뭐 , 환율이랑 통장개설 등등 내용에 개입하여 뭐라뭐라 떠들다가 서로 환율 우대율을 가지고 얘기를 시작했는데, (그걸 왜 우리가 결정한다고 생각하는지부터 어이가 없었지만) 10전이니 1원이니 90프로니 88프로니(중국인은 8을 좋아하니 그렇게 해주라는 소리나 해대며) 우리가 뭐 봐주고 해주네마네 그런 얘기를 20분이 넘게 하다가, 급기야 트레이딩부 실무과장을 스피커폰으로 전화해 불러내 물어본다. 수신한 분은 매각 금액이 6천억인데 그런 금액이 한번에 시장에 풀리면 환율에 영향을 준다고 마진은 5-6원은 손해보고 가야한다고 한다. 그럼 그렇군요 방법이 뭐가 있죠 하고 끊어물어보고 보내주면 되는데 또 비슷한 질문이 이어졌다. 도대체 같은 이야기를 몇번씩이나 반복하는 거야. 20분이 갔다. 근데 다들 할일들도 없는건지, 이 느슨한 회의가 이상하진 않은건지 잘도 앉아서 같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앉았다. 여섯명의 한시간씩이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이고, 다른 영업점 부서 자리에서는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해내고 버텨낼 시간인데, 여기서는 다들 이렇게 시시덕 거리고 앉아있나.

나는 관련도 없는 내용을 입한번 안 열고 한시간넘게 듣다가 도저히 못참고 중간에 나와버렸다. 하려고 했던 팀 회의는 아예 시작도 하지 못했다.

너무 싫은 것들.
1. 내용도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동어반복하면서 시간만 질질 끄는 , 멍청한 사람들의 회의
2. 책임을 나눠갖진 않고, 대충 자기가 아는걸 실무자에게 아는척하면서 이러저러해봐라 이렇게 하면 되겠네 지시만 하는 행위
3. 그와중에 있어보이는척 , 잘난척, 경험많은척 내세우는 본인의 무용담과 그래서 우리가 유치해야된다는 당위성 설파


어느하나 제대로 된게 없다. 엉망진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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