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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제 3의 인물

온 마을이 키우는 아이

오늘자로 미접종자 방역패스가 풀려서 아기를 데리고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아기와 함께 갈만한 곳을 찾는 건 역시 쉽진 않았다. 어렵사리 찾은 곳에 들어가서 그래도 수월히 먹은 편이었으나, 조그만 카페에서 아기가 중간중간 소리를 낼 때마다 신경이 적잖이 쓰이는 게 사실이었다.
도대체 이렇게 불편하게 먹을거면 왜 나오나 싶나 하다가도 오늘 여기 있던 사람들이(주인 아주머니와 손님1) 아기에게 환하게 웃어주는 걸 보니, 사람들의 배려를 조금 더 구해도 되나 싶은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노키즈존과 노배드페어런츠존이 꽤 많은 이 동네에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앞으로도 수월친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어린 시절은 있고 아이 역시 사회구성원으로서 없는 존재처럼 취급받으면 안되는 법이다. 나는 오늘 그간 가지고 있던 아이에 대한 낮은 배려감이 창피해졌고, 무심함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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