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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apan:Takamatsu

우동버스를 타고 우동투어를 갑니다


다카마츠로 떠나기 전, 

특징으로 가장 유명했던 건 바로 이 우동. 

즉 다카마츠 여행은 우동특집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 

다카마츠가 있는 카가와현은 우동집만 해도 900여개가 된단다.


놀랍게도 호텔 조식도 우동이다 ㅋㅋㅋ

 


우동으로 유명한 지방답게 

이곳에는 '우동 투어'라는 게 있다. 

우동버스를 타고 다카마츠 근교에 흩어져있는 몇몇 우동집에 방문하여 

시식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는 카가와현만의 자랑.


우동버스마저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우동택시'도 있다고 한다. 

택시 아저씨는 우동 가이드 코스를 완료해야 한다고도 함. ㅋㅋ



버스 정류장에서 , 투어를 기다리며 한컷 설렘



시내 곳곳의 이렇게 생긴 우동 버스 표지판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이렇게나 귀여운 우동 버스가 나타나 우리를 태우고 우동집으로 안내한다.




첨에 '우동버스'라고 들었을 때는 우동접시라도 버스 머리에 이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아니면 면발을 끌고 다니거나)

말쑥한 일반 버스라서 좀 실망했지만 

그래도 워낙 그림들이 귀여워서 귀욤귀욤





버스를 타면, 우동케릭터 옷을 입은 일본인 가이드 아저씨가 대략적인 소개를 하고 



귀요미 투어 목걸이도 나눠주고



또 이렇게나 귀여운 셀프 우동 시식법 안내문도 볼 수 있다.



근교의 작은 집들이 아담한 이 동네에 

우리가 원하던 첫번째 우동집이 있다.



바로 이곳.


흰 두건에 흰장화를 신고 우동그릇을 정리하는 저 아자씨의 모습조차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이곳 골목.




바깥에 걸려있던 메뉴

한그릇에 이백엔 정도니까. 정말 저렴하다. 2천원에 이렇게 고퀄의 우동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현실감 있는 우동동네 입증.



일렬로 늘어선 줄 끝에서 주문을 하면, 

순서대로 메뉴를 기억했다가 척척 내놓는 그녀의 솜씨




짜잔~  이것이 내가 시킨 우동.


우동의 종류가 엄청 다양한데 

내가 고른건 찐덕한 마가 들어있어서 약간 거식한(?) 느낌이 ㅋㅋㅋ



언니는 여기 메인메뉴 가마타마 우동을 먹었는데(위에 쟁반)

역시 어딜 처음 가면 메인메뉴를 먹어야 한다 ((( -_-)





카운터에서 우동을 받으면 쟁반에 받쳐 밖에 정원에 나와 

적당히 편한대로 자리를 잡고 우동을 먹는데


잔잔한 오르골 소리가 캐롤로 배경을 깔고, 

편안한 분위기다.



그런데 어느순간 갑자기 느낀 어색함.


모두들 다같이 우동그릇을 한손으로 들고 젓가락을 들고 후루룩 거리며 먹는모습에.


우리는 아무도 우동그릇을 한손으로 들고 먹지도 않고,

젓가락을 그렇게 정확하게 가로로 들고 

그렇게 후루룩 거리며 먹지도 않으니까.


근데 여기서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번에 , 앞의 누구와 별다른 얘기도 없이 

우동들에 혼자 집중하면서 먹으니까. 

마치 의식을 치르듯 경건하게.


뭔가 너무 이상한거다.


아, 이 순간에 이국을 느낄줄은 몰랐어.


이번 여행은 오히려 이래서 이색적이다 

뻔하지 않은 맛이 있다. 



뒤에 각자 우동 드시던 세 남자분이 재밌어서 그들과 한장.




다 먹고 곁에 있던 상점들 구경중

이렇게나 귀여운 부채 발견▼



▼ 우동 맛있어서 신난 언니 ㅋ



두번째 집은 더허름 

심지어 간판도 없다.


요럼데를 이렇게 큰 우동버스 들이 찾아까지 다닌다는 게 더 신기하다  





오평남짓 한장소에서 면 만들고 면 삶고 데치고 간장 뿌리고 계산하고 그릇 치우는 모든 게 이루어진다 

그야말로 올토탈케어시스템



아저씨가 면뽑는 과정도 오래전 모습 그대로인 것 같은 곳.


비싸지 않은 그런 정도가 아니라 

여기까지 찾아온 손님들한테, 그냥 성의만 받고 장인의 우동을 선사하는 느낌의 그런 가게.


카가와현에서도 수위에 있는 우동집이면서,

관광 우동버스가 일부러 손님들 모시고 와서 우르르 떨궈주고 우동을 팔아주는데도 

하나도 상업화되지 않고 

예전 그 우동 만드는 방식 그대로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그 일본 특유의 장인의 문화.


진심 놀랄만하다.


흔한 일본소설(만화)의

역전 앞 김나는 조그만 일인 우동집 

그 문화가 정말 과장된 게 아니다.



나는 여태 우동을

일본출신이긴 하나, 어느나라에서든 흔하게 자국음식과 섞어먹을 수 있는 단순 면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여기 와보니 왜 우동이 일본 종주국인지 알겠다.

국물 뿐만 아니라 면의 과학까지.

이곳의 역사가 뚜렷하다.




특히 지금도 생각나는 요놈. 

뜨끈하게 데친 면에 간장만 살짝 뿌려먹는 

면의 식감이 탁월한.


아 배고프다... 




ps

투어에서 나눠준 것중에 

우동버스 모형 만들기가 있어 

집에와서 만들어봄 



크기비교를 위해 등장한 낭비녀석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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