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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apan:Takamatsu

기타하마아리와 밤산책

 


어두워진다.

주변이 점차 푸른 빛으로 물들어간다.

 

구름이 많은 하늘은

색의 변화에서는 덜 다이나믹할지 몰라도

은근슬쩍 천의 얼굴을 지니고 있어

은근한 분위기 연출로 날 가끔 감동시키기도 한다.

 

 

 

이를테면 이렇게 다 저물어가는 빛으로도.

 

 

 

또 이렇게 !!!

 

 

리쓰린에서 버스를 타고, 기타하마 아리를 찾아온 시간은 저녁 5시를 조금 넘은 무렵 .

 

사진속에

해지는 붉은 하늘이 아니라 유난히 파랗기만 한 하늘은

아마도 이렇게 구름이 많은 덕분.

 

 

 

기타하마 아리는 다카마쓰의 항구쪽에,

예전에 공장들이 늘어섰던 공간을 재탄생 시킨 아트지구.

 

이를테면 북경의 798예술거리라던지

우리나라 완주의 문화예술촌이라던지

일본의 나오시마 재생 프로젝트라던지

 

생태와 환경과 예술을 함께살리는 전세계적 움직임에 함께하는 것 같은 곳


 

 

벛꽃을 손수 그려놓은 까끌까끌한 성냥곽부터

 

 

핸드메이드 귀요미 달력

 

 

귀엽지만 무서운 개구리 스툴



수많은 뇌우동 케릭터들과


 

키스하는 고양이들까지

 



반짝거리는 예쁜 거리까지 완벽한 이곳

 

돌아보는 재미는 충분히 있었지만,

아기자기한 소품 쇼핑은 역시 나의 취향은 아닌 바 ㅎㅎㅎ

 

취향에 맞는다면, 누군가에게는 일본여행의 메인이 될 수도 있는 그런 곳이다.

 


2박3일의 여행이라 시간이 많지 않았던 우리

 

기타하마 아리도 잠시

선물쇼핑을 마저 하러 짧은 시간을 쪼개어 효고마치 주변의 메인 아케이드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첫날 당황스러울 정도로 일찍 닫아버리던 이 동네의 영업시간에 깜짝 놀라서

상점이 문을 닫기전에 메인거리의 몇 가게들을 들러야 했기 때문이다.

 

 

 


6시쯤 기타하마 아리를 떠나 효고마치로 걸어 오는 길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것은 그런데? 아닌데? 의 싸움 혹은 대화, 주제, 이야기

 

뭘 먼저 할래의 싸움 

몇시까지 어쩌자의 싸움


언니는 신호가 분명하다

말도 분명하다

분명하다는 건 오히려 긍정적이다.

오해의 소지가 적으니까

그리고 '나는 적어도 특정 이것이것이 아니라면 괜찮다'를 말해주는 것도 역시 훌륭하다.

 

언니랑 24시간 붙어다니느라 감정의 변화를 몸으로 느낀것이 이번이 처음이지만 (문제)

그간 인정해왔던 언니의 하이레벨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것도 처음이라 (해결)

놀라움의 연속 ㅋ

 

 

더불어

내가 최근 몇년간의 여행 경험으로, 너무 일정을 주도해 나가려하는 행동이 은연중 드러났다면 

그러니까 예를 들면

'효율적인 동선 같은 것에 대해서 사전합의나 그런것 없이 내맘대로 움직이는 부분' 같은 것들 말이다 

그것 또한 고쳐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길지않은 여행기간이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시간활용을 두고 가장 의견이 크게 오간 듯 하다.

  

시간활용이란

첫날 저녁에 너무도 많이 닫혀있는 상점에 당황한 우리들이

다음날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 쇼핑을 서두르며 가장 적절한 시간이 언젠지 이야기한것.

밥이 많이 차선으로 밀린 것 

대조적으로 첫날은 밥을 엄청 서둘렀던 것 

버스를 기다리는게 빠를까 걸어가는게 빠를까 판단하는 것

상점이 과연 몇시에 닫을 것인가 지금 가면 늦을까 괜찮을까 판단하는 것

일본 상점의 일곱시반 마감시간이 이른가 아닌가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 말이다


 

위의 모든 주제들에 대해

별 생각없이 (혹은 진지하게 길게도) 얘기했지만


사실

 

우주에 똑같은 경험을 한 사람은 없을텐데

설사 같은 나라 같은 도시에 다녀왔다 할지라도

언니가 다녀온 티벳에는 저녁만 되도 머리위로 수많은 별이 쏟아졌고 

내가 다녀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새벽한시가 넘은 시간에도 거리가 불빛으로 환했으니까 

 

이건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도 아니고

중요한 문제도 아니며

그 두사실을 우리 둘다 이미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또한 문제 해결.

그 이야기를 끝을 어떻게 세련되게 마무리 지을 것인가 하는 미션만이 남아있었다. 

 



효고마치 주변의 상점들 구경을 마치고




아쉬운 야간의 어여쁜 거리구경도 마치고



이제

맥주한잔 하며

미처 못 먹은 '骨附鷄를 맛보러

안주사러 출동!!




술안주로 먹을 닭꼬치를 시키고 친절한 꼬치집 귀염둥이 사진을 도촬했다.



사놓고 보니 닭다리와 돼지고기꼬치,닭꼬치


올미트 안주의 원인은 오늘만 세번먹은 우동 때문인가 

어쩌다보니 이렇게 남자의 술자리가 되어버렸다 



그러고보니 

어제는 맥주한잔 하자고 라면에 감자칩을 골랐는데 

라면은 밍밍 감자칲은 짜고 맥주는 싱거워

조합이 영 아니올시다였더랬다.


가장 큰 패인은 색다른걸 먹어보겠다고 고른 맥주가  

나는 무알콜 언니는 암바사였기 때문이었는데.


이틀 내 우리의 맥주 안주 고르기는 영 실패. 


다카마츠 호텔의 자랑인 메밀소바 야식도 포기하며 애써고른 메뉴인데 

오마이갓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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