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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본격적인 다이브 자격증 과정 시작!
어쩌저쩌하다 우리가 원래 예약한 니모다이브가 아닌 Suny Divers에서 다이빙강습을 받게 되었다.
갑작스레 바뀐 일정에도 친절하게 맡아주신 Jerry 강사님.
서니다이브 강사실에 있던 아기자기한 폴라로이드 샷 모음을 보면서 꿈에 부푼 우리 둘.
다이브 자격증 코스는 이론시험, 수영장 입수교육, 바다실습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본래 3일짜리 코스를 압축해서 이틀만에!
첫날은 이론 + 수영장교육+ 바다실습1회
둘째날은 바다실습 3회로 진행하게 되었다.
우리가 따기로 한 자격증은 PADI OPEN WATER
호주에 본사가 있는 PADI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빙 교육 단체이고, 스쿠버자격증 중 점유율도 가장 높다.
무려 2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교재 덕분에
(다들 우려한 바와 다르게) 교재도, 시험도 한국어로 가능하다. 흐흐
이론교육은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굉장히 흥미롭다.
지금은 거의 잊어버린 물리학적 지식을 동원해가며
수압과 밀도와 부피의 기본적 원리를 이해하는데
뛰어난 강사님이 화이트보드에 귀엽게 그려가는 그림 하며
다년간 강사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패닉에 빠진 다이버'의 깨알 재연하며 이해가 척척 된다. 아주 그냥.
마지막날 이론 시험 봤는데
75점이 커트라인(한문제2점, 총 50문제)에 2개 틀리는 (과하게 높은) 시험결과가 나옴.
운전면허 학과시험 96점 받은 것 같은 살짝 부끄러운 심정.......
뭐 어쨌든
옛적 수능 과탐 전국2% 아직 살아있네~!! 푸핫
▼ 아담하니 예쁜 다이브샵의 전경
# 수영장 실습
그동안 배운 장비를 실제로 수영장에서 사용해보는 시간.
깊지 않은 물속에서 마스크나 호흡기를 빼보는 실습을 해보고,
비상시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다.
머리만 들면 숨을 쉴 수 있는 얕은 물속이지만,
물속에서 마스크(물안경) 없이 눈을 떠보는 것도
호흡기 없이 물을 먹어보는 것도
겁부터 나는 건 사실.
수영장에서 이정도인데, 바다에서랴.
수영장 실습은 반드시 필요~!!! 하다.
* 교육을 받으며 새롭게 알게된 놀라운 사실들
1. 깊은 물에서 급하게 수면으로 올라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흔히 비상상황이 되면 그냥 숨좀 참으면서 수면으로 재빨리 올라오면 그만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높은 수압에서 산소통으로 호흡할때 몸속에 녹아들어가는 질소 때문에, 너무 빨리 수면으로 상승하면 몸속의 질소가 배출되지 못하고 몸속에서 기포로 돌아다니는(?) 사태가 발생한다.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댄다.헉
2. 다이빙을 하고싶은만큼 계속 하는 게 아니라, 수심과 시간에 따라서 최소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50분 수영,10분 휴식" 요정도 간단한 내용이 아닌, 굉장히 디테일하게 분단위로 미터단위로 쪼개서 1차 다이빙 후 현재 내 몸의 압력상태를 분석, 2차 다이빙의 한계시간이 정해진다. 그 다이빙 계획을 세우는 계산이 매우 어렵다 -_- (시험 최고난이도 문제)
3. 다이빙은 결국 부력을 여러가지로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인데 그중의 기본은 호흡이다. 공기를 들이마신 들숨에는 몸이 뜨고, 공기를 내뱉은 날숨 때 몸은 가라앉는 당연한 사실을, 잠수 내내 몸으로 (어쩜 그리 어렵게) 체득한다.
# 드디어 바다로!
다이버 샵 후문쪽으로는 부두처럼 바다로 향한 길이 있다.
썰물 때는 걸어서, 밀물 때는 작은 보트를 타고 큰 배로 이동한다.
마침 밀물이라 조그만 보트에 옹기종기 둘러앉아서 이동중 ㅋ
다이빙 나가는 길에 있던 어여쁜 수상가옥
수심이 얕고 바닥이 진흙밭인데도 물이 상당히 투명한게 인상적이었다.
필리핀의 배는 여섯방향으로 다리가 쭉 뻗어있는 신기한 모양을 하고 있다. 꼭 소금쟁이처럼.
방카라고 하는 필리핀 전통 배라는데,
파도가 심할 때 좀 덜 흔들리게 하는 역할을 하겠지만, 배의 반경이 넓어 운전이 쉽지 않다는 단점.
요놈이 우리가 타고 갈 배. 배 옆면에 조그맣게 'suny divers'라고 써있다.
이렇게 산소통, BCD, 오리발, 마스크 등 장비를 잔뜩 싣고
긴 장대를 이용하여 (아크로바틱하게) 배를 돌려 출발.
왼쪽은 박준형을 닮은 우리 강사님, 오른쪽은 픽업을 같이 나오셨던 (자타공인 외모를 담당하는) 다이버분
ps
배 뒤편엔 화장실이 붙어있는데
들어가 서면 나무칸막이가 가슴높이밖에 오지 않는다.
남자들은 워낙 잠수복을 반만 입고 있으니(물 밖에 나오면 대개 옷을 허리까지 벗어서 상의를 허리에 맨다.)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여자로서는 잠수복 상의를 벗지 않고서는 도저히 각이 안 나오는 황당한 시츄가 아닐 수 없다는...
(잠수복 안에 입은 수영복이 비키니가 아닌 원피스라면 완벽히 사용불가이다.)
그런데, 갑자기 승희가
그곳을 사용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
바다 위에서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
급기야
내가 그녀 앞에서 큰 비치타올로 등을 가리고 있는 사이 잠수복을 잠시 벗었다가, 다시 입는 상황이 벌어졌다.
배 맨 뒤편에서 앞쪽으로는 보이지 않도록 수건을 들고 있었지만
혹시 해변에서 배를 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면
빨간 비키니의 어여쁜 누나가 잠수복을 벗고 수영복을 드러내는 섹시한 자태를 볼 수 있었을 것.
짧은 2~3분이었지만
끝나고 돌아서니 우리 배에 탔던 많은 남자들은 어느새 모두 뱃머리에 가서 바다 앞을 내다보고 모여있다.
이런 매너남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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