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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기

불편한 술자리

내가 왜 이사람이 갈수록 불편한가 하면 질투심이 원천일수도 있다. 정확히는 질투보다 , 그냥 비슷한 경력을 가져간 사람이 앞에서 비슷한 얘기를 하는 걸 듣는데 뭔가 나는 그보단 조금씩 부족한 느낌을 느끼며 드는 자괴감? 자격지심? 저사람은 나를 그렇게 보지도 않고 굳이 우열을가릴 필요도 없는, 서로 경쟁해야 할 위치가 아님에도 내가 스스로 느끼는 것. 그와중에 뭔가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출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비교만 하고있는 한심한 나의 작태.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똑같이 알고있고, 나와 비슷한 경험과 경력사이에서도 미묘하게 조금씩 나보다 앞선 것? 내가 윗사람이라면 둘중에 고를때 나를 굳이 고르지 않을것 같은 기분? 승부욕 같은 거라기보다, 그냥 부족한 나를 자꾸 인지하게 하는 저 서람한테 드는 짜증?
그는 뭐든 조금 오바하여 대응하고, 호들갑을 떨고 , 그게 액션이든 배려이든. 그런 말들을 호사스럽게 나누며 웃고 그런 표정을 계속해서 보이는 면이 있다. 난 예전부터 이런 친구들이 좀 불편했다. 서로들 자기 지점이 힘들다고 외쳐대고 불만을 늘어놓는 그런자리에서 유독 늘어놓는 화술이 좋아 결과적으로 가장 힘든 지점에 있는 셈이 되는 그런 놈. 그러면서도 뭐 본인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마지막엔 단두리를 묘하게 치는 놈. 내가 그런 드라마틱한 화술이 부족해서이기도 할테고, 그런 앓는 소리들이 꼴보기 싫어서이기도 하고 , 그럼에도 그 친구를 적으로 돌리면 피곤할것 같아서 그냥 이대로 같은 편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마저 드는 머리속.
허나 이렇게 편한 저녁 술자리에서조차 그런 못난 생각들을 머리속으로 끊임없이 그리며 불편한 얼굴을 하던 나. 그런 생각만 무표정으로 하고 있다가, 모두에게 가장 큰 호의와 주목을 끌어오지 못한다면 차라리 그에대해 내 반응을 좀 공격적으로 하여 스파크라도 만들고싶다는 짧은 충동. 몇번의 시도끝에 결국 입을 다물어버린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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